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의대 우홍규 교수팀, 만성질환 예방은 물론 생명연장 효과 입증

▲ 마트에서 판매되는 통곡물 ⓒ메디칼업저버 안경진

매일 일정량 이상의 통곡물을 섭취하는 식습관 변화로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JAMA Intern Med 2015년 1월 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하루 28g의 통곡물을 섭취한 그룹에서 전체 사망률이 5%,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9% 감소했는데, 다만 암사망률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하버드의대 우홍규 교수(공중보건대학)는 "하루 한 끼 식단을 정제된 곡물 대신 통곡물로 변경했을 때 전체 사망률이 4%, 심혈관계 사망률이 8% 감소했고, 붉은 고기를 대신했을 때는 각각 10%와 20%까지 낮아졌다"며, "통곡물 섭취량을 늘리면 만성질환에 대한 1, 2차 예방 효과뿐만 아니라 생명연장도 기대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실제 2010년 미국에서 발간한 식습관 가이드라인에서는 하루에 통곡물 28g을 3~5회 섭취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미국인들의 전형적인 식단에는 통곡물 섭취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통곡물 28g은 통곡물빵 1조각, 현미 또는 통밀파스타 1/2컵 또는 전곡씨리얼 1컵 분량에 해당하는 양으로, 최소권장량을 섭취하는 이들은 전체 미국인의 5%에 불과하다고 보고된다.

앞서 흰쌀 대신 통곡물을 섭취하면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Arch Intern Med. 2010;170:961-969)를 발표했던 하버드의대 연구팀은 이번에는 미국의 대표적인 대규모 코호트연구 2개 데이터를 토대로 통곡물 섭취량과 사망률 사이의 연관성을 평가했다.    

1984년부터 2010년까지 간호사건강연구(NHS)에 참여했던 여성 환자 7만 4341명과 1986년부터 2010년까지 의료종사자추적연구(HPFS)에 참여했던 남성 환자 4만 3744명이 연구참여군으로 포함됐다. 이들에게서 식품섭취빈도조사지를 이용해 보리, 불거(Bulgur·말린 밀), 메밀, 팝콘, 아마란스(amaranth), 밀과 같은 통곡류 섭취량을 조사했다.

등록 당시 참여군의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24~25kg/㎡, 평균연령은 여성이 50세, 남성이 53세였으며, 하루 평균 통곡물 섭취량은 4.2g/day를  기준으로 1등급(4.2g)에서 5등급(33.0g)으로 분류했다.

추적기간 동안 총 사망자수는 2만 6920건으로 확인됐는데, 연령, 흡연력, BMI, 신체활동 등 연구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을 통제한 후 시행한 분석 결과 통곡물 섭취량이 많을수록 사망률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이러한 상관관계는 특히 심혈관계 사망률에서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였다.

 

통곡물 섭취량을 등급별로 나눠 비교했을 때 등급이 올라갈수록 전체 사망률은 최저 1%(95% CI, 0.95-1.02)에서 최대 9%(95% CI, 0.88-0.95)까지 낮아졌고(P for trend 0<0.001), 심혈관계 사망률 또한 6%(95% CI, 0.88-1.01)에서 15%(95% CI, 0.78-0.92) 수준으로 등급에 비례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P for trend 0<0.001). 반면 암사망률에 대해서는 통계적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P for trend 0=0.43).

연구팀은 "통곡물이 정제된 곡류 또는 설탕 등의 탄수화물과는 달리 혈당이나 혈중인슐린수치를 급격히 변화시키지 않고, 마그네슘, 비타민, 리그난(lignans), 페놀산과 같은 유익한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어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겨(bran)를 섭취한 그룹에서 사망률이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미루어볼 때 통곡물의 유익한 효과를 나타내는 핵심성분인 것으로 보인다"며, "겨에는 식이섬유의 주요공급원인 비타민 B군을 비롯 비타민 E, 마그네슘, 피토케미칼(phytochemical)이 풍부하기 때문에 심혈관질환과 대사증후군, 당뇨병 및 특정 암과 같은 만성질환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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