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DL-C 외 지질 프로파일에도 관심 중성지방 중요성 부각

 

높은 중성지방, 관리해야 하나?
Non-HDL-C는 LDL-C, Lp(a), IDL, VLDL, 카일로마이크론(chylomicron) 잔여물 등이 포함되는데 중성지방은 이들의 핵과 관련돼 있다. 대표적으로 카일로마이크론은 장에서 생성되는 중성지방이고, VLDL의 경우 1차 대사 후 간에서 최종 생성되는데 혈액 내 중성지방으로 이를 측정할 수 있다. 2008년 CTT(Cholesterol Treatment Trialists’ Collaborators) 그룹이 Lancet에 발표된 스타틴 메타분석 연구(Lancet 2008;371:117)에서도 스타틴을 복용하고 있더라도 중성지방 수치가 높으면 잔여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연구도 발표된 바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이상지질혈증 관리에서 중성지방이 LDL-C와 더불어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는 중지가 모여있지만, 실제적으로 중성지방을 치료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는 상황이다. 2013년 미국심장학회(ACC) 및 미국심장협회(AHA)의 지질 가이드라인에서는 효과를 입증한 무작위 대조군 임상(RCT)가 없고 제한적인 환자들에게만 사용된다는 점을 들어 1차 치료약물에 스타틴만 언급하고 있다. 중성지방 치료에 대해서는 별도의 권고사항을 제시하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대표적인 근거들은 중성지방을 낮춰도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입증하지 못한 바 있다. 주요 근거들은 페노피브레이트에 대한 것으로, 2010년에 발표된 ACCORD Lipid 연구(NEJM 2010;362:1563)에서는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심바스타틴 전략에 페노피브레이트를 추가했지만, 결과적으로 심바스타틴 단독요법 대비 추가적인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확인하지 못한 바 있다.

연구에서는 제2형 당뇨병 환자 5518명을 심바스타틴 + 페노피브레이트 병용군과 심바스타틴 + 위약군으로 분류해 평균 4.7년간 관찰했다. 연구종료시점에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심혈관 사망 등 1차 종료점 발생률은 페노피브레이트 병용군 2.2%, 위약군 2.4%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이와 함께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도 페노피브레이트군 1.5%, 위약군 1.6%로 차이가 없었다.

이는 2005년에 발표된 페노피브레이트의 주요 근거 중 하나로 꼽히는 FIELD 연구(Lancet 2005;366:1849)와 같은 맥락을 보여준다. FIELD 연구는 스타틴을 복용하지 않은 50~75세 제2형 당뇨병 환자 979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다국적 무작위 대조임상으로, 페노피브레이트 200mg과 위약의 효과를 비교했다. 1차 종료점은 관상동맥사건(관상동맥심질환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이었고 하위분석을 통해 심혈관사건(심혈관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관상동맥 및 경동맥 재관류술)을 평가했다.

평균 5년 관찰한 결과 관상동맥사건 발생률은 페노피브레이트군 5.2%, 위약군 5.9%로 위험도를 11% 감소시켰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도 각각 7.3%, 6.6%로 혜택을 보이지 못했다.

고중성지방·저HDL-C 환자군서 효과 입증
그렇지만 ACCORD Lipid, FIELD 연구 모두 하위분석에서 페노피브레이트가 효과를 보이는 부분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ACCORD Lipid 연구 하위분석에서는 고중성지방-저HDL-C 환자군에 대한 페노피브레이트의 유의한 효과가 제시됐다. 고중성지방(204mg/dL 이상), 저HDL-C(34mg/dL 이하)인 환자에서의 1차 종료점은 페노피브레이트군 12.4%, 위약군 17.3%로 차이를 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단 통계적으로 유의한 범위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FIELD 연구 하위분석에서도 심혈관사건 중 비치명적 심근경색 위험도는 24% 감소했고, 관상동맥 재관류술 위험도도 21%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나 페노피브레이트의 효과에 대해 어느 정도 여지를 남겼다. 그리고 2009년에 발표된 새로운 하위분석 연구(Diabetes Care 2009;31:493)에서는 고중성지방 저HDL-C인 환자군에서 페노피브레이트가 심혈관사건 발생 위험도를 27% 감소시켜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고중성지방 저HDL-C 환자들에 대한 페노피브레이트의 효과는 여타 메타분석 연구들에서도 제시된 바 있다. ACCORD, BIP, FIELD, HHS, LOCAT, VA-HIT 연구들에서 중성지방 200mg/dL(180~204mg/dL) 초과, HDL-C 40mg/dL(35~42mg/dL) 미만인 이들 분석한 연구(Atherosclerosis 2011;217:492)에서도 전반적인 심혈관사건 발생률이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효과는 만성 신장질환(CKD)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도 제시되고 있다. 2012년 JACC (2012;60:2061-2071)에 신장질환에서 피브레이트의 효과를 평가한 메타분석 연구를 발표한 호주 시드니대학의 Min Jun 교수는 “CKD 환자들에서 높은 중성지방과 낮은 HDL-C의 특성일 보인다”며 연구의 배경을 밝혔다.

