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소통, 사회적 상호작용 눈에띄게 개선

브로콜리 속 설포라판(Sulphoraphane) 성분이 자폐증 완화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 자폐증의 새로운 치료 열쇠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Kanwaljit Singh 교수팀이 하버드 의대팀과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0월 1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한 연구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13~27세 중도 자폐스펙트럼장애(ASD)를 동반한 남성환자 40명을 대상으로 브로콜리 싹 추출물인 설포라판이 ASD 증상 완화에 어떠한 효과를 발휘하는지 알아봤다.

대상군은 설포라판군과 위약군으로 분류한 뒤 총 18주간 설포라판군인 29명에게는 체중을 고려해 각각 50~150μmol을 투여했고, 위약군인 나머지 15명에게는 위약을 복용하도록 해 추후 경과를 살펴봤다.

시험에 앞서 연구팀은 행동평가방법 3개를 이용해 ASD 환자의 사교성, 언어적 의사소통 등을 평가했다. 이를 위해 the Aberrant Behavior Checklist(ABC), Social Responsiveness Scale(SRS), Clinical Global Impression Improvement Scale(CGI-I) 평가지표를 사용했다.

아울러 치료를 진행하면서 4, 10, 18주차라는 명확한 기점을 정해놓고 행동평가를 실시했고, 최종평가는 치료 완료 4주 후에 실시했다.

분석 결과 설포라판을 복용한 ASD 환자 대부분이 의사소통과 사회적 상호작용 등이 눈에띄게 향상됐는데 그 효과는 치료기간 동안 지속됐다. 18주 후에는 ABC와 SRS 항목에서 점수가 각각 34%, 17% 가까이 감소했다. 여기에는 성급함, 과잉행동, 동기부여, 매너리즘 등의 항목에서 점수가 개선됐다.

더불어 CGI-I 평가에서도 놀랄만큼의 결과를 보여줬는데 사회적 상호작용, 이상행동, 의사소통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이와 반대로 위약군에서는 3.3%의 개선도를 보여 효과적인 측면에서 의미있는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다만 이 같은 효과는 설로라판 투여를 중단하자마자 사라졌다. 이를 두고 연구팀은 "설포라판이 일시적으로 세포들을 활발하게 움직이도록 해 ASD 증상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Singh 교수는 "현재까지 자폐증 즉 ASD 발병원인은 크게 전체 뇌 크기와 측두엽 이상과 연관된 신경해부학적 원인과 신경전달 물질과 연관된 생화화적 원인 2가지라로 나뉜다고 알려져 있다"면서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설포라판이 생화화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작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라고 피력했다.

하지만 그는 "모든 환자에서 증상이 개선되는 정도가 일괄적이지 못해 더 명확한 연구 결과를 도출해내기 위해서는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다른 저자인 하버드의대 Paul Talalaye 교수도 "브로콜리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설포라판 함유량도 천차만별"이라며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등을 과다로 섭취한다고 해서 이번 연구에 사용된 정도의 설포라판을 섭취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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