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 `출혈성 뇌졸중 위험` 연구보고서 따라

페닐프로판올아민(Phenylpropanolamine, PPA)은 에피네프린, 페닐에프린 등의 혈관수축성 아민 및 암페타민 등의 중추신경계 흥분제와 구조적으로 유사한 교감신경 흥분성 아민이다. 1910년경에 처음으로 합성됐으며 혈관 수축 및 심장 수축력 증가 작용을 가진다. 코점막 혈관을 수축시켜 코막힘을 해소하는 작용이 있어 감기약의 성분으로 이용되어 왔으며 중추신경 흥분작용으로 식욕저하를 유발하므로 식욕억제제에 흔히 함유되는 성분이다.
 PPA는 오랜동안 감기약과 식욕억제제로 시판되어온 일반의약품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는 미국내에서 시판되는 일반의약품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1970년대 초반부터 일반의약품에 대한 과학적 조사를 시작했다. 물론, 이 조사에는 PPA도 포함되었다. 1976년 전문가 위원회는 PPA를 비충혈제거제로서 안전하고 유효한 약물로 결론내렸으며, 1982년 다른 전문가 위원회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PPA는 체중조절제로 안전하고 유효한 약물로 판명됐다. 하지만 이 약물과 관련된 출혈성 뇌졸중의 보고가 종종 있었기 때문에 FDA는 PPA의 안전성에 대한 최종 결론을 유보하고 있었으며 1992년 제약업계에 PPA 복용에서 기인하는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을 평가하는 역학연구를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1994~1999년에 걸쳐 예일대학에서 PPA와 출혈성 뇌졸중 위험에 대한 연구를 실시했으며 그 최종 보고서인 `PHENYLPROPANOLAMINE & RISK OF HEMORRHAGIC STROKE: Final Report of The Hemorrhagic Stroke Project`가 2000년 5월 FDA에 보고됐다. 이 보고서의 결과에 따라 2000년 11월 FDA는 PPA의 사용을 중지할 것을 권고했다.
 FDA의 권고가 있은 뒤, 한국, 유럽, 일본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PPA의 안전성에 대한 자체 검토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일본에서는 지난 2월 PPA의 판매금지를 실시했으나,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많은 유럽국가에서는 여전히 PPA가 일반의약품으로 시판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2년 3월부터 서울의대에서 감기약의 PPA성분과 뇌졸중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실시됐으며, 그 결과에 따라 식약청에서 PPA 판매금지를 결정하게 됐다.
 PPA에 대한 바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미국 예일대에서 실시한 PPA 연구 보고서와 최근 우리나라에서 PPA 판매금지 결정의 기초가 된 서울의대에서 실시한 PPA 연구 보고서를 요약 소개한다.
----------------------------------
예일대 보고서 요약

PHENYLPROPANOLAMINE & RISK OF HEMORRHAGIC STROKE :
Final Report of the Hemorrhagic Stroke Project

