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칼슘 병용 연구… 비타민 D 단독으로 연구 진행 중

비타민 D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월 건국대병원에서 열린 대한갱년기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도 '갱년기 심혈관질환의 예방과 관리전략'에서 비타민 D의 유용성에 대해 명확한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현재까지는 비타민 D가 결핍되면 당뇨병과 고혈압 발병 위험도가 높아짐에 따라 심혈관질환 발병에 있어서 또 하나의 위험인자가 될 것으로 여겨져왔다.

실례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보건영양조사(NHANES)를 실시한 결과,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백인 68%, 히스패닉계 88%, 흑인 97%에서 25-hydroxyvitamin D(25(OH)D) 혈중농도가 75nmol/L 미만으로 비타민 D 결핍상태였다.

하지만 비타민 D를 과다 복용하면 신장결석, 기능손상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사망위험도도 높아진다.

2012년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Darshana Durup 박사가 남녀 24만 7574명의 혈액검사 결과를 포함한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혈중 비타민 D 수치가 가장 높은 사람이 정상인보다 사망위험이 4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혈중 비타민 D 수치가 10nmol 이하 그룹은 평균수치 그룹에 비해 사망률이 2.31배였고, 수치가 140nmol인 그룹은 사망위험도가 40% 이상 높았다.

▲박은정 교수

제일병원 가정의학과 박은정 교수는 "비타민 D 효능만을 믿고 주사제를 고용량으로 투여하거나 과도하게 보충제를 복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구토, 식욕부진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 최근에는 심혈관질환 관련 사망 위험도도 높인다는 보고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비타민 D가 뇌졸중 또는 심장마비, 당뇨병 발병위험도를 낮추는데 효과가 없다는 부정적인 연구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최근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 John Ford 교수팀이 "고령자가 비타민 D를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심부전은 예방이 가능하지만,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지 않다"고 발표한 것이다(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2014년 7월 24일자).

연구팀은 60세 이상 고령환자 총 529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와 1만 3033명의 임상시험 총 21건의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그 결과 비타민 D 보충이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예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Nita G Forouhi 교수의 The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 10월호에 게재된 연구결과를 봐도 비타민 D가 제2형 당뇨병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비타민 D 합성과 대사에 관련된 4가지 유전자(DHCR7, CYP2R1, DBP, CYP24A1)를 중심으로 당뇨병 위험과의 관계를 알아본 결과, 이들 유전자들의 특징과 2형 당뇨병 발병위험은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에 논문 주 저자 Forouhi 교수는 과거 비타민 D 수치가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낮춘다는 대부분의 연구결과가 대상자의 신체활동수준 등의 혼란변수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박 교수는 위의 연구처럼 비타민 D에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전혀 없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부분이 비타민 D와 칼슘을 병용한 환자군에서 나타난 효과 등을 비교분석한 연구"라면서 "연구에서도 칼슘이 혼란변수로 작용해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비타민 D만을 가지고 예방 효과가 없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일반 성인에서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비타민 D를 복용할지 말지에 대한 권고를 내리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것일까?

이에 현재 비타민 D 단독제제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명확한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로 향후 추가적인 데이터가 나오기 전까지는 결론을 내리는 데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박 교수는 "비타민 D가 심혈관질환, 고혈압, 암, 당뇨병 등의 관련인자로 보고되고는 있지만 예방에 있어서는 정확하지 않다"면서 "추가 근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권고를 내리기는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의료계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비타민제 효능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중 비티민 D가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확실한 답을 얻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니 향후 결과를 지켜봐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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