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증인신문]저수가 개선-건정심 구조개편 강조...갑상선암 과다진단-불법 성형수술도 '이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대한병원협회 박상근 회장(사진 왼쪽)과 이계융 상근부회장. 박상근 회장은 이날 저수가 개선, 건정심 구조개편의 필요성 등을 강하게 주장했다.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박상근 대한병원협회장이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 저수가의 폐단과 건정심 구조개편, 의료전달체계 개편 필요성을 강도높게 주장했다.

현직 대한병원협회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 국회의원들에게 의료계의 입장을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천금같은 기회를 얻은 셈인데, 병원계는 이 기회를 십분 활용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0일 국정감사 일반증인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증인은 박상근 대한병원협회장이다.

"의료기관 경영난, 저수가가 근본원인...건정심, 개혁해야"

박상근 병협회장은 의료기관 경영난의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의 질문에 "원가이하의 수가"라고 잘라 말했다.

박 회장은 "더불어 원가 이하의 의료비를 보전하던 비급여가 급여화되면서 통상수가의 절반이나 1/3 수준으로 가격이 정해져 병원의 어려움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보험심의위원회의 구조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박 회장은 "현재 건정심 위원 가운데 공급자 몫이 1/3에 못 미친다"며 "이를 민주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수가계약이 결렬되면, 건정심에서 수가계약 결렬의 책임을 의료계에 물어 대개는 마지막 결렬된 수치보다 낮은 수가계약을 하게 된다"며 "이로 인해 의료공급자들이 좌절하고 있다. 의료기관의 회계를 투명하게 들여다보고 그에 맞는 수가계약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토요가산 병원으로 확대...비급여 손실 보전해야"

각종 보건의료정책에 대해서도 의견을 냈다.

일단 토요가산제도와 관련해서는, 토요가산 병원급 확대를 요구했다.

박 회장은 토요가산 운영현황을 묻는 새누리당 김제식 의원의 질의에 "진료는 토요일, 일요일 관계없이 이뤄져야 하나, 주 5일제라는 근로요건이 있다보니 병원들에서는 휴일이나 시간외 근무시 직원들에게 인건비를 가산해줘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병원급에 대해서도 토요진료 가산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선택진료비 급여화 등 보장성 강화 정책에 대해서는 "부분적 해법보다는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만큼 수가체계도 정상적이고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장성 강화에 앞서 정부가 병원계에 약속한 '실손실-실보상' 약속을 지키라는 압박이었다.

의료전달체계 개편에 대해서는 환자들의 의료이용 및 공급 행태 개선을 유도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박 회장은 "우리나라는 전국민이 건강보험에 의무가입되어 있고, 모든 의료기관은 당연지정제로 건강보험 진료를 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의료이용 행태나 공급행태에 대해서는 명확한 절제나 제약이 없다. 전달체계와 관련된 심도 있는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 김선웅 법제이사(사진 오른쪽)와 박영진 기획이사(왼쪽)는 대리유령의사 논란과 불법 과대광고 논란과 관련, 국감 증언대에 섰다.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성형외과의사회 "비뚤어진 성형산업, 바로잡아야"

이날 감사장에는 또 성형외과의사회 김선웅 법제이사와 박영진 기획이사도 증인으로 참석, 성형 불법의료행위와 불법 과대광고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왜곡 성장하고 있는 성형산업을 바로 잡기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

김 이사는 유령의사 실태를 묻는 새정치민주연합 양승조 의원의 질의에 "굉장히 만연해있고 규제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의사면허를 주는 것은 사회가 의사에게 수술과 마약사용에 대한 권능을 준 것인데, 돈에 눈이 먼 일부 의사들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불법과다광고 논란과 관련해서도 "다른나라에는 없는 일이다. 수술전후의 사진은 의료진들이 수술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찍어놓는 것인데, 일부 의사들이 이를 이용해 광고를 하고, (고발을 하면) 의료법 저촉여부를 법원에서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성형외과 의사로서, 동료 성형외과 의사를 사회에 고발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환자안전을 지키고 의료질서를 바로 잡기 위한 것"이라며, "더 이상 의료질서 왜곡을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갑상선암 과다진단 논란도 이슈...의사연대 '목청'

갑상선암 과다진단 논란도 이슈 중 하나로 다뤄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 의원은 갑상선암 과다진단 의혹을 제기한 의사연대 측 인사들을 불러, 의견을 청취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용식 건국대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는 "갑상선암 환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초음파 검진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지난 10년 사이 불필요한 환자가 20만명 가까이 발생했다. 국가적 재앙에 가까운 피해가 발생했지만, 정부는 지난 10년간 손을 놓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논란 이후 마련된 갑상선암 검진 권고안에 대해서도, 타당치 않다는 반론을 냈다.

이용식 교수는 "권고안 마련에 참여한 17명의 의원 중 11명이 직접 이해당사자인 내분비, 외과계열로 꾸려졌고 다른 분야도 이들의 의견에 동조하는 의사들을 참가시켰다"면서 "근거를 따르자면 초음파검사가 필요치 않다는 결론이 나와야 했지만, 위원회 회의결과에서는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불확실하며 특정 군을 만들어 그들에 대해서는 초음파 검진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등 왜곡된 결론을 내놨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목희 의원은 권고안을 마련하는 과정이 공정치 않았다고 지적하며 복지부에 찬반 양측을 모두 포괄하는 공개토론을 하라고 요구했고, 복지부는 조만간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다국적제약사를 대표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KRPIA 이상석 상근부회장과 김성호 전무(사진 왼쪽부터).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다국적제약사 "국내 제약산업 발전 기꺼이 협력"

다국적제약사들의 사회적 역할도 화두가 됐다. 의원들은 날카로운 질의와 격려를 오가며 다국적사들에 국내 투자확대와 고용창출, 사회공헌 등을 당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양승조 의원은 "시장점유율은 30%를 넘는데도 41개 다국적제약사 가운데 한국공장을 두고 있는 곳은 얀센과 오츠카, 바이엘 뿐"이라면서 "때문에 다국적사들이 수입도매상 역할을 하면서 국내에서 얻은 수입을 해외로 넘기는 통로역할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이 같은 비판에 대해 협회차원에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다국적사들이 국내에 기여할 방안이 있는지 찾아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상석 KRPIA 상근부회장은 "다국적사 기여활동이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 회원사 모두 한국에서 활동하는 만큼 이윤을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가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려면 제약산업에 반드시 뛰어들어야 하는 당위성이 있다고 본다"며 "다국적사가 국내 제약산업 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국내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기꺼이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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