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협회 추계심포지엄…의료생협 비윤리경영 심각 지적

▲ 대한투석협회는 20~21일 제16회 추계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혈액투석. 그러나 많은 투석전문의들은 환자들과 함께 치료의 질적 향상과 안락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환자를 돌보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개원의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대한투석협회는 20~21일 열린 추계 심포지엄을 비윤리 법인 및 기타 형태의 사무장 병·의원 소속 의료인들에 대해서는 등록을 받지 않았다. 그럼에도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750여명이 참석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대한투석협회는 1997년 신장내과개원의협의회로 출범한 이후 대한투석전문의협회, 2012년 대한투석협회로 발전했다. 지금은 대한신장학회와 함께 투석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투석전문의의 자격 및 기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인공신장실의 인정 기준 안을 정하는 작업에 참여하는 등 관련 보건정책을 운영하는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하는 혈액투석 적정성 평가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환자들을 단지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비윤리 법인 및 기타 형태의 사무장 병의원들을 고발하고 이들의 잘못된 행위로 인해 환자들에게 가해지는 위험으로부터 환우들을 보호해 왔다.

그렇지만 혈액투석 분야는 여전히 개선 여지가 많다.

▲ 전로원 이사장
전로원 투석전문협회 이사장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비윤리 의료기관들은 오래전부터 고발이 있어 왔지만 미온적인 대응과 솜방망이식 처벌로 탈법행위가 그치지 않고 있다"면서 "요즘은 일부 의료생활협동조합 형태의 사무장병원이 금품을 통한 환자 유치 등으로 비윤리 경영을 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석전문의가 5년 정도 개원해도 50명 환자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데 개원 한달 만에 100명의 환자를 보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또 요양병원에서의 혈액투석도 투석치료의 질관리에 있어 문제다. 혈액투석실을 운영하는 요양병원은 2012년 54개소였으나, 2013년 107개소로 늘어났다. 이는 전국 혈액투석실의 12.9%다. 

이들 기관에서 투석 전문의를 보유한 것은 27.9%에 불과하며, 이들 기관의 70%가 3등급 이하의 기관이었다는 것은 투석 치료의 질관리에 매우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전 이사장의 판단이다.

신장장애 환자의 권익문제와 관련해 전 이사장은 일선 개원가의 혈액투석의료기관에서 환자에게 음식물을 제공하는 것은 96.2%, 차량편의를 제공하는 비율이 53.4%에 이른다며, 이는 금품제공 등 주변의 불법기관과의 과당경쟁에서 비롯된 점이 크다고 보이지만 혈액투석 환자가 점점 고령화되어 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안정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 측면에서는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혈액투석 환자가 고령이며, 또한 이들의 50~60% 이상이 기저질환이 당뇨병인 점을 고려할 때 식사는 치료의 일부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것. 

특히 적절한 의료수가의 보장도 강조했다. 지난 5월 13년간 고정됐던 의료급여 수가가 1만200원 인상됐지만 협회는 나날이 개발되는 고가의 치료제, 투석막의 사용과 인건비 상승을 포함한 물가상승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전 이사장은 "경영은 의사들의 개인적 희생과 윤리의식에 기대왔으나 지금은 한계에 도달해 있다"며 "혈액투석을 받는 의료급여환자에게도 적절한 보상체계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혈액투석은 한달에 13회 정도, 1년에 156~157회 받고 있다. 건보수가와 의료급여 투석 수가 차이는 3만원 정도다. 의료급여의 경우 13만6000원에서 13년 만에 올해 14만6200원이 됐다. 

투석 전문 의료기관은 670여 곳이 있으며, 이 가운데 350여 명의 투석전문의가 개원가에서 활동하고 있다. 투석 개원가 3곳 중 1곳은 불법을 행하고 있다는 것이 협회측의 시각이다.

투석협회는 개원가에서 주최하는 심포지엄에 참석률이 높은 것은 의학발전과 치료기술 발전을 이끄는 학회와는 달리 개원가에서 꼭 필요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심포지엄은 혈액투석 평가연계 수가제도 심포지엄, 폐렴구균 백신과 최신 가이드라인, 대상포진백신 바로 알고 접종하기, 투석용수 관리, 신장이식전 환자관리, 투석환자의 사회복지 등이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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