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희 울산의대 교수 /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제2형 당뇨병은 기본적으로 진행하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주로 췌장의 베타세포의 기능 저하로 인한 인슐린 분비능의 저하와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 조절을 위해서는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인슐린 치료의 단점인 저혈당으로 인해 목표 혈당에 도달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현재 국내에서 많이 처방되어 사용되고 있는 시타글립틴을 비롯한 DPP-4 억제제가 포도당 농도 의존적으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고, 췌장 베타세포에서의 인슐린 분비 촉진 효과뿐만 아니라, 알파세포에서의 글루카곤 분비 억제 효과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인슐린과 병용 투여 시 추가적인 혈당 강하 효과와 함께 낮은 저혈당 발현 등이 기대되었고, 실제 현재까지 국내 연구를 포함한 몇몇 연구에서 시타글립틴과 인슐린 병용 시 그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서 보고된 바 있다.

이번 2014년도 ADA 학술대회에서도 시타글립틴과 인슐린 병용 시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연구가 발표되었는데, 기존에 사용하던 인슐린의 종류와 상관 없이 당화혈색소(HbA1c)가 7.5-11.0%(설폰요소제 비사용 시) 혹은 7.0-10.0% (설폰요소제 사용 시)로 조절되지 않는 660명의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루 1회의 인슐린 글라진 (glargine) 요법으로 모두 변경한 뒤, 약 4주 뒤에 (설폰요소제 사용하던 환자는 모두 설폰요소제 중단), 한 군(329명)에는 하루 100mg의 시타글립틴을, 다른 군(329명)에는 위약을 무작위 배정해 투약하였으며, 투약 2주 뒤부터는 공복 혈당 72~100mg/dL을 목표로 하루 1회의 인슐린 글라진 용량을 3일마다 조정토록 하였다<그림 1>. 무작위 배정 후 24주 동안의 인슐린 용량의 변화, 공복 혈당 및 당화혈색소의 변화, 그리고 저혈당 등의 부작용 발현 빈도를 조사하였다.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시타글립틴의 인슐린 병용 투여 시 위약 대비 24주 기준으로 인슐린 요구량은 약 4.7 단위 적게 필요하였으나, 공복 혈당 및 당화혈색소 측면에서는 더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또한 증상을 동반한 저혈당 발현 빈도 측면에서도 시타글립틴 투여군에서 유의하게 적었으며(25% vs. 37%), 체중 증가 측면에서도 중립적이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의 DPP-4 억제제와 인슐린 병용의 효과와 부합되는 연구 결과이며, 글라진과 같은 기저 인슐린으로 공복 혈당 조절은 비교적 잘 이루어 지지만, 식후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아 목표 당화혈색소에 도달하기 어려운 환자에서, 시타글립틴과 같은 DPP-4 억제제를 체중 증가나 저혈당의 발현이라는 부작용을 최소화 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한 가지 선택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시타글립틴과 같은 DPP-4 억제제를 인슐린과 병용 투여 시에도 (현재로선 비 급여) 저혈당 발현 위험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므로, 혈당에 따른 인슐린 감량에 대한 교육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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