연구에서는 2012년까지 CKD 환자 또는 신장과 관련한 임상결과에 대해 피브레이트와 위약을 비교한 무작위 임상시험 10건에 포함된 1만6869명을 대상으로 메타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사구체여과율(GFR)이 60mL/min/1.73㎡ 미만인 경증~중등도의 CKD 환자에서 피브레이트는 총콜레스테롤(-0.32mmol/L, P=0.05), 중성지방(-0.56mmol/L, P=0.03), HDL-C(+0.06mmol/L, P=0.001) 등 지질 전반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DL-C는 0.01mmol/L(P=0.83) 감소에 그쳐 위약군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GFR이 30~59.9mL/min/1.73㎡인 환자에서는 주요 심혈관사건 위험이 30%(P=0.004), 심혈관 원인의 사망은 40%(P=0.03)까지 감소했다. 전체 사망률은 차이가 없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일반 환자군에서 피브레이트의 심혈관 위험 감소율이 9% 정도인데, CKD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 효과가 훨씬 더 강력했다”며 이의 이유를 CKD 환자의 특성에서 찾았다.

논평을 실은 J. Di Loreto (미국 세인트존의료원) 교수 역시 “메타분석에서 기저시점의 TG 수치에 대한 보고는 없었지만, CKD 환자들의 경우 혈장 VLDL 제거의 장애로 TG 농도가 높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TG의 저하가 심혈관 혜택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FIELD 하위분석 연구(Diabetes Care 2012:35:218-225)에서도 말기신장질환에 페노피브레이트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GFR이 30mL/min/1.73㎡ 이상인 50~75세 연령대의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고정용량 페노피브레이트(1일 200mg, 4895명) 또는 위약군(4900명)으로 무작위 배정해 5년간 치료·관찰을 진행했다. 환자들은 기저시점에서 GFR을 기준으로 30~59, 60~89, 90mL/min/1.73㎡ 이상 그룹으로 각각 분류됐다.

분석결과 페노피브레이트는 상대적으로 총 심혈관사건을 11% 감소시켰으며, 이는 위약군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였다(P=0.035). 특히 GFR 30~59mL/min/1.73㎡인 그룹에서는 총 심혈관사건이 32%까지 감소해 위약군 대비 월등한 차이를 보였으며(P=0.035), GFR 90mL/min/1.73㎡ 이상 그룹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지만 15%의 감소효과를 나타냈다(P=0.08). 말기신장질환 발생 빈도는 양 그룹 간에 차이가 없었으며, 페노피브레이트군에서 부작용 관련 징후는 파악되지 않았다.

이 결과를 근거로 연구팀은 “페노피브레이트는 중등도 신기능장애를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부작용 없이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감소시켰다”고 정리했다.

국내 환자에서 주효한 전략될까
페노피브레이트 관련 분석연구들에서 일관되게 제시되고 있는 내용은 고중성지방 저HDL-C 환자들에 중성지방 관리가 궁극적으로 심혈관사건 예방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국내에서 해당 환자군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30세 이상 성인 중 중성지방 200mg/dL 이상인 이들은 16.5%, HDL-C 40mg/dL 미만인 이들은 26.2%로 집계되고 있다. 고콜레스테롤혈증(총콜레스테롤 240mg/dL 이상) 유병률 13.8%보다 높은 수치들이다.

