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곡 9번`의 숙명…죽음을 피할 수 있을까

인생무상(人生無常) 깊어가는 가을
힘 없이 떨어지는 나뭇잎을 보며
`인생무상룑이란 글귀를 생각해 본다.
 인생이 무엇이며,
종착역과 사후는 어떠한 것인지,
사색의 계절인 가을에
철학적 물음을 던져보며,
이러한 감정과 물음을 음악적으로
잘 표한 작가는 누구일까 떠올려보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가
죽음이란 숙명을 놓고 고심했고,
죽음을 알기 위해서는 죽어봐야 한다고
말했던 음악가 말러이다.
1860년 7월 7일 태어난 말러(~1911년 5월 18일)는 후기 낭만주의 시대 음악을 근대음악으로 직접 이끈 사람으로 생존시에는 작곡가로서보다 지휘자로 더 유명했던 음악가이다.
 또 그의 작품은 사후 1960년대 브루크너의 음악과 함께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말러는 항상 불안과 정체성을 찾아 시달리고 있었던 사람으로, 이유는 지병인 심장병과 유대인으로서 가톨릭으로 개종한 종교적인 변화 등에 기인한다. 그의 교향곡은 자기의 문제점에 새로운 답을 찾는 방법으로 써내려간 것으로 보인다.
 쇼펜하우어의 염세철학에 영향을 받아 주요 작품들이 비관적인 특성을 나타낸다고 봐야 한다. 후기 낭만파 지휘자인 발터, 클럼페러, 멘겔베르크 등에 영향을 미쳤으며 그의 작품은 진보와 보수가 서로 공존하고 있다. 부유한 유태인 상인의 아들로 1860년 12명의 자녀중 둘째로 오스트리아 칼리쉬트에서 태어난 말러는 2세때 이미 수백개의 민요와 군가를 기억할 정도로 음악에 비상한 소질을 보이기도 했다.
 6세되던 해 처음 피아노를 접하고 흥미를 가졌으며, 9세가 되던 1869년부터 이글라우의 김나지움에서 음악교육을 받는 것을 시작으로 작곡과 지휘를 접하게 된다. 1877년 안톤 브르크너 음악이론 강의에 감격한 말러는 사제지간의 벽을 넘어 그와 우정을 맺게 된다. 바그너를 숭배하기도 했던 그는 `파스지팔`을 듣고 영향을 받아 `부활`,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를 작곡하게 된다. 26세(1886년) 라이프치이에서 정지휘자 니키쉬 밑에서 일하면서 평생 우정을 맺었으며, 이시기 베버의 미완성 오페라 `세명의 핀토들`을 의뢰받아 완성하고 1888년 초연하게 된다.
 이 무렵 부다페스트 왕립가극장 정 지휘자로 임명받게 된다. 이후 평소 친분이 있던 유명 지휘자 한스 폰 뷜로가 1894년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복잡한 감정을 교향곡 2악장 마지막장에 담아내기도 했다.
 37세인 1897년 빈 궁정 가극장의 지휘자로 임명 받으면서 이후 10여년간 음악가로서 가장 빛나는 시기를 보내게 된다.
 1898년 빈 필하모니를 지휘하게 되고 1902년 화가의 딸 알마 마리아 쉰들러와 결혼, 같은 해 첫 딸을 얻었으나 1907년 5세되던 해 딸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심장에 이상이 있었던 말러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가극장으로 직장을 옮기면서 심신에 무리를 하게 되고, 1906년 제8번(천인) 교향곡을 완성하며, 9번 교향곡을 작곡 하면서 베토벤이나 브르크너처럼 숙명적인 숫자 9를 피하기 위해 제9번 교향곡을 `대지의 노래`라는 제목을 붙이게 된다. 그란 이후 1909년 작곡한 교향곡을 `교향곡 9번`이라고 명하고 불행하게도 운명의 장난처럼 교향곡 10번을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된다. 유언에 따라 장례식에서 추도문을 읽지 않았고 음악연주도 없었으며 유해는 빈 교외에 있는 죽은 딸의 묘지 옆에 묻히게 된다.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심정을 누가 알겠는가?
 그럼 말러의 주요 곡들을 들어보자.
 ▲교향곡 1번 D장도 : 거인 The titan
 독일 낭만파 작가인 장 파울의 시 제목을 따와 `거인`이라고 제목을 지었으나 곡 성격과는 어울리지는 않는다고 생각된다. 제 1부(1, 2악장) 젊은, 미덕, 결실, 고뇌등의 날들 제2부(3~5악장) 인간의 희극. 비교적 간결하고 짧은 연주시간으로 초보자인 경우 접근이 가능한 곡이다.
 ◇추천 CD= 1)브루노 발터(지휘) 컬럼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Sony 64447(2CD)
 2)레너드 번스타인(지휘) 암스테르담 콘서트 헤보우 오케스트라 DG 427 303-2
 ▲교향곡 2번 C단조 : 부활
 부모님과 여동생이 연이어 세상을 떠나는 불행을 겪은 해에 만들어진 곡이다. 클롭슈토크의 `부활`이라는 시에 붙은 음악을 듣고 감동하게 되어 작곡을 하게 된다. `부활이 있기에 삶은 결코 노멸이 아니다` 1악장은 장례식을, 5악장은 부활로 나타내고 있다. 조의 변화가 C단조에서 시작해 Eb장조로 바뀌면서 부활을 의미하고 있다.
