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분비학회(The Endocrine Society, ENDO)는 WHI 연구 이후 논란에 휩싸였던 폐경여성 호르몬요법(Menopausal Hormone Therapy, MHT)에 대한 입장을 정리한 바 있다. ENDO는 지난 2010년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에 ‘폐경여성 호르몬요법’에 관한 성명을 발표, “MHT의 혜택과 위험은 치료를 시작하는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치료시기가 늦어질수록 혜택은 감소하고 위험은 증가한다”는 것이다.

성명은 WHI는 물론 후속으로 이어진 하위그룹 연구 등을 비롯해 MHT에 관한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RCT)의 분석을 근거로 삼았다. 2002년 WHI 연구를 기점으로 급격히 줄어든 MHT에 대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것이 목적이었다. 특히 권고등급 A와 B로 분류된 결론들은 “향후 어떤 연구가 진행되더라도 학회의 판단에 변화가 없거나 그럴 가능성이 아주 낮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사망률 40% 감소
성명은 우선 “연구를 통해 MHT가 여성의 사망위험을 40%까지 줄여주는 것으로 확인됐다(권고등급 B)”고 밝혔다. 이들 연구는 평균 연령이 60세 미만이거나, 폐경을 겪은 지 10년 이내인 여성들을 대상으로 했다. 폐경기 여성 가운데 젊은 연령대에서 MHT의 혜택이 높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심혈관질환과 관련해서는 “기초연구, 동물실험, 관찰연구 등이 전반적으로 MHT의 동맥경화 예방과 관상동맥질환 감소효과를 지지하고 있다(권고등급 B)”는 입장을 전했다. 특히, “WHI 연구에 대한 하위그룹 분석결과, 낮은 심혈관질환 혜택이 폐경기 후 수년이 지나서야 MHT를 시작한 노령 연령대에서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증가한 것에서 기인한 바 크다”며 치료시작 시기 및 노령과의 상관관계를 지지했다.

노령층에서만 뇌졸중 위험
성명은 “티볼론이 노령층 여성에서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키는 반면, 보다 젊은 연령대에서는 이러한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다(권고등급 A)”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반면 “랄록시펜은 뇌졸중 발생을 증가시키지 않는다(권고등급 A)”고 밝혔다. 또 “호르몬의 사용이 혈관질환을 보유한 노령층 여성에서 뇌졸중 빈도를 감소시키지는 않는다(권고등급 A)”고 전반적인 평가를 내렸다.

유방암 혜택·위험은 약제 따라 달라
관심을 모았던 유방암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랄록시펜이 위험을 감소시킨다(권고등급 A)”고 밝혀 약제에 따른 혜택과 위험의 차이를 명확히 했다. 또한 “에스트로겐 단독과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젠 복합제의 경우, 유방조직의 밀도를 높인다(권고등급 A)”며 위험을 지적했다.

대장암과 자궁내막암
반면 성명은 “직장암의 경우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젠 복합제를 통한 MHT 치료 시 위험이 감소된다(권고등급 A)”고 밝혔다. 자궁내막암은 “에스트로겐 단독제가 위험을 늘리는 반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젠 복합제의 지속적인 사용은 질환을 야기하지 않는다(권고등급 A)”고 못박았다. “티볼론 역시 자궁내막증식증이나 암종의 원인이 아니다(권고등급 A)”는 것이 ENDO의 입장이다.

 

미국내분비학회(ENOD)가 발표한 ‘폐경여성의 호르몬요법(Postmenopausal Hormone Therapy, MHT)’에 관한 권고성명의 핵심은 폐경 후 어느 시점에서 얼마 동안 어떤 요법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혜택과 위험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여성에서는 혜택이, 일부에서는 위험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할 수도 있는 만큼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 성명은 어떠한 경우에 호르몬요법의 혜택을 볼 수 있는지를 질환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사망률
일련의 연구에서 MHT와 여성의 사망률 40% 감소 사이의 연관성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평균연령 60세 미만 또는 폐경시작 후 10년 이내의 환자들이 참여한 연구들에 근거한 것이다(권고등급 B).

관상동맥질환
논란의 핵심인 관상동맥질환과 관련해서는 일련의 기초연구·동물실험·관찰연구 등이 MHT의 동맥경화증 예방 및 관상동맥질환 감소효과를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권고등급 B). 최근의 하위그룹 분석결과, WHI 연구에서 전반적으로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증가하거나 호르몬요법의 혜택이 미미했던 것은 폐경시작 수년 뒤에 MHT를 시작한 노령층 여성그룹의 부정적 효과에서 기인했다는 것이 성명의 기본입장이다(권고등급 B).

뇌졸중
경구 MHT의 표준용량 요법이 일반적으로 건강한 폐경여성에서 뇌졸중 위험을 30%가량 증가시킬 수도 있다는 분석결과를 내놓았다(권고등급 B). 또한 호르몬 사용으로 이미 혈관질환을 보유한 노령층 여성에서 뇌졸중 위험이 감소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권고등급 A).

정맥혈전색전증
대표적 부작용으로 알려진 정맥혈전색전증은 MHT 치료 시 대략 2배 정도로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특히 연령·높은 체질량지수(BMI)·혈전성향증(thrombophilias)·수술·부동화(immobilization) 등 기저시점의 위험인자에 따라 위험이 증가한다는 설명이다(권고등급 A).

