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REAT-AF 연구

심부전 치료제인 디곡신이 심방세동 환자의 사망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곡신이 심방세동 환자의 사망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상반된 결과를 보인 연구들도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대규모 연구는 디곡신을 평가할 수 있는 주요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JACC 2014;64:660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미국 재향군인회 보건의료시스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TREAT-AF 연구로, 심방세동 환자에서 디곡신의 역할을 평가한 것이다.

이를 위해 2004~2008년 외래에서 비판막성 심방세동으로 진단된 환자들을 선정했다. 이전 심방세동 병력, 판막성질환 병력, 갑상선 질환, 신장이식, 30일 이내 심장수술 병력자들은 배제했다.

총 12만2465명을 추적관찰했고, 이들의 평균연령은 72.1세, 여성은 1.6%뿐이었다. 전체 대상자의 36.8%의 사구체여과율(eGFR)이 60ml/min/1.73㎡ 미만이었거나 투석 중이었다.

환자들의 약물복용 현황을 분석했을 때 심방세동 진단 후 최초 90일동안 디곡신을 처방받은 환자는 23.4%였다. 이 환자들은 비처방군과 비교했을 때 울혈성 심부전 발생률이 21.3%로 비처방군 14.1%보다 높았고, 고혈압은 55.8%로 비처방군 65.6%보다 낮았다. 하지만 베타차단제,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이뇨제, 와파린 처방률은 높게 나타났다.

추적관찰 기간동안 23.5%가 사망했고, 디곡신 복용여부로 사망 위험도를 비교한 결과 비처방군에 비해 디곡신군의 위험도가 37% 높게 나타났다. 보정 후 비교했을 때도 디곡신군의 사망 위험도는 21% 높았다.

디곡신의 사망 위험도는 성별, 연령, 심부전 병력, 와파린, 베타차단제, 아미오다론 등 동반약물 등과는 독립적이었고, eGFR이나 투석 여부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주요 저자인 재향군인회 팔로알토 보건의료시스템 Muntu P. Turakhia 박사는 "이번 연구가 디곡신과 심방세동 간 연관성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방세동에서의 디곡신 사용에 대한 무작위 임상이 하나도 없었고,  DIG(Digitalis Ivestigation Group) 연구에서 디곡신이 만성 심부전 환자의 임원율을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보였지만 심방세동 환자들은 배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하버드임상연구소 Mattew Reynolds 박사는 관련 평론에서 이 연구는 이전 연구들보다 규모가 20배 이상 크고 미국 전역의 다기간 임상으로 진행됐다"며 현재 미국 임상현장의 상황을 잘 반영해주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스웨덴에서 진행된 2개의 연구의 경우 하나의 연구에서는 심방세동 환자에서 디곡신이 사망 위험도를 높여준다는 결과를 보였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이와 비슷하게 AFFIRM 연구 관련 2개의 사후 분석연구(post hoc)에서도 서로 상반된 결과가 나타났다"며, "의견이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구가 좋은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관찰연구라는 한계가 있고, 대상환자들도 대부분 남성이었다는 점에서 제한점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3월 미국심장협회(AHA)·미국심장학회(ACC)·미국부정맥학회(HRS)가 심방세동 관리 가이드라인을 통해 디곡신을 1차 치료약물로 사용하지 말라면서, 심박조절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베타차단제 또는 비디하이드로피리딘 칼슘채널차단제와 병용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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