최근 전자담배도 담배이기 때문에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보건복지부의 발표를 두고 전자담배의 안전성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복지부가 지난 6일 전자담배 관련 브리핑을 열고 "전자담배에 일반 담배와 동일한 발암성분이 들어있고, 일부 제품의 경우 150회 흡입 시 니코틴 치사량에 해당한다"고 발표했는데, 바로 이 부분이 논란의 핵심사안이다.

이번 복지부 발표의 근거가 된 자료는 공주대학교 산학협력단 신호상 교수가 2012년 정부 용역을 받아 진행했던 '전자담배의 액상 평가에 기반한 전자담배 기체상 유해성 평가 연구'로, 국내에서 유통되는 전자담배 니코틴 액상 105개 종류의 유해성분을 분석하고 이 중 비교적 높은 농도로 오염돼 있는 액상 30개의 기체상 독성 및 발암물질을 조사했다.

그 결과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과 중독물질인 니코틴 등이 검출됐다. 특히 105개 액상 전부에서 확인된 니코틴은 농도 범위가 4.28~36.85mg/mL로 넓은 분포를 보였다. 또 상위 30개 제품군은 평균 니코틴 함량이 연초 담배 1개비의 약 2배 수준(평균 2.83g/㎥, 범위 1.18~6.35g/㎥)이었다.

신 교수는 보고서를 통해 "성인의 니코틴 치사량이 40~60mg임을 고려할 때 니코틴 함량이 가장 높은 전자담배(37mg/mL)를 1mL 또는 150회 이상 흡입하면 치사량에 도달할 수 있다"면서 "대부분의 제품 용기에서 니코틴 함량 표기 단위로 mg과 mg/mL를 혼용하고 있어 중독의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는 또한 전자담배의 액상 및 기체상에서 국제암연구기관(IARC)이 발암물질 1그룹으로 분류하는 NNN, NNK 등의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과 포름알데히드, 2B그룹인 아세트알데히드와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가 발견됐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들 물질을 연초담배에 들어 있는 양과 비교하면 10분의 1~100분의 1 수준이지만 주류연이 확산하는 과정에서 간접흡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복지부는 신 교수의 연구보고서와 더불어 '전자담배에 포함된 포름알데히드가 연초담배보다 최대 10배 많았다'는 2014년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의 연구 결과를 인용했는데, 일각에서는 정부가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과장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꺼번에 150모금의 담배를 흡입할 수 없거니와 증기로 나오는 담배의 니코틴이 전부 체내에 흡수되는 것도 아닌데 치사량이라는 언급 자체가 지나치다는 것. 일본국립보건의료과학원의 연구에 대해서는 실험에 사용된 액상 13개 중 발암물질이 기준치 이상인 것은 4개뿐이었고, 그 중 포름알데히드는 자연상태나 우유 등의 식품군에도 포함돼 있어 문제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대한금연학회 이성규 홍보이사(한국보건의료연구원)는 "복지부가 국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보고서의 표현을 그대로 인용한 것일 뿐"이라며 "전자담배 위험도를 과장했다는 식의 의견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이 이사는 "전자담배 판매 업체들이 홍보하는 것처럼 금연보조제로서 사용되려면 니코틴 외에 어떤 성분도 검출돼서는 안 된다"면서 "함량을 떠나 실제 액체상과 기체상 성분분석에서 발암물질과 각종 독성물질이 나왔다는 점에 의미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