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권고성명 통해 본 자궁경부암 백신접종 전략
"국가예방접종사업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 적극적이고 실용적인 백신접종을 권고하고 나섰다. 2009년 내용을 새롭게 업데이트한 이번 성명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과 관련한 몇 가지 주요한 변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임상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현안에 대해 정리해 주고 있다.

성명은 15세 미만 여성의 HPV 백신접종 횟수를 2회로 줄여 권고하고 있으며, 올해 초 논쟁을 촉발시켰던 안전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문제 없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표명했다.

◇자궁경부암 실태

자궁경부암은 전세계적으로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며, 사망률 또한 높은 여성암 중 하나다. 지난 2012년 보고를 들여다 보면, 전세계적으로 자궁경부암 원인의 사망이 26만 6000건으로, 여성암 사망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연간 4000명 이상이 자궁경부암을 신규 진단받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결코 등한시할 수 없는 암종이다. 특히 자궁경부암의 경우, 자궁경관 내부에서 발병하는 자궁경부 선암이 선별검사로 진단되지 못하는 사례가 많고 재발률이 높은 것은 물론 예후가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자궁경부암의 주된 원인은 HPV와 관련돼 있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발암성의 고위험 HPV 유형의 지속적인 감염은 자궁경부암 발생과 강한 연관성을 맺고 있다. "HPV 16형에 감염될 경우 자궁경부의 편평세포암종 발생위험이 비감염자와 비교해 400배, HPV 18형은 250배나 높다"는 것이 WHO의 설명이다.

성명은 전세계 여성 가운데 HPV 감염률이 11.7% 정도로 추정된다며, 이 가운데 25세 미만 젊은 연령대의 감염률이 21.8%로 가장 높다고 밝혔다. 국가별로 보면 감염률이 1.6%에서 41.9%까지 오르락 내리락 하며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WHO는 이를 고려해 자궁경부암과 HPV 관련 질환이 국제 공중보건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암종

자궁경부암은 현존하는 암종 가운데 백신으로 발병과 진행을 막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례에 속한다. HPV 백신을 통해 감염을 미리 차단하는 적극적인 1차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WHO가 이번 성명을 통해 HPV 백신의 적용이 각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돼야 한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성명은 자궁경부암과 여타 HPV 원인질환의 예방을 위해 HPV 백신이 적용돼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성명은 자궁경부암 및 HPV 관련 질환의 예방에 있어 HPV 백신을 주된 수단으로 꼽고 있다. 자궁경부암 선별검사와 함께 HPV 백신은 해당 질환의 폐해를 줄일 수 있는 주요 무기로 임상에 투입된다.

현재 임상에 적용되고 있는 HPV 백신은 4가 예방백신 가다실(HPV 6·11·16·18형)과 2가 예방백신 서바릭스(HPV 16·18형)가 있다. 성명에 따르면, 2014년 8월 현재까지 전세계 58개국(30%)에서 국가예방접종사업에 HPV 백신을 포함시키고 있다.

성명은 이 두 가지 백신을 모두 다루고 있는데, 주요 타깃그룹을 9~13세 연령대의 소녀들로 잡고 있다. "HPV 백신은 이전에 바이러스 노출경험이 없는 사람들에서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에, WHO가 권고한 1차타깃 그룹인 9~13세 여성 연령대에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15세 미만은 2회접종" 권고

이번 성명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주요 타깃그룹에 대한 HPV 접종 스케줄을 줄여서 권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명은 "백신 면역원성의 비열등성을 입증한 근거 검토와 비용효과 및 실용적 이점 등을 고려해 이전의 3회접종을 2회 스케줄로 변경해 권고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15세 미만 여성에서 2가와 4가 HPV 백신 모두 0·6개월 기간의 2회접종 스케줄이 권고된다"고 못박았다.

4가 백신과 관련해서는 "9~13세의 소녀와 소년에게 2회접종 스케줄(0.5mL, 0·6개월 기간)에 따라 투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4세 이상의 소녀와 소년들에게는 3회접종 스케줄(0.5mL, 0·2·6개월 기간)에 따라 백신을 투여하도록 권고했다.