이런 가운데 대사증후군, 당뇨병이 동반되게 되면 LDL-C는 결과적으로 LDL-C 및 LDL 입자의 증가와 HDL-C의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경우 기전적으로 HDL-C가 낮고 중성지방이 높은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증가하게 된다. 게다가 고중성지방 저HDL-C에 고혈압, 인슐린 저항성, 복부비만이 추가되면 대사증후군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국내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의대 임 수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가 2011년 Diabetes Care 2011;34:1323-132에 보고한 연구에 따르면,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1998년 24.9%에서 2007년 31.3%로 꾸준히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저HDL콜레스테롤혈증, 복부비만, 고중성지방혈증 증가를 꼽은 바 있다.

여성환자에서의 악영향도 상쇄 중
페노피브레이트의 효과가 재조명됨과 동시에 약점도 보완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ACCORD Lipid 연구 에서 여성 환자에서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FIELD 하위분석 연구(Diabtologia 2014년 8월 18일자 온라인판)에서는 성별에 관계없이 유의한 효과가 나타났다.

ACCORD Lipid 연구에서는 남성 환자만 분석했을 때 페노피브레이트군의 1차 종료점 발생률이 11.2%, 위약군은 13.3%로 나타났지만, 여성 환자에서는 각각 9.1%, 6.6%로 반대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미국식품의약국(FDA)이 페노피브레이트가 여성 환자의 심혈관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발표한 근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FIELD 하위분석 연구에서는 여성(3657명)과 남성(6138명)으로 분류해 심혈관사건에 대한 페노피브레이트의 효과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남성과 여성 모두 페노피브레이트군에서 총콜레스테롤, LDL-C, HDL-C, 아포리포프로틴, 중성지방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핵심이 된 여성 환자에서는 폐경, 스타틴 복용 상태에 상관없이 페노피브레이트가 총콜레스테롤, LDL-C, non-HDL-C, 아포리포프로틴 B에 유의한 혜택을 보였다.
이 효과는 심혈관사건에 대한 혜택으로 이어졌다. 다양한 변수들을 보정한 결과 심혈관사망, 치명·비치명적 뇌졸중, 경동맥 및 관상동맥 재관류술 등 심혈관 예후를 평가했을 때 페노피브레이트 치료를 받은 여성 환자들은 위험도가 30%, 남성 환자들은 13% 감소해 차이를 보여 차이를 보였다.

이와 함께 고중성지방·저HDL-C를 보이는 환자들에서도 일관된 효과를 보였다. 이런 경향을 보이는 환자들에서 페노피브레이트 여성 환자군의 심혈관 예후 위험도는 30%, 남성 환자군은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분석결과에 성별에 따른 치료 상호작용은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페노피브레이트의 리포프로틴 프로파일 개선효과가 남성보다 오히려 여성 환자들에서 더 컸고, 심혈관사건 위험도 감소효과는 남성과 동등하게 나타났다고 정리했다.

이렇듯 ACCORD Lipid 연구와 다른 결과가 나타난 점에 대해 주요저자인 호주 로얄브리즈번병원 Michael C. d’Emden 박사는 “ACCORD Lipid 연구에는 전체 환자수 뿐만 아니라 여성 참가자수가 FIELD 연구에 비해 많지 않았고, FIELD 연구에서는 무작위 배분 시점에서 스타틴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 수가 많아 베이스라인의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ACCORD Lipid 연구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d’Emden 박사는 ACCORD Lipid 연구에서도 중성지방이 높고 HDL-C가 낮은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된 여성 및 남성환자에서 비슷한 심혈관사건 감소효과가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번 FIELD 하위분석 연구와 ACCORD Lipid 연구 모두에서 이상지질혈증 동반 당뇨병 환자에서 성별에 관계 없이 일관되게 페노피브레이트 추가전략의 효과가 나타났다”며 “스타틴과 페노피브레이트 병용요법의 효과가 가장 좋은 환자군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