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C 2014, 주목 받은 이슈

제20회 국제에이즈학회(IAC 2014)가 지난달 20~25일 호주 멜버른에서 성료됐다.

최근 에이즈 연구의 1인자 가운데 한 명인 네덜란드 Joep Lange 박사가 탑승한 말레이시아항공 17편(MH17)이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되면서 승객 297명과 함께 희생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Lange 박사 외에도 이번 학회에 참석하는 최소 5명의 연구자들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져 큰 슬픔을 안겼다.

비보를 안고 시작한 학회에는 최근 국제 임상분야에 신약들의 유효성 평가와 고강도항레트로바이러스요법(HAART)의 병용효과, HIV-1 관련 약제 내성문제 등 다양한 연구결과들이 공개돼 주목을 받았다.

현재 에이즈 환자들은 내성억제를 위해 많게는 4종이 넘는 약제를 복용하고 있어 비용부담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HIV 치료제는 환자의 복약 편의성 및 순응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학회기간 발표되면서 이슈가 됐던 새로운 약물 병용요법의 주요 연구를 정리했다.

△ HIV-HCV 동시감염 치료…인터페론 제외요법 출사표
소포스부비르 + 리바비린 병용요법 효과 입증…추가 연구 필요

기존 인터페론 기반의 병용요법을 받던 만성 C형간염(HCV) 환자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공동 감염된 경우 많은 양의 항레트로바이러스치료(ARTs) 약물 사용으로 내성 등이 문제가 되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연구가 나왔다.

존스홉킨스 의대 Mark S. Sulkowski 박사는 HCV-HIV 공동감염 환자에 소포스부비르와 리바비린을 투약했을 때 HCV의 제거율, 지속바이러스반응(SVR), 이상반응을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HCV 유전자형 1, 2, 3형과 HIV에 감염된 환자를 대상으로 소포스부비르와 리바비린을 투약하는 오픈라벨, 비무작위대조군 3상임상으로 미국과 푸에르토리코 34개 병원에서 2012년 8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시행됐다. 여기서 HIV RNA가 50copies/mL 미만이고 CD4 T세포 수치가 200cells/μL 이상 또는 CD4 T세포 수치가 500cells/μL 이상인 치료 경험이 없는 에이즈 환자는 ART를 필요로 했다.

참여자는 총 223명으로 사전치료 경험이 없는 114명은 HCV 유전자형 1형이었으며 68명은 HCV 유전자형 2형 혹은 3형, 41명은 HCV 유전자형 2형 혹은 3형으로 페그인터페론과 리바비린으로 치료를 받던 환자들이었다.

이에 HCV 유전자형 2형 혹은 3형의 사전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군은 12주간 소포스부비르 400mg과 체중에 따른 리바비린을 투약했고, 치료 경험이 없는 HCV 유전자형 1형 및 사전 치료 경험이 있는 HCV 유전자형 2형 또는 3형 환자군은 동일한 병용요법으로 24주간 치료를 실시했다.

연구의 1차 종료점은 HCV 치료 중단 후 12주차 지속바이러스반응(SVR12) 값이 혈청 HCV < 25copies/mL인 환자 비율이었다.

결과에 따르면 이전치료 경험이 없던 환자군은 114명 중 87명(76%)이 유전자형 1형(95% CI, 67-84%), 26명 중 23명(88%)은 유전자형 2형(95% CI, 70-98%), 42명 중 28명(67%)은 유전자형 3형(95% CI, 51-80%)으로 이들은 목표 SVR12 값에 도달했다.

치료 경험이 있던 환자는 24명 중 22명(92%)이 유전자형 2형(95% CI, 73-99%)으로 나머지 17명 중 16명(94%)이 SVR12 타깃값을 만족시켰다.

가장 빈번히 보고된 이상반응은 피로, 불면증, 두통, 구역 순이었는데 7명(3%)은 이 같은 이상반응으로 HCV 치료를 중단해야 했다. HIV 경우는 이상반응이 관찰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팀은 "이번 HCV 유전자형 1, 2, 3형과 HIV에 공동감염된 환자에 인터페론을 제외한 병용요법인 소포스부비르 + 리바비린을 12주 혹은 24주간 투약한 결과 SVR12가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경구용 병용요법은 다양한 모집단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데이터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독성경감 HIV 치료법 효과 기대 못 미쳐
마라비록 + 다루나비르 병용요법 연구 조기 중단

장기간 에이즈 환자 치료 시 문제가 되는 약물 내성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기대를 받았던 병용요법 연구가 결국 실패했다.

마라비록과 다루나비르의 병용요법이 뉴클레오사이드 혹은 뉴클레오타이드 역전사효소억제제(NRTIs)의 독성을 피하는 경향은 나타냈지만, 테노포비르와 엠트리시타빈을 포함하는 병용요법과의 헤드-투-헤드 비교 연구결과 그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ViiV 헬스케어 Eric Le Fevre 박사팀이 밝힌 것.

또한 마라비록 시험군이 효과 측면에서 열등성이 관찰돼 연구가 조기 중단됐다고 전했다.

다루나비르가 단백분해효소 억제제인데 반해 마라비록은 HIV 사슬이 타깃 세포에 진입하는 과정에 CCR5 분자에 접근하는 단계를 차단하는 기전을 가진다.

Le Fevre 박사는 발표에 앞서 "이론적으로 이러한 기전은 병용요법 사용에 따른 다양한 이점이 예상됐었다"며 "매일 투약했을 때 뉴클레오사이드 독성을 피하고 낮은 내성위험이 있으며 이전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서 CCR5 HIV에 반응이 더 좋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마라비록 병용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한 연구는 CCR5-tropic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무작위로 선정해 2개 비교군으로 나눈 뒤 각각의 병용요법 48주 치료결과 혈장 바이러스양이 50copies HIV  RNA/mL 미만에 도달하는데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지 여부를 평가했다.

48주 후 마라비록 투여군이 바이러스 억제효과를 77.3%를 나타낸 데 비해 뉴클레오사이드 투여군은 86.8%를 나타냈다.

2개 그룹간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마라비록 병용요법군에서 높은 바이러스양과 낮은 CD4 양성 T세포 수치이다

게다가 53명은 바이러스억제 실패(마라비록 군 40명, 뉴클레오사이드 군 13명)가 확인됐고 대다수의 마라비록 투여군이 상대적으로 400copies HIV RNA/mL보다 낮은 혈장 바이러스농도를 나타내 결국 종료점을 만족시키지 못했다고 전했다.

2개군 모두 치료로 인해 갑자기 발생한 내성문제는 없었다.

현재 대부분의 임상의들은 내성문제로 NRTIs의 사용을 고민하지만 치료 옵션의 선택은 소수의 데이터만이 존재하는 실정이기에 어려움이 존재한다.

연구팀은 "뉴클레오사이드를 감약하는 방법으로 2가지 약물보다 1개 약물을 포함하는 병용요법을 추천하지만 마라비록과 다루나비르의 선택은 연구결과 그 기대에 못미쳤다"고 밝혔다. 더욱이 이번 연구는 비열등성 입증을 목적으로 디자인됐지만 데이터값을 모니터링한 결과 결국 작년 가을 중단됐다고 Le Fevre 박사는 밝혔다.

한편 뉴클레오사이드를 감약하는 치료법(nucleoside-sparing regimens) 역시 최근 논쟁이 불거져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세션의 좌장을 맡은 사우스웨스트 CARE센터 Joel Gallant 박사는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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