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설문조사 결과, 간호사 직종 근무시간 길고 근속연수 가장 짧아

병원종사자의 절반 이상이 현재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직 사유로는 힘든 근무와 낮은 임금수준을 꼽았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종합은 올 3월~5월 보건의료산업 종사자 1만 826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노동조건 실태조사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병원종사자들의 평균 근무시간은 일 평균 9.8시간, 주당 48.9시간으로 조사됐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임금노동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 42.9시간에 길다.

직종별로는 ▲경비안내 53시간 ▲의무기록사 51.6시간 ▲조리배식 51.2시간 ▲안경사 50.3시간 ▲사무행정 50.5시간 ▲운전 50.5시간 ▲간호사 49.1시간 순으로 근무시간이 길었다.

보건노조는 "병원종사자들의 주당 근로시간이 최근 몇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는 토요 근무확대 등의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노조에 따르면 의료기관의 66%에서 일부 부서나 외래 등의 토요근무제가 진행되고 있었으며, 근래 더 확대되는 추세다.  토요근무 시행기관은 공공병원(47.1%)에 비해 민간병원(73.9%)이 1.5배 가량 많았다.

한편 병원종사자들의 평균 근속년수는 9.5년으로, 10년이 채 안됐는데 특히 간호사 직종에서 평균 근속기간이 7.5년으로 짧았다.

▲보건의료산업종사자 노동시간 변화 추이(보건의료노동조합).

보건의료산업 종사자들의 직장생활 만족도도 낮게 나타났다.
  
직장생활 만족도에 대한 설문결과, 대체로 다소 불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이유로는 긴 노동시간이 1순위, 인사노무, 임금수준, 복지후생 등이 뒤를 이었다.

병원 종사자들은 격무의 원인으로 병원 운영 실태를 지적했다.

응답자들은 자신이 종사하는 병원이 의료공공성(31%)보다는 영리 경영을 추구(37%)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했고, 병원 조직운영이 △경영불투명성 38.2% △인사정책 패쇄적 42% △직원통제 36.3% 등의 면에서 비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에 대한 신뢰도도 19.7%로 낮은 편이었고 내부 구성원과의 의사소통에 대해서도 불만족한다는 답이 44.4%로 높았다.

아울러 병원종사자들의 절반 이상(57.5%)은 최근 몇 년간 노동조건은 악화되었다고 판단하고 있었고, 그에 따라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54.1%)고 밝혔다. 이직 고민 사유로는 근무가 힘들며, 임금수준이 낮다는 답이 가장 많았다.

▲이직 의향 및 이유(중복응답, 보건의료노동조합)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설문결과는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인력부족 상태가 노동현장에 어떤 악순환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주고 있다"면서 "인력부족으로 인해 장시간 노동이 계속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직장생활에 대한 불만이 이직으로, 잦은 이직이 다시 인력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병원 인력확충은 환자안전과 의료 질 개선, 노동자 근로조건 개선,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3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최고의 정책"이라며 정부의 노력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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