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치료 병용요법의 시대 - 2]
상호보완 계열 조합 빠르게 적용시 심혈관 아웃컴 개선 혜택

지난 2010년 발표된 미국고혈압학회(ASH)의 '고혈압 환자에서 병용요법' 가이드라인은 항고혈압제 병용의 최적 조합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단독요법에 비해 추가 혈압강하 효과가 충분히 확인된 병용의 조합으로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와 이뇨제,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와 이뇨제, ACEI와 칼슘길항제(CCB), ARB와 CCB를 꼽고 있다.

더불어 추가효과가 부분적으로 확인된 병용선택으로는 베타차단제(BB)와 이뇨제, 디하이드로피리딘계 CCB와 BB, CCB와 이뇨제, 레닌억제제와 이뇨제, 레닌억제제와 ARB를 언급하고 있다.

ASH 가이드라인의 병용조합 선택 권고안을 기반으로, 지금까지 발표된 주요 임상연구를 통해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의 혈압강하 및 심혈관질환 개선 혜택을 자세히 살펴본다.

△CCB + ACEI
ASCOT-BPLA - 암로디핀 + 페린도프릴

CCB 또는BB 기반 항고혈압제 병용요법의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비교한 ASCOT-BPLA 연구는 추가적인 심혈관 보호효과 등 계열 약제의 특성은 물론 병용 시 약제의 조합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팁을 제공하고 있다(Lancet 2005;366:895-906). 특히 대규모 환자들을 대상으로 궁극적인 심혈관 임상결과(outcome)를 비교·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CCB와 ACEI의 병용요법은 심혈관사건 및 사망률에 있어 기존 BB와 이뇨제의 병용보다 우수했다. 아테놀롤 대비 암로디핀 기반요법의 치명적·비치명적 뇌졸중은 23%(327명 대 422명, hazard ratio 0.77, P=0.0003), 전체 심혈관사건이 16%(1362명 대 1602명, hazard ratio 0.84, P<0.0001), 사망률은 11%(738명 대 820명, hazard ratio 0.89, P=0.025) 감소하는 등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나타나면서 연구가 조기종료됐다.

특히 암로디핀 + 페린도프릴 병용군의 뇌졸중 위험감소 효과가 주목을 받았다. 아테놀롤 + 벤드로플루메티아지드 그룹과 비교해 혈압강하력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인 임상결과인 뇌졸중 빈도는 암로디핀 기반요법군에서 23%나 감소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CCB나 ACEI의 혈압 변동성 조절효과를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ACEI + 이뇨제
ADVANCE - 페린도프릴 + 인다파미드

ADVANCE 연구는 당뇨병 환자에서 ACEI 페린도프릴과 이뇨제 인다파미드의 고정용량 병용으로 혈압을 강하시킬 경우 치료시작 전 혈압수치에 관계 없이 주요 심혈관 및 미세혈관 합병증 위험이 감소됨을 입증했다(Lancet 2007;370:829-840). 특히 이같은 결과가 대상환자의 혈압수치나 여타 항고혈압제 사용 여부에 관계 없이 독립적으로 나타났다는데 의미가 있다.

가이드라인이 정하는 위험단계에서 뿐만 아니라 정상혈압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당뇨병 환자에게 항고혈압 병용요법이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평균 4.3년간 추적관찰 결과, 위약군 대비 페린도프릴 병용군의 혈압강하 정도는 5.6/2.2mmHg로 나타났다.

이같은 혈압강하 효과는 합병증 위험감소로 이어져, 병용군의 주요 심혈관 또는 미세혈관사건이 위약군 대비 9% 유의하게 감소했다(병용군 15.5% 대 위약군 16.8%, hazard ratio 0.91, P=0.04).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상대위험도(relative risk)는 각각 3.8%와 4.6%로 페린도프릴 병용군이 18% 유의하게 낮았다(P=0.03).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역시 병용군에서 14%의 감소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7.3% 대 8.5%, P=0.03).

