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국민건강보호위원회 제안

▲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는 6일 긴급기자브리핑을 갖고 '신종감염병에 대한 항구·체계적 대응체계 수립'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진 좌부터 김형규 위원장, 추무진 회장, 김우주 이사장이 발표후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사진 고민수 기자>

최근 세계적 현안으로 떠오른 에볼라출혈열과 관련, 의료계가 '신종감염병에 대한 항구·체계적 대응체계 수립'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위원장 김형규)는 6일 의협 3층 회의실에서 긴급 기자브리핑을 갖고 "에볼라출혈열이 발생한 서부아프리카 지역으로부터 국내 유입 가능성은 낮으나 정부 차원의 철저한 방역대책을 수립,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추무진 의협회장은 "에볼라출혈열이 세계적 문제로 등장하면서 국민 불안도 증폭되고 있다"며, "현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올바른 정보 제공을 통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전문가 차원의 정보제공 필요성으로 이번 발표 기회를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8월 1일 현재 에볼라출혈열로 인한 누적환자는 1603명이며, 사망자는 887명이다. 에볼라출혈열 발생 국가는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 등 4개국. 지난달 31일~8월 1일사이 기니(추가 환자13명, 사망자 12명), 라이베리아(추가환자 77명, 사망자 28명), 시에라리온(추가 환자 72명, 사망자 21명), 나이지리아(추가 환자 1명, 사망자 0명) 등에서 여전히 발생이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에 대해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이 경보는 기존의 여행경보 단계와는 관계없이 해당 국가 전체 또는 일부지역은 '즉시 대피'에 해당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김형규 위원장은 "1976년 중부아프리카에서 처음 출현한 에볼라출혈열은 높은 치사율이 특징으로 이번 유행은 역대 가장 큰 규모이며, 대도시에서 발생하고 항공여행을 통해 타 국가로 환자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 세계보건기구에서 국제적인 공조를 통한 통제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에볼라출혈열은 보통 8~10일(범위, 2~21일)의 잠복기를 거쳐 갑작스러운 발열, 두통, 근육통·관절통, 인두통, 쇠약감, 식욕부진이 시작되며, 피부출혈, 안출혈, 내부 장기 출혈, 다장기부전·쇼크로 보통 10일 이내에 사망하고 있다. 현재 효과가 확인된 예방백신 및 항바이러스 치료제는 없어 보조요법이 최선이며, 치사율은 50~90%로 높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고려의대 교수)은 "에볼라바이러스 감염 전파는 증상이 없는 잠복기에는 이뤄지지 않으며, 증상이 있는 환자의 혈액 또는 체액과의 직접 접촉 또는 오염된 환경과의 간접 접촉, 감염된 영장류(원숭이, 침팬지 등)와의 접촉을 통하여 이뤄진다"며, "서부아프리카에서는 에볼라출혈열 환자와 밀접한 접촉을 하는 가족 또는 의료진에서 이차 감염자가 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에볼라바이러스 감염예방은 감염 의심환자 및 동물과의 밀접한 접촉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손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김형규 위원장은 에볼라출혈열이 유행하는 서부아프리카 등 해당지역과 국가를 당분간 방문하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특히 유행국가로부터 입국하는 사람은 최대 잠복기인 3주 이내에 발열, 근육통, 출혈 등 에볼라출혈열 의심소견이 나타나면, 즉시 보건당국에 신고하여 적절한 진단, 격리 또는 치료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에볼라출혈열 유행 국가에 체류 또는 여행하는 국민에 대한 감염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환자 발생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진료체계를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공항, 항만 검역체계 강화를 통해 유행국가로부터 입국자 중에서 감염자의 조기 발견, 격리·치료, 그리고 접촉자 추적을 통해 국내에서 에볼라바이러스의 2차감염 발생 차단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추무진 회장은 "21세기 세계에서는 다양한 병독성 및 전파력을 가진 예기치 못한 신종감염병 출현이 더욱 빈번해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이번 서아프리카 지역의 에볼라출혈열 유행을 계기로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해외 유입 신종감염병에 대한 항구적이고 체계적인 대응·대비체계를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에 있는 현지 교민을 비롯하여 위험지역 방문 여행객, 출입국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검역관리 시스템은 효과적으로 운용되고 있지만, 질병관리본부를 주축으로 입국 이후 발병환자 추적 시스템과 의료기관과의 연계 체계 보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이사장은 "유입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제하고 "의심증상이 있으면 조기에 확인, 진단을 거쳐 결국 2차 감염을 막는 일에 나서야 하고 질병관리본부와 의료인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온라인상에서 나오는 상당 부분은 오해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고 "조기진단 격리, 2차 감염 차단이 중요하고, 우리나라는 큰 경험을 통해 노하우도 많고 효과적 차단 경험이 있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예방약은 발병 가능성을 감안하면 수익이 맞지 않은 관계로 민간보다는 정부차원서 개발 등에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와 대한감염학회는 에볼라출혈열과 같은 신종감염병 출현에 대비해 의료인과 관련 전문가들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대국민 홍보, 감시체계구축, 예방과 치료에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규 위원장은 1차의료기관 스크리닝은 "의심증상이 있어도 이 지역 여행 경험이 없으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의료인들에게 에볼라출혈열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전하고, 치료는 일반적 치료(3차 기관 치료)에 나서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의심환자가 있을 경우 의사들은 의료기관의 감염관리준칙에 의거 안전한 진료에 나서면 된다고 밝혔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양병국)는 '에볼라출혈열'과 관련 인터넷과 SNS 등에 올라오고 있는 주요 질문에 대해 Q&A를 만들어 배포하고 예방수칙을 안내, 국민들이 해당사항을 꼭 숙지하고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다음은 주요 Q & A 내용.
 
