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신옥 교수
국내 최고의 중환자 관리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는 고신옥 교수가 중앙대병원의 중환자 관리수준을 대폭 끌어올리겠다며 당찬 의지를 피력했다.

고 교수는 1975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81년 세브란스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전임의로 부임한 이래 연세의대 마취통증의학교실 주임교수, 세브란스병원 중환자실장 및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며, 30년 넘게 국내 중환자 진료 환경 개선 및 수준 향상에만 매진해왔다.

그런 그가 최근 연세의대 정년퇴직 후 중앙대병원에 새 둥지를 틀었다.

중앙대병원을 선택하게 된 배경은 김성덕 원장의 배려가 컸다. 중환자의학을 잘 이해하는 의사는 그렇게 많지 않다고 설명한 그는 "김 원장은 마취과를 전공했고, 중환자진료부장을 지낼 만큼 중환자의학에 대한 이해심이 높았기 때문에 기회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게다가 퇴임 이후에도 중환자의학을 계속하고 싶었던 개인적인 성취도 잘 맞아떨어져 편하게 옮기게 됐다고 털어놨다.

앞으로의 숙제는 타 병원과 비교해 다소 뒤떨어진 중환자실 관리능력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것이다. 때문에 몸은 편하게 옮겼지만 마음은 결코 편하지 않다.

지금까지 중앙대병원은 중환자실만 관리하는 전담교수가 없었다. 따라서 주치의가 매번 둘러보고 확인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고 교수가 중환자실을 전담하며, 이에 따라 필요한 전반적인 교육을 맡게 된다. 아울러 주치의들과의 회의를 통해 환자관리 및 상태를 논의하게 된다. 중환자를 위한 회진도 새로 마련될 전망이다.

고 교수는 "주치의가 아닌 사람이 환자를 관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만, 중환자는 상태가 시시각각 바뀌기 때문에 외래도 보고 연구도 하는 주치의가 대안을 제시하기는 한계가 있다"면서 "전담의사는 근접 관리로 인한 치료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관리상의 질을 높이면 환자가 중환자실에 머무는 기간이 짧아질 것으로 확신하고 있으며, 아울러 환자들의 생존율도 개선될 것으로 자신했다. 나아가 최근 심평원에서 시작된 중환자실 적정성평가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6개월 만에 수준을 끌어올리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외부의 지원이 필요한데 이 부분에서도 원장님이 지원을 약속하셨다"면서 "큰 병원의 경우 절차가 까다로운 반면 중앙대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중에서도 작은 병원에 속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빠르게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력충원 등과 같은 물리적 한계가 있어 빠른 시간 내에 바꿀 수는 없지만 교육 시스템적인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다"면서 "그동안에 이뤄왔던 노하우를 모두 집결해 최적의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중환자실에 대한 정부의 인식은 낮으면서 관리수준은 높아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한 그는 "하루 빨리 의료법 개정을 통해 중환자실 전담교수 배치를 의무화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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