2가 백신에 대해서는 9~14세 연령대의 소녀들에게 2회 스케줄(0.5mL, 0·6개월 기간)에 따른 투여를 권고했다. 첫회 접종 시점에서 연령이 15세 이상일 경우에는 3회 스케줄(0.5mL, 0·1·6개월 기간)이 권장됐다.

◇"HPV 백신 안전하다"

WHO는 이번 성명에서 HPV 백신과 관련한 안전성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보였다. "두 백신 모두 안전성 프로파일이 탁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내용이 이를 대변한다. WHO는 "산하 국제백신안전성자문위원회(GACVS)가 미국·호주·일본 및 두 백신 제조사를 통해, 승인 후 모니터링 결과를 모두 검토했다"며 "모든 데이터가 두 백신의 안전성과 관련해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임신 상태에서 HPV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는 제한적인 만큼, 임신 여성에서 사용을 피해야 한다"며 젊은 연령대 여성이 백신접종 시작 후 임신한 경우에 이후 접종은 출산(임신종결) 후로 미루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그리고 수유는 HPV 백신접종의 금기사항이 아니라고 부연했다.

◇면역원성과 유효성

새롭게 발표된 WHO 성명서는 '2·4가 백신의 면역원성과 유효성' 섹션을 통해 HPV 백신의 혜택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를 통해 두 백신의 차별화되는 효과의 차이 또한 엿볼 수 있다.

성명은 HPV 백신의 1차타깃 그룹을 9~13세 연령대 여성(2회접종 그룹)으로 잡는 동시에, 그 이상에 해당하는 청소년 또는 젊은 연령대 여성 그룹 또한 2차타깃으로 규정하고 3회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성명은 "18~26세 연령대 여성의 자궁경부상피내신생물(CIN3) 예방에 3회접종 스케줄의 HPV 백신이 매우 우수한 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IN3 예방

4가 백신은 3상임상을 통해 HPV에 감염된 적이 없는 경우에서 HPV 16·18형에 의한 CIN3 병변의 예방효과가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HPV 유형에 관계 없는 CIN3에 대한 유효성은 ITT-naive군(HPV에 감염된 적이 없었던 그룹)에서 43.0%, ITT군(Intention-To-Treat analysis)에서 16.4%를 나타냈다.

2가 백신 역시 3상임상에서 HPV 16·18형과 연관된 감염과 자궁경부 병변에 대해 우수한 유효성이 관찰됐다. 특히 HPV 유형과 관계 없는 CIN3에 대해서는 TVC-naive군(HPV에 감염된 적이 없었던 그룹) 분석에서 93.2%로 높은 유효성을 나타냈다. TVC군(Total Vaccinated Cohort) 분석에서는 HPV 유형과 관계 없는 CIN3에 대한 유효성이 45.6%였다.

△항체반응

성명은 또한 "(자궁경부암 예방과 관련해) 3회접종 스케줄의 두 백신이 9~15세 연령대 소녀들에서 가장 높은 항체반응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2가 백신의 경우, 항체반응양성(seropositivity)이 100%로 최소 8.4년 동안 높은 항체가(antibody tires)를 유지한다. 4가 백신은 최소 8년 동안 높은 항체가를 유지하는 가운데 항체양전율(seropositivity rate)이 IgG 분석에서 94.3%·89.4%·99.5%·88.8%(HPV 6·11·16·18형), cLIA 분석에서 88.4%·89.4%·99.5%·88.8%였다.

△1 대 1 면역원성 비교

성명은 두 백신의 면역원성에 대한 1 대 1 비교결과도 소개했다. HPV 16형과 18형의 중화항체(neutralizing antibodies) 형성과 관련해서는 2가 백신이 4가 백신에 비해 각각 3.7배와 7.3배씩 높았다(18~26세에서 1차접종 후 7개월 시점). 48개월 후 항체역가(GMTs) 역시 모든 연령군에서 2가 백신의 수치가 더 높았다(HPV 16형 2.0~5.2배, 18형 8.6~12.8배).

△교차예방 효과

성명은 두 백신의 교차예방과 관련해 "4가 백신의 경우 10가지 HPV 유형에 있어 HPV 31형에서만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한 반면, 2가 백신은 모든 임상군에서 HPV 31·33·45형이 6개월 지속감염과 CIN2에 대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교차예방 효과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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