△ACEI + CCB
ACCOMPLISH - 베나제프릴 + 암로디핀

ACCOMPLISH 연구는 ACEI + CCB와 ACEI + 이뇨제 병용요법의 심혈관 아웃컴을 비교한 대규모의 임상연구다(NEJM 2008;359:2417-2428). ACEI와 디하이드로피리딘계 CCB의 병용이 ACEI와 티아지드계 이뇨제의 병용에 비해 심혈관사건 위험을 보다 효과적으로 막아줄 것이라는 가설을 검증키 위해 1만명 이상의 대규모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3년에 걸친 관찰 결과, 양 그룹의 평균혈압은 131.6/73.3mmHg 대 132.5/74.4mmHg로 차이가 없었다. 혈압목표치(140/90mmHg) 도달률도 각각 78.5%와 81.7%로 대등했다. 반면, 1차 종료점이었던 심혈관질환 유병 및 사망률은 ACEI와 CCB 병용군이 ACEI와 이뇨제군과 비교해 20% 감소했다(9.6% 대 11.8%, hazard ratio 0.80, P<0.001).

2차 종료점이었던 심혈관 원인의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증, 비치명적 뇌졸중의 복합빈도는 ACEI와 CCB 병용군의 위험도가 21% 낮았다(hazard ratio 0.79, P=0.002).

△CCB + ARB
HIJ-CREATE - 암로디핀 + 칸데사르탄

HIJ-CREATE 연구는 혈관조영술 상 관상동맥질환이 확인된 고혈압 환자 2049명을 대상으로 칸데사르탄의 효과를 검증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연구팀은 이들 대상환자 가운데 기저시점에서 암로디핀 치료를 받은 388명을 별도로 떼어내 하위그룹 분석을 실시했다. 암로디핀에 칸데사르탄을 추가할 경우, 심혈관사건 개선에 혜택이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함이었다.

4.3년(중앙값)의 관찰결과, 암로디핀과 칸데사르탄 병용군의 주요 심혈관사건 부작용(MACE) 위험이 암로디핀 + 비ARB 그룹과 비교해 39% 감소했다(P=0.015). 개별 심혈관사건 가운데서는 입원을 요하는 불안전형 협심증의 빈도가 52%까지 크게 줄어 월등한 효과를 나타냈다(P=0.007).

이후 발표된 HIJ-CREATE 연구에 대한 하위분석에서는 암로디핀 + 칸데사르탄과 칸데사르탄 + 비암로디핀 치료그룹을 비교한 결과도 발표됐다.

연구팀은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고혈압 환자들을 대상으로 칸데사르탄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서 암로디핀과 비암로디핀 병용요법의 효과를 비교·검증했다. 3.9년(중앙값)의 관찰 결과, 칸데사르탄 + 암로디핀 병용군의 주요 심혈관사건 위험이 칸데사르탄 + 비암로디핀 그룹과 비교해 38% 유의하게 감소했다(hazard ratio 0.62, P=0.025).

△레닌억제제 + CCB
ACCELERATE - 알리스키렌 + 암로디핀

ACCELERATE 연구는 두 가지 약물로 고혈압 치료를 시작할 경우, 단독에 비해 강압효과는 높고 부작용 위험은 낮다는 새로운 결과를 보고해 주목을 받았다(Lancet 2011;377:312-320).

시작부터 항고혈압제 병용을 적용하면 신속하고 우수한 강압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약물 수에 따라 부작용 위험이 증가한다는 기존의 우려와는 상반되는 내용을 보고했다.

연구는 18세 이상 연령대의 본태성 고혈압 환자(수축기혈압 150~180mmHg)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들은 알리스키렌 150mg과 위약(315명), 암로디핀 5mg과 위약(315명), 또는 알리스키렌 150mg과 암로디핀 5mg군(617명)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16~32주 시점에는 모든 환자들이 알리스키렌 300mg과 암로디핀 10mg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받았다.

