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환자에 많은 유전자형서 치료 효과 우수

▲ 고려의대 소화기내과 서연석 교수(안암병원)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바이러스에 직접 작용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DAA)가 유럽 및 미국의 C형 간염 치료 가이드라인에 표준치료제로 포함되면서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아졌다.

지난 6월 1세대 DAA인 보세프레비르가 국내 승인을 마치고 시장에 최근 출시가 된 상황. 그러나 신약의 도입이 무조건 환영받을 일만은 아니다.

경구용 DAA가 페그인터페론 기반 병용치료에 비해 지속바이러스반응(SVR)을 개선시키고 이상반응을 줄였지만 시장 도입 시 월등한 가격차이에는 고민이 따른다.

또한 페그인터페론 치료에 좋은 반응률을 나타내는 'IL-28B 유전적 다형성 CC형' 분포가 많은 한국인에서 굳이 값비싼 DAA를 고집해야 하는가는 여전히 논쟁이다. 해당 환자에서 페그인터페론 병용 요법은 85~90%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C형 간염 환자의 특성과 이를 고려한 치료법에 대해 고려의대 서연석 교수(고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를 만나 최근 동향과 의견을 들어봤다.

Q. C형 간염은 국내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관리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다.
국내 C형 간염바이러스(HCV) 보유자는 인구의 1% 수준으로 추정된다.

간염, 간경변증, 간암 등 만성 간질환자의 10~15%가 HCV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단 감염되면 70~80%가 만성으로 진행되고 이 중 30~40%가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관리가 중요하다.

Q. 국내서 1세대 DAA인 보세프레비르(Boceprevir)가 최근 출시됐다. 현재 국내 표준치료제인 페그인테페론 병용요법과 비교하면?
1세대 DAA인 보세프레비르와 텔라프레비르(Telaprevir)는 2011년 미국과 유럽에서 유전자형 1형 만성 C형 간염의 표준치료였지만 올해 개정에서 퇴출되다시피 빠졌다.

문제는 보세프레비르나 텔라프레비르를 포함한 3제 병합요법이 치료 성공률은 높였지만, 빈혈과 미각장애 등 부작용과 내성이 늘고 복약순응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더욱이 간의 시토크롬 P-450에 대사되므로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을 따져봐야 한다는 데 불편함이 제기됐다.

최근 연구결과를 보면 질환이 진행됐거나 치료에 실패했던 환자에서 효과가 떨어진다는 보고도 있다.

또한, 이전 치료에 실패했던 환자들에서 보세프레비르를 추가한 3제요법으로 전환했을 때 인터페론이 다시 보험적용이 가능한지도 문제로 지적된다.

Q. 국내는 인터페론 치료에 높은 반응을 나타내는 IL28B CC형 환자가 대부분이다. DAA를 추가한 3제 병용요법에도 의미가 있나?
DAA 치료 예상반응에 있어 3제요법 즉, 페그인터페론 + 리바비린에 보세프레비르 혹은 텔라프레비르를 병합한 치료에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결국 페그인터페론이 첨가된 처방에는 분명한 효과를 보이겠지만 인터페론이 빠진 DAA를 쓰게 되면 영향은 없을 것이다.

유럽간학회 가이드라인에 새로운 DAA 단독 처방에는 IL-28B가 의미없다고 명시된 부분과 일맥상통한다.

Q. 페그인터페론의 치료성적과 비교해 차세대 DAA가 비용 효과적인 부분에 논란이 많다.
차세대 DAA의 다양한 조합만으로도 치료 효과가 좋다는 사실에 연구가 집중됐지만 치료 성공률이 100%에 근접하는 약물이라도 가격이 너무 비싼 것은 걸림돌이다.

기존 페그인터페론 병용요법의 치료기간을 절반으로 단축시키고 SVR을 다소 높였지만 비용효과 측면에서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소포스부비르 12주 단독 사용에는 8만 4000달러로 인터페론 등 기타 약제가 추가되면 1억을 넘긴다.

반면 페그인터페론과 리바비린 치료에 보험 적용을 고려하면 종합병원 기준 유전자형 1형은 1년 사용에 약 500만원(유전자형 2형은 24주 기준 약 250만원) 수준이다.

약제 간 가격이 비슷한 경우라면 효과가 뛰어난 최신 치료를 선호하는 게 당연하지만 과연 고가의 비용을 내고 처방할 필요가 있는가와 어떠한 환자를 우선적으로 처방해야 하는지가 의문이다.

더욱이 2제요법과 3제요법에 있어 국내 대다수 전문가는 유전자형 2형에서 아직 DAA를 쓸 필요가 없다는 데 이견이 없다. 국내 환자는 IL28B가 대부분이라 인터페론과 리바비린 6개월 치료에 SVR이 80% 이상 효과를 보여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가 드물다.

Q. 그렇다면 페그인터페론 병용 요법을 우선 고려해야 할 환자군은?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 IL28B 유전자형 CT, TT 환자, 페그인터페론 치료 금기 환자 등을 제외하고 신속한 치료를 원하거나 경제적 여유를 고려해야 하는 환자에서는 페그인터페론 병용요법을 시행한다.

또한 간손상의 진행 상태를 판단해 단기간 악화가 예상되거나 치료경험이 없는 유전자형 1형을 비롯해 유전자형 2형 환자에서는 우선적으로 페그인터페론 치료를 추천한다.

 
Q. 치료 경험이 없는 HCV 유전자형 1형에서 DAA vs. 페그인터페론 병용 급여 적용에 대한 문제는?
유전자형 1형의 경우 기존 치료에 실패했거나 재발환자가 아니라면 치료경험이 없는(naive) 환자에서 보험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

반면 현재 12주차, 24주차 바이러스 반응이 없는 환자들은 DAA 제제 치료에 우선적으로 보험 적용이 될 환자군으로 생각된다.

해당 신약의 국내 승인만큼 보험 적용과 이에 따른 환자 부담 비용은 처방에 있어서도 중요한 문제이다.

Q. 차세대 DAA의 국내 도입에는 아직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에 대한 방안은?
DAA가 도입되기까지는 1년여 정도가 예상되고 있다. 해당 C형 간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그간의 시간을 기다릴 수 있는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유전자형 1형은 무엇보다 환자의 현재 상태(진행 정도 및 속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에 조직 검사를 시행한 뒤 결과를 기준으로 DAA 도입 때까지의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진행이 많이 됐고 악화 속도가 빠르다면 인터페론 병용 요법을 먼저 권유한다. 해당 환자서 인터페론 치료에 실패한다고 해도 이후 DAA의 사용에 따른 효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서 치료 효과가 낮은 이유는 바이러스 자체에 반응이 떨어지는 것이지 인터페론 병용치료를 받았다는 과거력 자체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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