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우울장애 약물치료 지침

 

대한우울조울병학회가 2012년에 발표한 한국형 우울장애 약물치료 지침서는 2002년 발표, 2006년 1차 개정 후 두 번째 업데이트판이다.

이번 진료지침도 국내자료가 많지 않기 때문에 국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가들의 컨센서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학회는 컨센서스의 내용이 근거들과 상충되지 않고, 역으로 근거중심의 가이드라인들이 제시하지 못하는 다양한 임상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약물치료 진료지침이지만 적절한 정신사회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정신병적 양상 동반 여부에 따른 치료전략

진료지침에서는 중증도, 정신병적 양상 및 신체 장애 동반여부, 환자군에 따른 특정 임상상황 별로 치료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가이드라인을 포함한 근거를 기반으로 권고사항을 제시하기보다는 국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컨센서스를 도출, 선호되는 치료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정신병적 양상이 없는 환자 : 1차치료 전략

 

경도~중등도 삽화가 있는 경우 초치료 전략으로 항우울제 단독요법이 1차치료 전략이자 최우선으로 선호됐다. 2차 전략으로는 항우울제 + 항우울제, 항우울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병합요법이 제시됐다.
중증 삽화도 경도~중증도 삽화 환자와 같은 치료전략에 선택됐지만, 2차 초치료 전략으로는 항우울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요법이 더 선호됐다.

전략에 대한 약물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됐다. 경도~중등도 삽화에 대한 항우울제로는 플루복사민을 제외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밀나시프란를 제외한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재흡수 억제제(SNRI), 미르타자핀이, 중증 삽화에서는 플루복사민과 플루옥세틴을 제외한 SSRI, 밀나시프란을 제외한 SNRI, 미르타자핀이 1차로 선호됐다. 이외 삼환계 항우울제(TCA), 부프로피온 등 대부분의 약물들은 선호도가 낮은 2차 약물로 선택됐다.

눈에 띄는 특징은 플루옥세틴이 중증 삽화에서 2차 약물로 제시됐다는 점과 선호도는 낮지만 경증~중등증에서 1차 선호 약물에 포함됐던 밀나시프란이 중증 삽화에서는 2차 선호 약물로 제시됐다는 것이다<표 1>.

▶정신병적 양상이 없는 환자 : 2차치료 전략
초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 사용하는 2차치료 전략은 치료반응이 없는 경우와 부분적으로 치료반응이 있는 경우로 나눠졌다.

치료반응이 없는 경우 1차적 다른 항우울제로 교체·추가하는 전략에 의견이 모였고, 부분적인 치료반응이 있을 때는 다른 항우울제 추가,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을 추가하는 전략을 1차적으로 선택했다.

2차적으로는 치료반응이 보이지 않았을 때는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추가, 강화약물 추가를, 부분적인 치료반응을 보이는 경우는 강화약물 추가, 다른 항우울제로 교체하는 전략을 각각 선호했다.

강화약물로는 항경련제, 리튬, 부스피론, 핀도롤, 정신자극제, 갑상선 호르몬 제제 등이 제시됐다.
구체적인 약물로는
△초기에 SSRI를 사용할 때는 SNRI와 미르타자핀을 1차 교체약물로 선호했고, 다음으로 다른 SSRI로 교체, 부프로피온, TCA, 티아넵틴을 2차 약물로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
△SNRI 약물을 투여하고 있을 때는 SSRI, 미르타자핀을 1차 교체약물로, 2차로는 다른 SNRI 약물, 부프로피온, TCA, 티아넵틴이 선택됐다.
△TCA를 사용하고 있었을 때는 SSRI, SNRI, 미르타자핀이 1차로, 부프로피온, 티아넵틴, 모클로베마이드, TCA가 2차약물로 꼽였다.
△미르타자핀을 투여했을 때는 SSRI, SNRI를 1차 약물로, 그 다음으로는 부프로피온, 티아넵틴, TCA를 2차 약물로 했다.

