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관절염 및 통풍 치료의 최신지견 업데이트

제32차 세계내과학회(WCIM 2014)가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이번 국제학회에는 만성질환을 주로 다루는 내과의 특성상 암, 고혈압, 당뇨병, 호흡기 및 소화기 질환, 기초과학과 예방의학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질환군이 다뤄졌다.  

더욱이 13개 국내학회가 공동참여해 통합학회의 물꼬를 텄다는 데 그 의미가 큰데, 여기서 가장 먼저 추계학회 공동참여를 선언한 대한류마티스 학회의 프로그램 가운데 주목을 받았던 주요 세션을 정리했다. 

△ 관절질환 선결과제, 감별진단의 중요성
 

▲ WCIM 2014에서 발표 중인 심승철 교수(충남의대)

대한류마티스학회 홍보이사인 심승철 교수(충남의대 류마티스내과)는 '관절질환 혹은 결합조직에 발생하는 다양한 질환의 진단적 접근'을 주제로 전문가 견해를 발표했다.

개원가에서 벌어지는 관절질환의 오진과 관련해 감별진단의 중요성과 임상검사 상 특정 바이오마커의 측정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심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RA)은 해외 경우 6개월이면 진단이 되는 데 반해 국내는 평균 20개월 이상 진단이 지체되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RA 환자가 6개월 이상 진단이 늦어지면 뼈 손상이 이미 시작된다. 환자와 의사 모두 이 같은 관절질환을 노화의 과정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게 원인"이라고 우려했다.

RA는 통상적으로 7일이면 진단이 가능한 질환임에도 환자와 의사 모두 인식이 저조해 해당환자가 단순히 진통제만 처방받다가 질환을 키운다는 얘기다.

이에 해당 증상이 의심되는 환자가 내원을 했을 때 질환이 근골격계 혹은 신경계, 혈관계, 판코스트증후군 등에 기인하는지를 충분히 고민해 봐야한다.

여기에 관절과 비관절 질환의 명확한 구분이 포함되며 무릎관절 내부 장애와 함께 엄지 손가락의 신근건염인 손목건초염, 뼈에 기인한 파제트병, 유골골종, 골연화증, 침윤성질환인 림프종, 전이성 질환 등의 유사 증상 질환과의 감별이 중요해지고 있다.

확실한 감별진단에는 무엇보다 다양한 임상검사(laboratory test)가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환자가 호소하는 임상적 증상에 더해 특정 바이오마커의 측정은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치료 반응 예측이 가능하고 치료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심 교수는 "실제 모든 바이오마커가 특정 질환의 민감도와 특이도를 다 만족시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임상검사를 통해 치료의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며 "임상검사의 마커들이 양성 혹은 음성으로 각기 다른 소견을 나타낼 수 있어서 병인요인의 각별한 감별이 요구된다"고 역설했다.

△ 일본의 RA치료 현황, 생물학적제제 전환 정밀 타깃팅 가능
이어 일본산업의과대학 Yoshiya Tanaka 교수는 일본에서 시행되는 RA 치료의 최신 지견을 소개했다.

Tanaka 교수는 일본에서도 메토트렉세이트(MTX)로 대표되는 합성 sDMARDs에서 생물학적제제(bDMARDs)로의 치료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물학적제제의 도입에 따라 질환의 정밀한 타깃팅(pin point targeting)이 가능해지면서 치료 효과가 증대됐다는 것이다.

보편적으로 RA 진단 후 환자의 질병활성도 조절과 관절 손상 예방을 위해 MTX 치료가 시작되지만, RA 병태생리에서 TNF와 IL-6의 기전이 밝혀진 상황에서 이에 직접 작용하는 생물학적제제는 RA 치료 효과를 혁신적으로 높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Tanaka 교수는 "실제 RA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낮은 질병활성도(LDA)를 유지해 임상적 관해에 도달하는 한편 구조적 및 기능적인 관해까지 이르는 것"이라며 "생물학적제제와 MTX의 사용은 지속적 관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선데 특히 일본에서는 바이오시밀러인 인플릭시맙(infliximab)의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치료 효과가 놀랍도록 증가했다"고 상황을 알렸다.

최근 일본의 RA 치료에 대해 "최근에는 JAK-3 매개 신호체계를 타깃으로 하는 토파시티닙(tofacitinib)을 포함해 키나아제(kinase) 억제제가 새로운 옵션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러한 집중적인 치료가 때로는 약물사용에 따른 이상반응과 의료비용의 증가를 가져오기 때문에 선별검사와 환자 모니터링을 통해 치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 통풍성 관절염 제대로 알고 치료하자
보스톤의대 최현규 박사는 통풍치료에서 알로퓨리놀(allopurinol)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과 급성 통풍치료의 업데이트된 내용을 발표했다.

