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울산의대 연구팀, 세계 최초 NUDT15 유전자 발견

▲ 서울아산병원 양석균 교수

국내 연구팀이 백혈구감소증을 일으키는 특이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서울아산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 양석균 교수와 울산의대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송규영 교수팀이 면역억제제(thiopurine)를 사용하는 크론병 환자 978명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면역억제제 부작용을 유발하는 원인인 'NUDT15 유전자'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발견했다.

양 교수팀이 발견한 'NUDT15 유전자'는 변이 없이 정상인 경우 면역억제제의 부작용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지만, 이 유전자 1쌍 모두에 변이가 있는 경우에는 100% 백혈구 감소증이 나타났으며, 전신 탈모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졌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서양인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나 'NUDT15 유전자'가 면역억제제 부작용을 일으키는 확실한 원인임을 입증했다.

이로써 희귀면역질환 등 면역억제제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치료 전 유전자 검사를 통해 면역억제제 사용여부와 약의 용량을 조절함으로써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 효과는 극대화할 개별 맞춤 치료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 울산의대 송규영 교수
연구팀은 전체 978명의 환자 중 'NUDT15 유전자' 한 쌍 모두 변이가 있는 환자는 1.4%에 해당했으며 한쌍 중 1개에만 변이가 있는 경우는 18%, 변이가 없는 경우는 80.6%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NUDT15 유전자' 1쌍 모두 변이를 가지고 있는 환자의 경우 100% 백혈구 감소증이 나타났고, 유전자 변이를 한 쌍 중 1개만 갖고 있는 경우에는 75.6%, 변이가 없는 경우에는 25.3%만이 백혈구 감소가 나타났다.

특히 면역억제제 사용 8주 이내의 백혈구 감소증은 한 쌍 모두 변이에서는 100%, 한 쌍 중 1개만 변이인 경우에서는 25.6%, 변이가 없는 경우에는 0.9%에서만 나타나 유전자 변이 여부에 따라서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한 쌍 모두 변이에서는 매우 심한 백혈구 감소와 전신 탈모 등의 증상이 100% 모두에서 발생됐고, 한 쌍 중 1개만 변이인 경우나 유전자 변이가 없는 환자들에서는 각각 5.7%와 0.5%에서만 심각한 증상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미국 시다스 사이나이 병원과 공동으로 이뤄졌는데, 서양인에서도 NUDT15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들의 경우 양 교수팀의 연구와 같은 결과가 나와 NUDT15 유전자 변이가 여러 인종에 걸쳐 면억억제제가 일으키는 백혈구 감소증의 원인 유전자라는 것이 확실하게 입증됐다.

보통 국내에서는 환자들에게 면역억제제를 사용할 때 서양에서 사용하는 용량보다 훨씬 낮은 용량을 처방해 환자들의 백혈구 감소증의 상태를 살펴가면서 치료 용량을 늘리거나 백혈구 감소증이 심하면 더 이상 면역억제제를 사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기 전 환자들의 혈액검사를 통해 유전자를 분석해보고 NUDT15 유전자 변이가 없을 때는 처음부터 적정용량의 면역억제제를 사용해 충분한 치료효과를 보고 한 쌍 모두 변이가 있을 때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면역억제제를 사용하지 않고 다른 약물치료를 시도하는 방향으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송규영 교수는 "그동안 논란이 많았던 TPMT 유전자 변이와는 달리 'NUDT15 유전자' 변이가 국내뿐 아니라 서양에서도 같은 결과를 보이면서 면역억제제가 일으키는 백혈구 감소증의 원인 유전자라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실하게 입증되었다"고 밝혔다.

양석균 교수는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기에 앞서 NUDT15 유전자 변이 여부를 검사하면 면역억제제 사용 가능성 여부를 사전에 판별할 수 있고 아울러 개별 환자들에게 맞는 적절한 용량을 처방함으로써 백혈구 감소증의 발생 위험도를 낮추면서 치료 효과는 높일 수 있을 것이다"라며 "향후 면역억제제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중요한 연구 결과"라고 이번 연구의 임상적 의미에 대해 밝혔다.

유전자 연구 관련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인용지수 29.6)'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연구개발사업 희귀질환 중개연구센터의 지원을 통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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