▶정신병적 양상이 없는 환자 : 3차치료 전략
이번 진료지침에는 3차치료 전략에 대한 부분이 추가됐다. 구체적인 치료전략은 2차치료 전략에 따라 구분됐다.
△다른 항우울제로 교체한 후에도 반응이 불충분한 경우에는 또 다른 항우울제 추가,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추가, 강화약물 추가를
△다른 항우울제를 추가한 후에도 반응이 불충분할 경우에는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을 추가하거나 다른 항우울제로 교체하는 방법을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약물로 교체한 후에도 반응이 불충분한 경우에는 다른 항우울제를 추가하는 방법을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을 추가한 후에도 반응이 불충분할 경우 다른 항우울제를 추가, 또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약물로 교체, 다른 항우울제로 교체 하는 방법을
△강화약물을 추가한 후에도 반응이 불충분한 경우에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을 추가, 다른 항우울제를 추가, 다른 항우울제로 교체,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약물로 교체하는 방법을 각각 1차로 선호했다<그림 1>.

▶정신병적 양상을 동반한 환자 : 1차치료 전략

 

정신병적 양상이 동반됐을 경우에는 병합요법을 우선적으로 사용한다. 1차전략으로는 항우울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병합요법에 중지가 모였다. 이후 2차전략으로는 항우울제 + 정형 항정신병약물, 항우울제 + 항우울제 병합요법,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단독치료, 항우울제 단독치료, 기분조절제 단독치료, 전기경련요법, 3차 전략으로는 정형 항정신병약물 단독치료가 꼽혔다.

진료지침에서는 1차 선택 항우울제로는 미르타자핀, 시탈로프람, 벤라팍신, 파록세틴, 설트랄린, 둘록세틴, 플루옥세틴을 제시했고, 2차약물로는 밀나시프란, 플루복사민, 부프로피온, 아미트립틴, 이미프라민, 노트립틴, 클로미프라민, 모클로베마이드, 티아넵틴, 트라조돈을 제시했다.
항정신약물의 경우 1차 선호 약물로는 퀘티아핀, 아리피프라졸, 올란자핀, 리스페리돈, 2차 약물로는 마이설프라이드, 지프라시돈, 블로난세린, 로도핀, 클로자핀, 정형 항정신병약물을 제시했다<표 2>.

▶정신병적 양상을 동반한 환자 : 2·3차치료 전략
항우울제와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의 병합치료를 적절한 용량으로 충분한 기간 동안 시행했음에도 충분한 치료반응을 보이지 않을 경우의 2차치료 전략으로는 다른 항우울제 추가,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약물로 교체, 다른 항우울제로의 교체를 우선적으로 시행하도록 했고,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추가, 강화약물 추가, 정형 항정신병약물 추가도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2차치료 전략으로 효과가 없을 경우에 대한 치료전략도 진료지침에서 제시하고 있다.
△다른 항우울제로 교체한 후에도 치료 반응이 불충분한 경우에는 다른 항우울제 추가,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교체 또는 추가할 것을 권고했고
△다른 항우울제를 추가한 후에도 치료 반응이 불충분한 경우에는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약물로 교체 또는 추가, 다른 항우울제로 교체하는 전략을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약물로 교체한 후에도 치료 반응이 불충분한 경우에는 다른 항우울제를 추가 또는 교체하거나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약물로 교체하도록 했고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추가 후에도 반응이 불충분한 경우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약물로 교체, 다른 항우울제로 추가 또는 교체를 권고했다.
△강화약물 추가 후에도 반응이 없다면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이나 다른 항우울제로 교체 또는 추가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강화약물로는 항경련제, 리튬을 우선 고려하고, 부스피론, T3, 정신자극제, 핀도롤도 치료전략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그림 2>.

 


환자 아형에 따른 치료전략

진료지침에서는 기분부전 장애와 우울증의 아형, 소아·노인·여성 등 환자의 분류에 따른 각각의 치료전략도 정리했다.

▶기분부전 장애 동반 환자
기분부전장애가 동반된 환자에게는 항우울제 단독치료를 최우선 전략으로 권고하고 있고 2차치료로 항우울제 + 항우울제, 항우울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병합치료,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및 기분조절제 단독치료, 3차치료로는 항우울제 + 정형 항정신병약물 병합요법 또는 정형 항정신병약물 단독치료를 권고했다.

1차치료 약물로는 시탈로프람, 플루옥세틴, 설트랄린, 파록세틴, SNRI, 미르타자핀, 2차약물로는 TCA, 플루복사민, 부프로피온, 티아넵틴 등을 제시했다.