통풍은 고요산혈증으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성 관절염이다. 하지만 통풍치료가 의료진의 관심분야에 벗어나 있고 부정적인 고정관념으로 인해 효과적인 치료에 장벽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 통풍 유병률이 급증한데는 비만과 고혈압 환자의 증가가 상당수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풍의 관리에 있어 미국에서는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비만을 줄이고 육류 및 당이 포함된 음료의 섭취를 줄이면 혈청요산(SUA) 수치를 낮춰 통풍발생의 위험 및 인슐린 내성, 심혈관-대사질환의 예방까지 가능하다고 보고있다.

최 교수는 유제품, 채소, 견과류, 콩류, 당이 적게 포함된 과일, 통곡물의 섭취가 통풍 환자에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약물치료는 통풍의 잘병활성도와 SUA 수치가 목표점에 도달하지 않으면 요산을 낮추기 위해서 예방적인 항염증제 치료를 추천한다.

급성 통풍에서는 NSAIDs, 코르티코스테로이드, 경구용 콜키친(colchicine)을 1차 치료제로 권고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최 교수는 "SUA 수치를 최소 6mg/dl 미만으로 정해 통풍 증상을 조절한다"면서 "알로퓨리놀의 첫 시작용량을 1일 100mg이하로 제한하고 중등증 이상의 만성신장질환의 경우 50mg으로 권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HLA-B5801대립유전자 양성 환자는 알로퓨리놀 초기투약에 과민반응의 위험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이 유전자 비율이 높은 한국인, 중국의 한족, 태국인에서는 유전자검사를 통해 사전 선별검사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양날의 검'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안전성 논쟁은 아직도…
스테로이드 약물을 총칭하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알레르기, 면역질환, 악성질환에 널리 사용되지만 류마티스질환에서는 여전히 논쟁거리 가운데 하나다.

저용량 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초기 RA에서 질병조절 효과와 함께 항염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줄여나갈지는 정확히 밝혀진 연구가 없다.

대한류마티스학회 보험이사인 김현아 교수(한림의대 류마티스내과)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사용의 효과와 문제점에 대한 이슈를 발표했다. 해외 가이드라인 마저도 국가별로 제각각이라 의문이 따른다.

김 교수는 "미국류마티스학회(ACR)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의 사용을 추천하지 않는 반면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와 캐나다류마티스학회(CRA)는 초기 치료 전략에 있어 경구용 및 근주, 관절주사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DMARDs에 추가해 사용할 수 있다고 권고를 했다"면서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의 위해성과 혜택에 대해서 국제 가이드라인 조차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만큼 적응증 및 용량, 투약기간, 약물감량 전략에 있어서 충분히 논의가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최우수 연구논문상, 한국인에서 아바타셉트 장기간 효과 평가
이날 심포지엄에는 대한류마티스학회 논문상 수상식이 이어졌다.

최우수 논문상 수상에는 충남의대 심승철교수, 최우수상에 가톨릭의대 박성환 교수, 우수 논문상 가톨릭의대 김지현 교수, 우수상에 서울의대 신기철 교수, 임상화보상에 순천향의대 김숙현 교수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 대한류마티스학회 추계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한 심승철 교수

충남의대 심승철 교수의 최우수 논문상 수상작 연구는 다기관 연구로 한국인에서의 아바타셉트 장기간 안전성과 효과를 평가한 연구였다.

심 교수는 "이미 MTX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서 T세포의 CD28에 영향을 주는 약물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라는 점과 반대로 CD28이 T세포의 활성화에 반드시 필요한 물질인지도 궁금증이 일었다. 또한 특히 노인에서는 CD28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를 차단하는 약물의 효과에 의문을 가졌던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더해 기존 TNF-α억제제와 달리 체중에 따른 용량을 사용하기 때문에 한국인 처럼 체중이 적은 환자에서는 상대적으로 효과가 떨어지고 이상반응이 덜 할수 있다는 점도 있었다.

장기간 연구결과 환자에서 TNF-α억제제와 비슷한 수준의 효과가 확인됐다. 평균 4년정도 추적관찰에서 꾸준히 효과가 나타났고 전반적인 약물의 안전성 프로파일에 있어서도 기타 자가면역질환 및 감염 발생이 TNF-α억제제 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심 교수는 "4년 추적관찰 기간 중 2명의 사망환자가 있었다. 한명은 대조군에서 나왔고, 아바타셉트군은에서 발생한 사망은 다른 질환의 공존으로 인해 약물과와는 관련이 없었다"며 "약물을 장기간 사용하다 보면 항약물항체(antidrug antibody)가 생겨서 약물의 효과가 떨어지는 경향이 관찰되는데 총 14명에서 항양물항체가 관찰됐고 대부분은 아바타셉트의 항체였다. 즉 중화 항체가 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약제의 효과가 감소하지는 않았다"고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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