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치료제 알로퓨리놀 병용땐 혈청 요산 목표 달성률 2~2.5배

통풍 환자의 표준치료제인 알로퓨리놀에 신약인 레시뉴라드(Lesinurad)를 병용할 경우 치료 반응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실험 막바지에 접어든 통풍 치료제 레시뉴라드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2건의 3상임상 결과로, CLEAR 1과 2로 명명된 이번 임상연구는 레시뉴라드 단독 사용이 아닌 알로퓨리놀과의 병용요법에서 그 효과를 알아봤다.

특히 요산 생성을 억제하는 알로퓨리놀에 치료반응이 좋지 않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요산 배출을 추진하는 레시뉴라드와 병용 시 2가지 작용기전에 대한 시너지효과가 기대를 모은 상황이었다.

결과는 기대에 부응했다. 해당 통풍환자들을 레시뉴라드 병용요법으로 치료한 결과 혈청 요산 목표수치를 만족시킨 환자 수가 위약 대비 2~2.5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알로퓨리놀에 실패한 올해 미국 보스톤에서 성료된 미국류마티스학회(ACR)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CLEAR 1과 2 연구결과를 짚어보고 현재 통풍 치료제의 한계점을 알아봤다.

△ 효과는 이미 '예견'

대한류마티스내과학회지 작년 10월호에 '한국인 맞춤형 통풍 치료 지침'으로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대한류마티스학회 산하 연구회인 통풍연구회 전재범 회장(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은 "현재 통풍의 1차치료는 실제 치료 효과가 생각보다 낮으며 치료 옵션 또한 적은 상황"이라고 운을 뗐다.

전 교수는 이번 레시뉴라드 CLEAR 1 & 2 3상임상 결과에 대해 알로퓨리놀과 레시뉴라드의 기전만 놓고 보더라도 당연한 결과였다는 의견이다.

그는 "레시뉴라드는 요산의 재흡수 과정에 관여하는 URAT1 수송체를 억제해 요산 배설을 촉진하는 것이고 알로퓨리놀이나 페북소스타트(febuxostat)는 요산의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요산의 생성과 배설을 촉진하는 약물 2가지를 함께 썼으니 효과가 좋은 것은 당연하다"며 "이보다 앞선 연구에서도 레시뉴라드가 다른 약제들과 병용 시 부작용 문제가 관찰되지 않았다는 게 장점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ACR 가이드라인은 알로퓨리놀이나 페북소스타트와 같은 요산 생성 억제제를 사용했는 데도 불구 치료 목표에 도달하지 않은 경우는 해당 약제의 용량을 늘리거나 요산 배설제를 추가하는 것이 추천되고 있다.

△ 알로퓨리놀 치료율 절반에 그쳐, 페북소스타트 사용 걸림돌

전 교수는 이와 관련 국내 통풍치료에서 알로퓨리놀의 적용 한계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알로퓨리놀은 대개 300mg을 사용한다. 교과서적으로는 알로퓨리놀을 800~900mg까지도 처방할 수 있다고 보지만 실제 미국이나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도 300mg 이상은 부작용 문제로 잘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국내는 아직 역학자료가 부족하지만 통풍치료의 목표 요산 수치인 6mg/dL이하에 도달하는 비율이 알로퓨리놀은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동일 기전의 약물인 페북소스타트 80mg을 사용하면 알로퓨리놀을 사용했을 때보다 치료 반응률이 증가하고 간이나 콩팥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지만 국내는 페북소스타트가 시장에 도입된 지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2차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전 교수는 "알로퓨리놀은 1차치료제로, 사용 후 부작용이 있거나 효과가 없는 경우에만 페북소스타트로 전환해야 보험이 인정된다. 개원가에서 이를 잘 모르고 페북소스타트를 사용했다가는 삭감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면서 "3차병원도 문제는 마찬가지다. 개원가에서 이미 페북소스타트를 처방받다가 종병에 와도 우선 알로퓨리놀로 시작을 해서 페북소스타트로 바꿔야 한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물론 페북소스타트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보험재정에 부담이 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치료를 고려하면 현재와 같은 국내 기준은 넌센스라는 입장이다.