 PPA 복용이 출혈성 뇌졸중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계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출혈성 뇌졸중의 발생은 식욕억제제로 PPA를 이용한 젊은 여성에서 많았고, 이전 2주동안 PPA를 복용한 경험이 없을 경우 PPA 첫 용량을 복용한 후 발생했다. PPA와 출혈성 뇌졸중의 관련성을 알아보기 위해, 지주막하출혈(subarachnoid hemorrhage, SAH) 또는 뇌내출혈(intracerebral hemorrhage, ICH)로 입원한 18~49세 남성 및 여성에 대한 환자-대조군 연구(case-control study)를 실시했다.
 연구에 포함된 환자군은 이전에 출혈성 뇌졸중이 발생한 적이 없으며 출혈성 뇌졸중 발생 후 30일 이내에 인터뷰에 참여할 수 있었던 환자로 미국의 4개 지역에 있는 병원에서 모집됐다. 각각의 환자군 피험자에 대하여 연령, 성별, 인종, 지역이 동일하도록 두 명의 대조군 피험자를 배정했다. 환자군 피험자의 경우 출혈성 뇌졸중 발생시점에서 3일 내에 PPA를 복용한 것으로 보고된 경우 PPA에 노출되었다고 분류했으며, 대조군 피험자의 경우에도 해당 환자군 피험자의 출혈성 뇌졸중 발생시점에서 3일 내에 PPA를 복용한 것으로 보고된 경우 PPA에 노출되었다고 분류했다.
 최종 연구 분석에는 702명의 환자군 피험자와 1376명의 대조군 피험자가 포함됐다. 출혈성 뇌졸중과 모든 종류의 PPA사용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보정 교차비(adjusted odds ratio)가 1.49(p=0.084: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음)였다.
 출혈성 뇌졸중과 감기약의 PPA와의 연관성을 살펴보았을 때, 보정교차비는 1.23(p=0.245: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음)이었다. 출혈성 뇌졸중과 식욕억제제의 PPA와의 연관성을 조사했을 때, 보정교차비는 15.92(p=0.013: 통계적으로 유의함)였으며, 여성의 경우만 따로 분석하였을 때 이 보정교차비는 16.58(p=0.011: 통계적으로 유의함)로 남녀를 합해 구한 보정교차비보다 더 컸다.
 여성에서 이전 2주동안 PPA를 복용한 경험이 없을 경우 PPA 첫 용량을 복용했을 때 그 보정교차비가 3.13(p=0.042: 통계적으로 유의함)이었으며, PPA 첫 용량을 복용한 후 뇌졸중을 일으킨 것은 모두 감기약의 PPA 성분과 관련되어 있었다.
 PPA 용량과 출혈성 뇌졸중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한 분석결과, 사용된 PPA 용량의 중간값은 75㎎이었으며 75㎎ 이상 복용했을 때 보정교차비는 2.31(p=0.031: 통계적으로 유의함)로 출혈성 뇌졸중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결론적으로, 위 결과에 따르면 식욕억제제의 PPA는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을 상당히 증가시키며, 감기약의 PPA는 이전 2주동안 PPA를 복용한 경험이 없을 경우 PPA 첫 용량을 복용했을 때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대 보고서 요약

Phenylpropanolamine 복합제 사용과 출혈성 뇌졸중
발생 간의 관련성 구명을 위한 환자 -대조군 연구

 PPA가 함유된 식욕억제제가 출혈성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는 미국의 연구를 근거로 FDA에서 PPA 함유제의 시판 중지를 권고했다. 그러나 감기약에서 사용되는 PPA 함유제가 위험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입증하지 못했고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실시된 바 없으므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여 PPA 함유 감기약 사용과 출혈성 뇌졸중 발생에 대한 인과적 관련성을 평가하기 위해 대규모 환자-대조군 연구를 실시하였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군은 연구참여 병원에 내원한 출혈성 뇌졸중 환자 중 지주막하 출혈과 뇌실질내출혈, 뇌실내출혈로 진단받은 30~84세 환자였으며 대조군에는 뇌졸중 병력이 없는 사람으로서 환자군과 개별적으로 성별, 연령별(±5세) 짝짓기(individual matching)를 하여 환자 1명당 대조군 피험자 2명을 선정했다.
 뇌졸중 발생 이전 14일 이내 PPA를 복용한 경우의 보정 교차비는 전체 대상자의 경우 2.14(95% 신뢰구간 0.94-4.84: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음), 남성의 경우 1.36(95% 신뢰구간 0.45-4.15: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음), 여성의 경우 3.86(95% 신뢰구간 1.08-13.80: 통계적으로 유의함)였다.
 뇌졸중 발생 이전 3일 이내 PPA를 복용한 경우의 보정 교차비는 전체 대상자의 경우 5.36(95% 신뢰구간 1.40-20.46: 통계적으로 유의함), 남성의 경우 4.21(95% 신뢰구간 0.78-22.77: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음), 여성의 경우 9.15(95% 신뢰구간 0.95-87.89: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음)였다.
 위의 결과에 따라 감기약에 함유된 PPA의 복용이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성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충분하며 이는 30세 이상의 모든 연령에서 공통된 현상으로 특히 여성에게서 뚜렷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