수축기혈압이 150mmHg 이상인 고혈압 환자에게 처음부터 알리스키렌과 암로디핀의 병용요법을 적용한 결과, 단독요법에 비해 혈압을 6.5mmHg 더 낮춰줬다. 초기부터 병용을 시작할 경우 신속하고 우수한 혈압강하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고혈압 역시 초기에 혈압을 잡느냐 못잡느냐에 따라 심혈관질환의 위험도가 양극으로 갈라지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대목이다. 주목할 점은 부작용으로 인해 연구를 중단한 환자의 비율이 병용군에서 14%로 단독군에 비해 낮았다는 것이다.

알리스키렌은 14%, 암로디핀은 18%의 부작용 위험을 보였다. 처음부터 약제 수를 늘려도 부작용 면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ACCELERATE 연구가 보여주고 있다.

△ARB + CCB
TEAMSTA - 텔미사르탄 + 암로디핀

RAAS억제제와 CCB의 병용조합 가운데 ARB 텔미사르탄과 CCB 암로디핀 고정용량 복합제 요법의 효과는 TEAMSTA Severe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J Clin Hypertens 2012;14:206-215).

병용군에서 각각의 단일제보다 유의한 평균 수축기혈압 강하(50mmHg까지) 효과를 보였다. 텔미사르탄 + 암로디핀 병용요법은 치료 1주 만에 각각의 단일제보다 우수한 수축기혈압 강하 효과를 보였으며, 지속적으로 혈압 반응률을 나타냈다.

혈압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TEAMSTA-5 연구에서도 두 약제 고정용량 병용요법의 혈압강하 효과는 암로디핀 단독과 비교해 우수했다(J Clin Hypertens 2011;13:459-466).

이러한 결과는 메타분석을 통해서도 검증됐다. 스웨덴 살그렌스카대학병원의 B. Daholf 교수팀은 텔미사르탄 + 암로디핀 병용요법에 관한 임상연구들을 한데 모아 병용치료의 조기적용이 단일요법에 비해 혈압 목표치 달성률을 개선하는지에 대해 메타분석을 실시했다.

우선 처음부터 병용요법을 적용한 4개 연구에 대한 분석결과, 병용요법 조기적용 그룹의 혈압이 모든 연구에서, 그리고 어느 시점에서나 단일요법 대비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 목표치 달성률 역시 1주, 2주, 4주 모든 시점에서 단독요법과 비교해 유의하게 높은 빈도를 보였다. 단독요법에 실패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텔미사르탄 + 암로디핀 병용요법의 효과를 검증한 4개 임상연구에 대한 분석도 실시했다. 그 결과, 하나의 연구를 제외한 모든 연구에서 병용요법군의 혈압 목표치 달성률이 유의하게 높았다.

△BB + ARB
NAC-MD-01 - 네비볼롤 + 발사르탄

미국 툴레인의대의 Thomas D. Giles 교수팀은 최근 Lancet 2014;383:1889-1898에 NAC-MD-01 연구결과를 발표, "BB 네비볼롤과 ARB 발사르탄의 고정용량 병용요법이 고혈압 환자에서 효과적인 동시에 우수한 내약성을 제공했다"며 "고혈압 환자 치료의 새로운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는 18세 이상 연령대로 고혈압이지만 혈압이 180/110mmHg를 넘지 않는 환자들(4161명)을 대상으로 병용과 각각의 단독요법을 비교했다.

환자들은 네비볼롤 + 발사르탄 고정용량 3개그룹(5mg + 80mg, 5mg + 160mg, 10mg + 160mg), 네비볼롤 2개그룹(5mg, 20mg), 발사르탄 2개그룹(80mg, 160mg), 또는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돼 8주간의 치료·관찰이 이뤄졌다. 치료 5~8주 시점에서는 각각 그룹에게 더블도즈(double dose)가 적용됐다.

8주 시점에서 네비볼롤 + 발사르탄 고정용량 병용그룹(20mg + 320mg)은 기저시점 대비 이완기혈압을 네비볼롤 단독(40mg)에 비해 -1.2mmHg(P=0.030), 발사르탄 단독(320mg)과 비교해서는 -4.4mmHg(P<0.0001) 더 감소시키며 유의한 효과를 보고했다. 수축기혈압 역시 병용군의 감소 정도가 각각의 단독과 비교해 유의하게 우수했다(P<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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