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인보다 5년 빨리 발병...수축기 혈압은 협심증·이완기는 대동맥류에 영향 커

 

100만명이 넘는 코호트 집단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관찰연구를 통해 고혈압과 심혈관질환 위험의 연관성이 새롭게 보고됐다. 특히 수축기와 이완기혈압의 상승에 따른 각각의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세밀히 제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파르보건연구원의 Eleni Rapsomanki 연구팀은 최근 Lancet 2014;383:1899-1911에 ‘혈압과 12개 심혈관질환’ 제목의 연구결과를 발표, “대규모 데이터 관찰을 통해 고혈압의 실질적인 위협이 밝혀졌다”며 “추가적인 임상시험을 통해 새로운 항고혈압 전략을 구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혈압과 심혈관질환 위험
연구팀은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30세 이상 성인 125만명을 코호트로 구성해 고혈압이 심혈관질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고혈압은 혈압이 140/90mmHg 이상이거나 항고혈압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로 규정했다. 고혈압이 있는 30세 이상 성인에서 평생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은 63%로 정상혈압의 46.1%와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또 고혈압 환자들은 정상인에 비해 5년 더 빨리 심혈관질환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대상이었던 12개 심혈관질환 별로는 안정형 협심증 8.9% 대 4.9%, 불안정형 협심증 10.1% 대 6.7%, 심근경색증 8.0% 대 5.5%, 관상동맥질환 사망 2.5% 대 1.9%, 심부전 7.8% 대 5.2%, 심장발작/급성 심인사 2.3% 대 1.8%, 일과성뇌허혈발작(TIA) 6.5% 대 5.9%, 허혈성 뇌졸중 7.6% 대 6.5%, 지주막하출혈 0.9% 대 0.6%, 뇌내출혈 1.3% 대 0.9%, 말초동맥질환 5.8% 대 4.5%, 복부대동맥류 1.6% 대 1.5%로 고혈압 대 정상혈압의 평생 위험도가 차이를 보였다. 안정형 협심증이나 심부전 등은 정상혈압 대비 고혈압의 심혈관질환 평생 위험도가 1.5~1.8배 정도 높으나, 허혈성 뇌졸중이나 복부대동맥류 등은 1.1배에 그친다<그림>.

 
 

혈압상승 폭과 심혈관질환 위험
연구팀은 혈압의 증가 정도에 따라 각 심혈관질환 위험은 얼마나 높아지는 지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연령과 성별을 보정한 상태에서 전반적으로 혈압이 20/10mmHg 상승할 경우 12개 심혈관질환 위험 모두 유의하게 증가했다. 하지만 수축기와 이완기혈압에 따라서 각 심혈관질환 위험도는 차이를 보였다.

 

수축기혈압 20mmHg 상승은 뇌내출혈(HR 1.44, 95% CI 1.32-1.58), 지주막하출혈(1.43, 1.25-1.63), 안정형 협심증(1.41, 1.36-1.46), 허혈성 뇌졸중(1.35, 1.28-1.42), 말초동맥질환(1.35, 1.30-1.40), 심근경색증(1.29, 1.25-1.34) 순으로 심혈관질환 위험과 강력한 연관성을 나타냈다. 수축기혈압 분석에서 이들 질환의 위험도는 12개 심혈관질환을 종합한 평균 위험도(1.26, 1.25-1.28)를 웃돌았다. 복부대동맥류의 위험비는 1.08배로 수축기혈압 상승과 가장 약한 연관성을 보였다(1.08, 1.00-1.17).

이완기혈압 10mmHg 상승과 심혈관질환 위험은 뇌내출혈(1.50, 1.37-1.64), 복부대동맥류(1.45, 1.34-1.56), 지주막하출혈(1.42, 1.25-1.60), 허혈성 뇌졸중(1.30, 1.23-1.38), 안정형 협심증(1.28, 1.24-1.33) 등이 전체 평균(1.23, 1.21-1.24)을 웃돌며 상대적으로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수축기혈압 상승은 이완기혈압과 비교해 협심증, 심근경색증, 말초동맥질환에 보다 큰 영향을 미쳤다. 반면 이완기혈압 상승은 수축기혈압과 비교했을 때 복부대동맥류에 더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안정·위험권 혈압
혈압수치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수축기혈압 90~114mmHg와 이완기혈압 60~74mmHg의 위험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팀은 이 수치에서 J커브 현상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심혈관질환 위험도는 130~139/85~89mmHg에서부터 유의하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고혈압전단계에서부터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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