▶임상아형에 따른 치료전략
진료지침에서는 멜랑콜리형과 비정형 양상·계절성 양상 동반 우울증에 대한 별도의 약물전략을 제시했다. 멜랑콜리형 우울증에 대한 1차약물로는 시탈로프람, 플루옥세틴, 설트랄린, 파록세틴, SNRI, 미르타자핀을 처방하도록 의견을 정리했고, 2차약물로는 TCA, 플루복사민, 부프로피온, 티아넵틴을 추천했다.
비전형양상 우울증, 계절성 양상 동반 우울증도 큰 틀에서는 멜랑콜리형과 동일한 전략을 취하지만 부프로피온이 2차약물에서 1차약물로 사용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소아·청소년 우울증
소아·청소년 우울증은 중증도와 정신병적 양상의 유무에 관계없이 항우울제 단독치료를 1차치료 전략으로 사용하고, 2차 전략으로는 선호도나 의견 정도에 차이는 있었지만 항우울제 + 항우울제, 항우울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병용요법, 기분조절제,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단독치료를 고려토록 했다.
3차 전략으로는 항우울제 + 정형 항정신병약물 병합요법, 전기경련요법, 정형 항정신병약물 단독치료가 꼽혔다.

▶노인 우울증
노인 우울증 환자에게는 경도~중등도 증상이거나 정신병적 양상이 없는 중증 삽화 환자에게는 항우울제 단독치료를 1차치료 전략으로, 정신병적 양상을 동반한 중증 삽화에서는 항우울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벙용전략을 1차치료 전략으로 권장했다.

1차약물로는 시탈로프람, 설트랄린, 파록세틴, SNRI, 미르타자핀이 꼽혔고, 2차약물로는 TCA, 플루옥세틴, 플루복사민, 부프로피온, 티아넵틴, 모클로베마이드가 선택됐다.

▶여성 우울증
여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월경전 불쾌기분장애에 대해서는 1차치료 전략으로 항우울제 단독치료를, 항불안제 단독치료, 기분조절제 단독치료, 기타(경구용 피임약, 갑상선 제제, 정신자극제, NSAID, 이뇨제, 영양제 등)가 2차 전략으로 선택됐다. 1차 약물로는 시탈로프람, 플루옥세틴, 파록세틴, 설트랄린, 둘록세틴, 벤라팍신이 권장됐다.

산후우울증과 연관된 경도 및 중등도 삽화에도 1차치료 전략으로는 항우울제 단독치료가 꼽혔고, 항우울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병합치료, 기분조절제 단독치료, 기분조절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병합치료, 하우울제 + 에스트로겐 병합치료,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단독치료가 2차 전략으로 선택됐다.
한편 정신병적 양상이 없는 중증 삽화의 산후우울증에서는 항우울제 단독치료, 항우울제 +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병합치료를 1차 치료전략으로 제시했다.

부작용 고려한 항우울제 선택

이번 진료지침이 약물치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만큼 약물로 인한 부작용 혹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신체장애에 대해서도 별도로 다루고 있다.

성기능장애 부작용이 우려될 경우에는 부프로피온이 1차선택 약물로, 미르타자핀은 2차선택 약물로 선호됐다. 졸림이나 진정작용이 강한 약물이 필요할 경우에는 부프로피온이 1차선택 약물로, 시탈로프람, 플로옥세틴이 2차약물로 선택됐다. 체중증가가 적은 약물로는 부프로피온, 플루옥세틴, 시탈로프람 순으로 꼽혔고, 수면장애를 고려할 때는 미르타자핀, 트라조돈, 파록세틴 순의 선호도를 보였다. 소화기장애(오심·구토)의 부작용이 우려될 때는 미르타자핀, 항콜린성 부작용에 대해서는 시탈로프람, 부프로피온, 설트랄린 순으로 선호됐다.

고혈압, 저혈압, 간질, 부정맥 등 위험성이 가장 적은 약물로는 시탈로프람이, 세로토닌 증후군이 있을 경우에는 부프로피온, 자살사고 증가가 걱정될 때는 미르타자핀을 권고했다. 한편 당뇨병, 갑상선, 간, 신장질환이 동반됐을 경우 시탈로프람이 선호됐고, 2차약물로 설트랄린이 고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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