당뇨병과 BMI

성명은 당뇨병 위험의 감소를 폐경여성 호르몬요법의 주된 혜택으로 꼽고 있다. 에스트로겐제(CEE±MPA, conjugated equine estrogens ± medroxyprogesterone acetate)의 경우 체질량지수(BMI)에 미치는 영향과는 독립적으로 제2형 당뇨병 감소와 연관성을 나타낸다는 것(권고등급 B). 더불어 당뇨병의 원인이 되는 비만과 관련해서는 MHT의 치료시작이 체중, 체지방량, 복부 체지방량의 증가를 지연시키는 것과 연관돼 있다고 언급했다(권고등급 B).

골다공증과 골절
골절위험의 감소 역시 폐경여성 호르몬요법의 주된 혜택이다. 성명은 프로게스토젠과의 병용 또는 단독 에스트로겐 요법이 초기 폐경후 여성의 골소실을 예방하고 폐경후 후기 여성의 골량을 증가시키는 데 비스포스포네이트만큼 효과적이라고 밝혔다(권고등급 A). WHI 연구는 에스트로겐 단독 또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젠 복합요법이 둔부 및 척추골절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입증했다(권고등급 A).

퇴행성관절염
성명은 에스트로겐의 골관절염 예방효과를 지지했다(권고등급 B).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의 경우 전반적인 관절성형술 빈도를 감소시킨다는 설명이다(권고등급 B). 반면, WHI 연구에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젠 병용요법의 관절성형술에 대한 혜택은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권고등급 B).

유방암
유방암은 WHI 연구를 조기에 중단시킨 주범이었다. 성명은 이와 관련해 에스트로겐 단독 및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젠의 병용요법이 유방조직 밀도를 증가시킨다며 위험성을 경고했다(권고등급 A). 반면 타목시펜은 유방조직 밀도를 감소시킨다는 견해다(권고등급 B).

유방암과 관련해서는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을 5년 이하로 사용할 경우, 폐경시작 수년 후에 치료를 시작한 환자에서 위험을 감소시킬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권고등급 B). 하지만 에스트로겐 요법의 사용기간이 5년을 넘을 경우에는, 특히 폐경후 초기 여성에서 유방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권고등급 B). 또 5년 내에 에스트로겐 요법을 중지할 경우 유방암 증가위험은 사라진다(권고등급 B).

난소암
장기간의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은 5년 사용 시마다 1000명당 0.7명으로 난소암 위험의 미세한 증가와 연관성을 나타낸다는 것이 성명의 분석결과다(권고등급 B).

대장암
대장암은 무작위·대조군 임상시험(RCT)을 통해 호르몬요법의 혜택이 입증됐다. 성명은 RCT 데이터를 통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젠 병용요법 시 결장암 위험이 감소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A등급으로 권고했다. 한편, RCT 데이터에 근거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젠 병용요법으로 치료받고 있는 상태에서 대장암 진단이 내려진 경우에는 진행성 암의 가능성이 더 높다는 설명도 덧붙였다(권고등급 B).

비뇨생식기질환
국소 또는 전신 에스트로겐은 과민성방광증후군(OAB)의 증상을 완화시키며, 이로 인해 질(vagina) 에스트로겐의 효과를 개선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권고등급 A). 국소(질) 에스트로겐은 폐경후 여성에서 재발성비뇨기감염(RUTIs) 빈도를 감소시키며, 이는 두 개의 RCT 연구결과에 근거한 권고였다(권고등급 A).

삶의 질
에스트로겐 표준용량은 홍조의 빈도와 중증도를 현저하게 감소시킨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권고등급 A). 보다 낮은 용량의 에스트로겐 역시 다수의 여성에서 홍조 완화에 효과적이다(권고등급 A). 우울증 개선과 관련해서는 에스트라디올의 항우울 효과가 폐경기 여성에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권고등급 B).

담낭질환
일련의 RCT를 통해 에스트로겐 단독 및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젠 병용요법 시 담낭질환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권고등급 A).

랄록시펜

성명은 에스트로겐수용체조절제를 별도로 분류해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랄록시펜의 경우 골밀도를 개선하고 척추골절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이 대표적 혜택으로 언급됐다(권고등급 A). 또한 자궁내막암 위험을 감소시키고(권고등급 B), 유방암 발생위험을 줄여준다(권고등급 A)는 설명이다.

티볼론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티볼론의 경우 폐경후 여성의 혈관운동증상을 완화하고 비뇨생식기질환을 개선한다며 혜택을 언급했다(권고등급 A). 또한 60세를 넘는 고령층 골다공증 여성에서 척추 및 비척추 골절빈도를 유의하게 감소시킨다(권고등급 A). 티볼론 역시 폐경후 여성에서 유방암 위험을 감소시키며(권고등급 B), 결장암 위험감소와도 연관성을 나타낸다(권고등급 B).

하지만, 노령층 여성에서 뇌졸중 위험증가와 연관성을 보여 왔다는 설명도 추가됐다. 젊은 연령대에서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권고됐다(권고등급 A). 정맥혈전색전증 또는 관상동맥질환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으며(권고등급 B), 폐경후 여성에서 자궁내막암을 야기하지 않는다(권고등급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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