△ 혈청 요산 수치 높다고 모두 통풍으로 진단해선 안돼

한편 통풍은 무조건 혈청 요산 수치가 높다고 진단을 내리지 않는다. 때문에 무증상 고요산혈증 환자에서 요산강하제 사용에는 아직 논란이 많은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혈중 요산이 높더라도 통풍이 발생하지 않으면 투약 없이 관찰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최소한 10년의 지속적인 고요산혈증을 거쳐 급성 통풍발작이 시작되는 경과를 가진다.

통풍은 임상적으로 △무증상 고요산혈증(요산은 높지만 증상이 없는 사람) △급성 통풍성 관절염(급성 통풍 발작이 발생하는 시기) △간헐기(급성 통풍 발작이 왔다가 통증이 없는 시기) △만성 결절성 통풍의 4단계로 구분된다.

통풍의 치료는 매 단계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이는데 통증이 시작된 급성 통풍성 관절염은 초기 치료 목표가 요산 수치를 낮추는 것보다 염증조절이 우선이다.

이에 소염진통제나 콜히친(colchicine),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등 1가지나 3가지 약물을 병용해 염증 잡기에 주력하고 염증이 가라앉은 다음에야 요산을 낮추는 치료 수순을 밟게 된다.

△ CLEAR 1·2 3상임상
추가치료 필요한 알로퓨리놀 투여 환자에 새로운 옵션 제시

이미 레시뉴라드의 초기 임상에서는 알로퓨리놀이나 페북소스타트와의 병용요법 연구결과 알로퓨리놀 단독사용보다 치료반응을 끌어올린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번 CLEAR 1 & 2 3상임상 연구는 미국 보스톤에서 11월 14일~19일까지 열린 미국류마티스학회(ACR)와 류마티스건강전문학회(ARHP) 공동 연례학술대회(ACR 2014) late-breaking 포스터세션에서 미국 앨라배마의대 Kenneth G. Saag 박사팀이 발표했다.

CLEAR 1 연구에는 195개 기관 603명이 등록됐고, CLEAR 2는 202개 기관 610명 성인 환자가 포함됐다.

이들은 알로퓨리놀을 투여받고 있었지만 요산 수치가 6mg/dL 이상 상승하고 한 해에 2회 이상 통풍 발작을 경험했다.

참여자들 대부분은 남성으로 평균 연령 52세, 4분의 3이 백인이었다. 평균 질병기간은 12년, 평균 혈청 요산 농도는 7mg/dL, 평균 표적 통풍결절(tophi)의 수는 2개, 평균 통풍발현 횟수는 5회로 조사됐다.

CLEAR 1은 레시뉴라드를 200mg(저용량)과 400mg(고용량)으로 구분해 6개월 동안 매일 투약케 했다.

이에 목표 혈청 요산수치 6mg/dL 미만에 도달한 비율이 400mg 투약군, 200mg 투약군, 위약군 각각 59%, 54%, 28% 순으로 보고됐다.

CLEAR 2 역시 400mg 투약군 67%, 200mg 투약군 55%, 위약군 23%로 알로퓨리놀에 위약을 섞은 환자군보다 레시뉴라드 + 알로퓨리놀 투약군에서 치료 반응이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또한 레시뉴라드는 저용량 투약군에서 내약성이 좋게 관찰됐으며, 고용량 투약군 가운데 15%가 혈청 크레아티닌 농도가 증가했지만 대부분 치료의 중단 없이 문제가 해결됐다.

이상반응은 알로퓨리놀 단독 치료군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CLEAR 1의 경우, 중증 이상반응은 레시뉴라드 고용량군, 저용량군, 위약군 각각 8%, 4.5%, 5.5%로 보고됐다.

CLEAR 2는 위약군 3.9%, 저용량군 4.4%, 고용량군 9.5%였다.

Saag 박사는 "레시뉴라드와 알로퓨리놀의 병용요법은 알로퓨리놀 치료를 받던 환자에서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할 경우 새로운 치료옵션이 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번 3상임상 결과는 외부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친 후 상호심사저널(peer-reviewed journal)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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