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LDL-C 목표치 달성률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린 임상시험 결과가 지난 2010년 발표됐다. 환자들의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따라 첫 스타틴 투여용량을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맞춤형 치료전략’을 시행한 결과다.

AT-GOAL로 명명된 이 연구는 이상지질혈증 치료 시에 환자의 절반 정도가 목표치 달성에 실패하는 진료현장의 현실을 고려할 때, 상당히 획기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임상현장의 고질적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한국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검증이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AT-GOAL
서울의대 김효수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울산의대 이철환 교수(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등 국내  임상 의학자들이 주도하고 20여 개 의료기관에서 진행된 AT-GOAL 연구는 기저시점의 LDL-C 수치와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따라 아토르바스타틴 초회용량을 10·20·40mg씩 다르게 투여해 8주간 관찰했다.
결과는 4주 시점에서 LDL-C 목표치에 도달한 환자들의 비율이 81.9%,  8주 시점은 86%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의 핵심은 LDL-C 수치가 높으면서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인 환자에게 현장의 치료관행과 달리, 치료시작부터 스타틴 고용량을 투여하는 맞춤형·공격적 전략을 적용해 봤더니 전반적으로 부작용 증가 없이 진일보된 지질강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가이드라인과 진료현장의 갭

맞춤형 치료전략은 이미 유럽과 북미의 고지혈증 치료가이드라인에 반영돼 있다. 이들 가이드라인은 고위험군에게는 LDL-C 100mg/dL, 초고위험군에게는 70mg/dL 미만까지 적극적인 조절을 권장하고 있다. 이는 고위험군이 여타 심혈관 위험인자의 동반과 이들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배가되고 그 만큼 지질조절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스타틴 투여 시 단기간에 지질강하의 폭을 넓히는 고용량·적극적 요법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서 아토르바스타틴 고용량을 통해 지질조절 및 심혈관사건을 더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은 TNT, REVERSAL, ALLIANCE 연구 등을 통해 이미 입증된 바 있다.

하지만 치료현장의 현실은 다르다.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개원가에서 고위험군이라 할지라도 고용량 초치료에 대한 부담 때문에 저용량으로 시작해 목표치가 달성되지 않으면 증량하는 단계적 전략이 선호된다. 이렇다 보니, 용량조절 과정에서 목표치 달성의 시기를 계속 놓치게 되고 환자들의 불편으로 복용 순응도가 떨어져 결국에는 치료에 실패하는 사례가 반복된다. 전문가들은 바로 이 점이 고지혈증 환자의 LDL-C 목표치 달성을 어렵게 하는 고질적 문제라고 지적한다.

결국 AT-GOAL 연구는 실제 임상에서 가이드라인이 권고하는 맞춤형 지질치료 전략, 특히 심혈관질환 위험도에 따라 스타틴 초회용량을 차별 적용했을 경우 지질강하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검증한 것이다. 그리고 LDL-C가 높은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 아토르바스타틴 40mg을 초치료로 적용한 결과, 전반적인 지질조절 목표치 도달률의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이상돈 기자

 

한국인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아토르바스타틴 초치료 용량을 차별화해 적용한 또 다른 임상연구에서는 맞춤치료를 통해 지질 목표치 도달률을 90% 이상 끌어 올릴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됐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4상 임상연구에서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한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의 지질을 월등히 개선시킨 것이다.

AMADEUS로 명명된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관 18곳에서 모집된 440명의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LDL-C 수치에 따라 초회용량(10mg, 20mg, 40mg)을 달리해 투여하는 환자별 맞춤치료를 실시한 결과 8주차에서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100mg/dL 미만의 LDL-C 목표치에 도달했다. 또한 모든 환자군에서 총콜레스테롤(TC) 및 중성지방(TG) 수치, HDL-C을 제외한 콜레스테롤(non-HDL-C) 수치, TC/HDL-C 비율 등 모든 수치가 유의하게 감소했다.

뿐만 아니라 관상동맥 심질환을 유발하는 sd-LDL(small-dense LDL) 수치가 유의하게 줄었다. 이같은 결과에 따라 기존에 진행했던 글로벌 임상연구인 CARDS와 TNT 결과와 같은 심혈관질환 아웃컴 개선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AMADEUS 임상연구에 참여한 가톨릭의대 내분비내과 김성래 교수는 이번 결과에 대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 환자들의 콜레스테롤 관리 가이드라인이 엄격해지고 있다”며 “당뇨병 환자의 상태에 따라 고지혈증 치료제 복용량을 달리하는 맞춤식 치료로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진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의대 내분비내과 최성희 교수 역시 “당뇨병 환자에서 아토르바스타틴의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효과는 이미 글로벌 임상을 통해 입증됐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인 당뇨병 환자들에게도 아토르바스타틴의 효과를 입증한 것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국내 뇌졸중 및 일과성뇌허혈발작(TIA) 환자를 보는 신경과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가이드라인에 따른 스타틴을 처방이 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ROLLER-KOST로 명명된 이 연구는 국내 의료진과 환자를 대상으로 가이드라인에 기반한 스타틴 처방률 및 관련된 의사와 환자의 영향요인을 연구한 것이다.

연구에는 총 174명의 신경과 의료진이 참여했으며, 조사시점으로부터 이전 6개월 동안 급성 허혈성 뇌졸중 또는 TIA 치료를 받은 환자 4407명을 대상으로 퇴원시 스타틴 처방유무와 특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 중 78.6%가 뇌졸중 2차예방을 위해 가이드라인에 맞게 스타틴을 처방받았다. 특히 이상지질혈증 치료 가이드라인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은 의료진 그룹에서 스타틴 처방률이 높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신경과 이병철 교수는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2030년에는 뇌졸중 환자가 현재보다 3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가이드라인에 근거한 이상지질혈증 치료는 한국인의 뇌졸중 발생률을 낮출 것으로 기대되며, 임상시험을 통해 뇌졸중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아토르바스타틴과 같은 약물로 적극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SPARCL 연구에서는 뇌졸중 또는 일과성뇌허혈발작 환자에서 아토르바스타틴을 통해 뇌졸중 재발 위험을 유의하게 낮출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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