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한기훈 교수

 


- 스타틴-당뇨병 위험도에 대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부분은?
우선 기존 스타틴 관련 임상시험들에서 당뇨병 발생에 대해 간단한 보고만 하도록 권고하고 있고, 각 연구에서 제시하고 있는 당뇨병 기준이 일치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또 각 스타틴 임상시험에 참가한 이들 중 당뇨병 고위험군은 20~30% 정도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스타틴으로 인해 당뇨병 위험도가 높아졌는지를 확인하기 힘든 조건이다.

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스타틴과 당뇨병 위험도에 초점을 맞춘 연구가 필요하지만, 그런 종류의 임상시험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와 함께 아직 스타틴이 당뇨병 위험도를 높이는 기전이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스타틴은 간, 췌장, 혈당 과다생산, 세포대사 등에 영향을 미치지만, 어느 부분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LDL-C를 낮추는 효과가 공통되게 나타나는 만큼 당뇨병 위험도도 공통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지만 중론은 없는 상황이다.

- 현재로서는 스타틴의 심혈관 혜택이 압도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지난해 미국심장학회(ACC) 및 미국심장협회(AHA) 콜레스테롤 가이드라인은 이에 대한 단적인 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근거들을 분석한 결과 고용량 스타틴 복용군에서 1000명-년 당 당뇨병 발생자수는 0.3명으로 나타났고, 심바스타틴 20mg 등 저용량 복용군에서는 0.1명으로 나타났다고 정리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현실을 고려하면 최적화 전략은 필요하다. 미국을 비롯한 외국의 경우는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당뇨병이 동반됐을 경우 연구결과가 스타틴 용량에 상관없이 심혈관질환 예방효과가 당뇨병 발생 위험도보다 10배 이상으로 일관되게 나타나고, 이를 기반으로 고용량 스타틴까지 포함해서 복용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환자들의 경우 백인 환자들에 비해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는 고용량 스타틴이 많이 필요치 않고 고용량 스타틴 없이도 충분한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데 의견들이 모이고 있다. 이와 함께 당뇨병에 관련된 위험성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려돼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국내 환자에서의 스타틴 전략, 어떻게 진행해야 하나?
재발위험도가 있는 심질환 환자, 또는 당뇨병을 동반한 심질환 환자들의 경우에는 스타틴 치료의 혜택이 압도적이 크다. 하지만 심혈관질환이 이환되지 않은 고혈압, 흡연 등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는 환자, 복부비만, 이상지질혈증, 대사증후군 등 당뇨병 고위험군에게는 효과가 있는 최소한도의 용량(minimum effective dose)으로 치료전략을 구성하는 방향을 생각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국내에서는 심바스타틴 20mg에서 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HPS 연구를 통해 효과도 증명됐으며, 의사 입장에서도 안전성도 고려해 부담없이 처방할 수 있는 스타틴 전략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에제티미브도 함께 고려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에제티미브는 LDL-C 입자 감소와 함께 당뇨병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다. 에제티미브 기전상 장에서 흡수되는 콜레스테롤이 억제되는 것을 50% 가량 억제해준다. 장에서 흡수되는 콜레스테롤이 장에서 형성되는 카일로마이크론(chylomicron) 지방입자에 필수적인 요소라는 점에서 궁극적으로 카일로마이크론의 체내유입을 억제할 수 있다. 카일로마이크론의 형성 및 장에서의 지방 흡수는 당뇨병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서 나타난다. 이에 실제 스타틴 병용요법을 시행할 경우 중성지방 강하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최근 가이드라인에서는 스타틴 외 지질 치료약물에 대해서는 크게 언급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스타틴과 비스타틴 약물의 병용전략은 어떻게 전망하나?
올해말 발표될 IMPROVE-IT 연구가 스타틴과 비스타틴 병용전략의 효과와 입지에 대한 주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심혈관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심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을 심바스타틴 단독요법과 비교한 이 연구는 심바스타틴 40mg 고용량을 사용한만큼 LDL-C를 공격적으로 낮추는 효과와 심혈관 예후에 대한 영향 평가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만약 IMPROVE-IT 연구가 긍정적인 결과를 제시한다면 에제티미브는 스타틴 위주의 지질 치료전략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게다가 독립적인 기전으로 심바스타틴 외 전반적인 스타틴 제제들과 다양한 용량으로 병용요법이 가능하다는 점도 관심을 가질만한 부분이다. 단 LDL-C를 50~60mg/dL 수준까지 낮췄을 때의 효과를 보는 연구이기 때문에 모든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있다.

역으로 연구가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한정된 환자군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에제티미브가 효과가 없다는 단정은 할 수 없다. 게다가 만성 신장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SHARP 연구에서는 심바스타틴 +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이 위약군 대비 혜택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 긍정적인 결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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