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최성희 교수

 

대전제, ‘심혈관질환 및 사망 예방’
최 교수는 먼저 대사증후군의 정의를 언급하며 심혈관질환 및 사망이 관리전략의 주요한 목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대사증후군은 고혈압, 당뇨병 전단계 또는 당뇨병 치료병력, 비만(높은 허리둘레 수치 포함), 낮은 HDL 콜레스테롤, 높은 중성지방 중 3가지 이상 해당할 경우로 정의하는데, 이들이 모두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국내에서 3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평가한 결과 30% 전후로 나타났고, 전반적으로 증가추세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낮은 HDL 콜레스테롤, 높은 중성지방 경향을 보이는 환자들의 증가가 대사증후군 유병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지질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타틴, “혜택의 비중이 훨씬 더 크다”
지질 관리를 위한 1차 치료전략은 스타틴이고, 이는 대사증후군 환자에서도 변함이 없다. 대사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구체적인 권고사항들은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최 교수는 “스타틴의 심혈관 혜택을 고려할 때 대사증후군 및 비만 환자에서는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스타틴 치료전략이 혈당 증가 등 당뇨병 위험도를 높인다는 근거들이 제시된 상황에 대해서는  “스타틴을 통한 심혈관 헤택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정리했다. 이제까지 제시된 스타틴과 당뇨병 위험도 간 연관성을 제시한 연구에서는 비만, 당뇨병 전단계, 스타틴 고용량 투여, 낮은 운동량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전반적인 당뇨병 발생 위험도는 9% 전후로 심혈관 혜택을 재고해야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국내 저HDL콜레스테롤·고중성지방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스타틴이 H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에 대한 간접적 혜택이 있고 이에 대한 근거도 견고하다”며 스타틴의 혜택을 강조했다.

국내 상황 고려한 근거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최 교수는 스타틴의 당뇨병 위험도를 제시한 근거들이 모두 서양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시아 지역 환자들은 서양 환자와 다른 특성을 보이는만큼 아시아인에 초점을 맞춘 근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국내에는 스타틴 고용량을 투여받는 환자가 많지 않은만큼 스타틴과 당뇨병 위험도 관련 연구들을 국내 환자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단 최 교수는 “국내에도 적은 스타틴 용량이 당뇨병 위험도 관련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무작위대조군임상(RCT)이 없기 때문에 비만 또는 대사증후군 환자 중 스타틴을 복용하는 이들에 대한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피타바스타틴, 혈당에 대한 안전성 근거 제시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국내 환자와 일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피타바스타틴(제품명 리바로)은 혈당을 높이지 않는다는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 교수팀이 진행한 PROPIT 연구(Clinical Endocrinology 2014;0:1-8)는 체질량지수(BMI) 27kg/㎡ 이상이면서 대사증후군과 당뇨병 전단계가 동반된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최 교수는 “24개월동안 이 환자군에게 피타바스타틴을 투여한 결과 혈당은 높이지 않으면서 대사증후군은 개선시켰다”며 “국내에서 진행된 전향적 무작위 다기관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J-PREDICT로 2013년 미국당뇨병학회(ADA) 연례학술대회에서 선보인 바 있다. 일본 내당능장애 환자 1229명을 대상으로 24개월, 최대 72개월까지 당뇨병 누적 발생률을 평가한 결과 피타바스타틴이 당뇨병 위험도를 18%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최 교수는 “PROPIT 연구는 1년간 단기간 시행돼 4~5년의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하고, J-PREDICT 연구는 PROPIT 연구보다 대규모·장기간으로 진행됐지만 임상현장에 적용하기에는 추가적인 근거가 필요하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추가적 국내근거 확보 중
한편 2013년 발표된 미국심장학회·협회(ACC·AHA) 지질 가이드라인이 치료전략의 큰 틀을 흔든 상황에서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도 최근 국내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 개정판의 초안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아시아 인종을 대상으로 한 근거들을 반영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히는 가운데 최 교수는 아직까지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RCT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국내 치료지침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국내·아시아 환자를 대상으로 한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추후 5~6년 동안 이상지질혈증에 관련된 국내 근거들을 수집하자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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