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과학회 수면무호흡증 가이드라인 개정

'비만은 중요한 원인…체중 감량 적극 권장'

미국내과학회(ACP)가 수면무호흡증 진단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1년 만에 나온 추가적인 가이드라인이지만 수면무호흡증 단일질환뿐만 아니라 동반되는 질환에 대한 근거도 함께 검토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1966년부터 2013년 5월까지 MEDLINE에 등록된 근거들을 검토했다. 세부적으로는 수면무호흡증에 심혈관 질환 사망, 뇌졸중, 고혈압, 제2형 당뇨병 등 동반질환에 대한 내용과 삶의 질, 전체 사망률에 대한 내용을 포함시켰다.

가이드라인에서는 2가지 권고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낮에도 이유없이 지속적으로 졸음이 오는 증상도 폐쇄형 수면무호흡증(OSA) 진단에 있어 위험 요인으로 공인돼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더불어 이 같은 주간 졸음 현상이 반복되면 필히 수면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첫 번째 권고사항의 세부적인 내용에서는 낮에 이유없는 지속적 졸음과 함께 수면무호흡증의 위험요인과 관련 언급하는데, 여전히 비만이 OSA 발병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피력했다.

이는 이전 가이드라인과 같은 맥락의 내용으로, 2013년 5월에 발표된 가이드라인에서는 모든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은 OSA 발병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체중 감소를 적극 권장하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명시했다.

또한 과체중이나 비만인 성인에서 OSA 발병 위험도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BMI가 25~30㎏/㎡ 이상인 경우 이에 해당하고 비만인 사람에게 OSA는 70% 가량 존재한다는 것. 또 목둘레가 남성인 경우에는 17인치 이상, 여성은 16인치 이상일 때 OSA  발병 위험도가 높다는 점도 함께 내용에 담았다.

두 번째로 수면다원검사(PSG)에 의한 OSA 진단을 명확하게 권고사항으로 제시했다. 즉 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입증할 만한 근거가 있다는 것으로, 현재 시행되고 있는 PSG를 통한 상기도 폐쇄의 원인이 되는 부위에 따른 수술, 지속적인 양압호흡(CPAP)치료, 치과에서 제작한 구강장치의 치료전략 적용을 뒷받침한 것이다.

PSG와 함께 무호흡-저호흡지수(Apnea Hypopnea Index, AHI=수면 1시간당 발생하는 무호흡과 저호흡 평균횟수)를 함께 체크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미국수면의학회(AASM)는 1시간당 AHI 스코어 15 이상 또는 5 이상이면서 증상이 있는 경우를 OSA 진단 기준으로 정하고 있다.

두 번째 권고사항과 관련, 임상에서 활용되는 관련 평가에 대한 설명도 더했다. 졸린정도를 평가하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주간졸림평가척도(Epworth Sleepiness Scale:ESS)는 OSA 중증도 평가에는 유용하지만 수면검사에 비해 민감도와 특이도는 낮다고 지적했다. 또 AHI 수치도 함께 평가할 것을 권고했지만, 정확히 평가하기 힘든 만큼 진단 시 전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권고사항으로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휴대용 치료기기에 대한 내용도 담았다.

과거 가이드라인에서 지속적인 양압호흡(CPAP) 치료를 OSA 환자의 가장 기본적인 치료전략으로, 하악전방이동장치(mandibular advancement devices)를 CPAP 치료의 대체 치료전략으로 제시한 것에서 범위를 한층 더 넓힌 것이다.

ACP는 시중에 나온 휴대용 기기 검토 결과, PSG를 사용할 수 없는 OSA 환자의 경우 중증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휴대형 기기로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경계 질환이나 심혈관계 질환을 동반한 환자라면 휴대용 기기 이용을 삼가할 것을 권했다.

휴대용 기기는 타입 2·3·4로 나뉘는데 타입 2는 수면채널이 7개 이상, 4의 경우에는 1~3개 이상의 수면채널을 환자가 사용할 수 있다. 타입 3·4가 AHI 지수를 예상하는 데 그친다면 타입 2는 AHI 수치를 정확히 측정한다는 장점이 있다. ACP는 아직 다른 종류의 기기를 직접 더 상세하게 비교한 연구는 아직까지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가이드라인이 진단부터 치료까지 폭넓은 내용은 담고 있지만 권고강도 및 근거수준이 약하다는 한계도 안고 있다. 이는 대규모 무작위 임상의 부재에 따른 것으로, ACP 회장인 미국 미주리대학 David Fleming 교수는 "대규모 무작위 임상시험들이 많지 않아 낮은 권고강도로 제시됐다"며, 가이드라인이 임상적 효력을 발휘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국내에서도 수면무호흡증 환자 비율이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가천의대 강승걸 교수(가천의대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아직 국내 가이드라인이 없어 이를 위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해 이번 가이드라인이 국내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수면무호흡증 환자 수는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서 2008년 22만 8000명에서 2012년 35만 7000명으로 5년사이 약 13만명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한편 강 교수는 국내 가이드라인은 아직 없지만, PGS를 적극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환자 증가세를 감안해 현재 검사실에서 시행하는 PSG(level 1)를 보험으로 인정하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