 ◇추천 CD= 1)레너드 번스타인(지휘) 뉴욕 필 오케스트라. 웨스터 민스터 합창단. 바바라 헨드릭스(S) DG 423 395-2(2CD)
 2)오토 크렘페러(지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엘리자베스 슈바츠코프(S) EMI 7 69 662
 ▲교향곡 3번 d 단조
 ◇추천 CD= 1)레나드 번스타인(지휘)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뉴욕 코랄 아티스트. 크리스타 루드비히(Al) DG 427 328-2(2CD)
 2)게오르그 솔티(지휘)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글렌 어린이 합창단. 헬가데네수(Al) DECCA 414 468-2
 ▲교향곡 4번 G 장조
 밝고 간결한 아름다운 곡이다. 관현악 편성도 이전 것보다 소규모이고 접근하기 쉬운 곡이다. 4악장은 천국 생활의 즐거움을 나타낸다.
 ◇추천 CD= 1)오토 크렘페러(지휘) 필 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엘리자베스 슈바르츠 코프(S) EMI 7 69667 2
 2)조지 셀(지휘) 클리브랜드 오케스트라. 주디 트라스킨(S) Sony 46535
 3)빌랭 멩겔 베르크(지휘), 조 빈세트(S) 암스테르담 콘서트 헤보우 오케스트라 Philips 426 108-2
 ▲소년의 마술 뿔피리
  : Des Knaben Wanderhorn
 독일 민요시립 소년의 마술 뿔피리의 가사를 이용해 작곡함. 뿔피리의 세계를 이제 도달할 수 없는 하나의 유토피아적 세계로서 강한 향수를 가지고 묘사했다고 할 수 있다.
 ◇추천 CD= 클라우디오 아바토(지휘) 안나 소피 본 오터(M-S). THOMAS QUASTHOFF(Br) 베르린 필 DG 459 646-2
 ▲대지의 노래
  : Das Lied von der Erde
 1907년 딸을 잃고 미국으로 간 밀러는 그 곳에서 번역된 중국 한시 `중국의 피리`를 접하고 자신의 죽음이 가깝게 온 것과 이 세상에 대한 집착이 이 곡을 낳게 했다. 염세적인 분위기를 보이고 6장 고별에 이르면 죽음의 공포가 마음에 와 닿는다. 제목의 대지는 단순히 땅이 아니라 우리 삶의 현실 세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추천 CD= 1)브루노 발터(지휘) 빈필, 캐슬린 페리어(Contralto) 쥴리어스 파챠크(T) DECCA 414 194-2
 2)번스타인(지휘) 빈 필. 제임스 킹(T). 피셔 디스카우(Br) DECCA 452 301-2
 ▲죽은 아이를 기리는 노래
  : Kinder totenlider
 뤼케르트(1788~1866)가 자기 자식이 죽자 그 슬픈 심정을 노래한 400편 이상의 시중 일부만 곡을 붙인 것이다. 작곡 당시 말러는 결혼 전이고 자식은 물론 없었다. 실제로 딸을 잃은 것은 작품 완성 후 3년이 지나서다. 미래의 자기를 보는 것처럼 곡은 너무나 처절하게 부모의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제1곡 이제 빛나는 해가 떠오른다
 제2곡 왜 그렇게 어두운 눈초리로
 제3곡 너의 어머니가 들어 올 때
 제4곡 아이들은 잠깐 외출했을 뿐이다
 제5곡 이런 비바람에
 ◇추천 CD= 1) 캐슬린 페리어(A), 브루노 발터(지휘) 빈필 EMI 5 669 63
 2)피셔 디스카우(Br) 루돌프 캠페(지휘) 베르린 필 EMI 5 67557 2
 3)크리스타 루드비히(M-S) 카라얀(지휘) 베르린 필 DG 453 042-2
 ▲교향곡 5번 C#단조
 1901년 치질이 발병하여 수술을 받게 되는 시기의 작품으로 죽음에 대한 생활환경이 반영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비관만이 아닌 밝은 면도 보여주고 있다. 5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악장(장송행진곡): 트럼펫이 장송을 알리는 팡파르로 시작된다.
 4악장: 아다지에토로 하프와 현으로 연주되는 부분은 따로 연주될 정도로 너무나 아름답고 구름위를 걷는 듯한 착각을 하게된다. 말러 교향곡의 진수가 아닌가 생각된다. 말러곡이 난해하다는 생각을 안들게 한다.
 ◇추천 CD= 1)레너드 번스타인(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DG 423 608-2
 2)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지휘) 베르린 필. DG 447 450-2
 ▲교향곡 6번 a단조 : 비극적
 이곡에서는 4도나 6도 음정의 비약을 자주 사용해 밝음에서 어두움으로 이행하는 느낌을 주게 되어 비극적 느낌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결혼전 무명 작곡가였던 말러 부인은 대단히 감동하였다고 한다.
 ◇추천 CD= 1) 피에르 볼레즈(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DG 445 835-2
 2)레나드 번스타인(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DG 427 697-2
 ▲교향곡 7번 e단조 : 밤의 노래
 ◇추천 CD= 1)레너드 번스타인(지휘) 뉴욕 필 DG 419 211-2(2CD)
 2)피에르 볼레즈(지휘) 클리브랜드 오케스트라 DG 447 756-2
 ▲교향곡 8번 Eb장조 : 천인 교향곡
 초연에 성악가 858명, 171명의 연주자가 동원된 대규모 교향곡으로 1000인이라 불리게 되었다. 위대한 영광과 환희를 찬양한 작품이다.
 ◇추천 CD= 1)게오르그 숄티(지휘)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빈 국립 합창단, 빈 악우협회 합창단 DECCA 460 972-2(실제 천명의 인원이 동원된 연주)
 ▲교향곡 9번 D장조
 마지막 악장은 마치 조용히 죽음을 맞이 하듯 아다지오로 조용히 끝맺고 있다.
 ◇추천 CD= 1)브루노 발터(지휘) 컬럼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Sony 64452(2CD)
 2)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지휘) 베르린 필 DG 439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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