① 벌레(모기, 파리 등)나 음식물 등을 통해, 혹은 지하철이나 음식점 등 공공장소에 묻어 있는 땀 등에 의해서도 전염이 가능한가?
- 그렇지 않다. 에볼라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과의 직접적인 접촉에 의해 체액(땀, 침 등)이 인체 내로 유입될 경우에만 감염됩니다. 벌레나 음식물, 공공장소에 묻어있는 체액 등 간접적인 접촉으로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② 에볼라바이러스에 감염되었으나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 즉 잠복기 상태에 있는 사람으로부터도 에볼라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나?
- 아니다. 에볼라바이러스 감염(바이러스 전파)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증상을 나타내는 환자에게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감염된 환자의 체액(땀, 침 등)이 인체 내로 유입되어야 한다. 증상을 나타내지 않을 때(잠복기)에는 다른 사람에게 전파(감염)되지 않는다. 

③ 국내 또는 한국인에 에볼라 발병 사례가 있나?
- 국내 거주 외국인, 해외 거주 한국인, 우리 국민 중 에볼라 발병 사례는 아직 없다. 앞으로도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공항과 항만의 입국 절차에서 검역을 철저히 실시하고 있으며,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④ 에볼라 발생국가 국민의 입국금지 및 해당 국가로의 출국금지 등  조치를 취하지 않나?
- 에볼라바이러스는 치사율은 높지만 전파력이 약하기 때문에,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처럼 세계적인 대유행의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에볼라 발생국에 대해 여행을 제한하지 않고 있으며, 8월 6일 긴급위원회를 개최하여 에볼라 관련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WHO 긴급위원회 결과에 따라 향후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한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둔 대응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현재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에 대해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하여 거주민의 즉시 대피를 권고했다. 또한 지난 4월부터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한 대책반을 구성해 에볼라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되지 않게 철저히 대응하고 있고, 대책반을 감염병관리센터장급에서 질병관리본부장급으로 격상할 예정이다.

⑤ 덕성여대 행사에 아프리카인이 입국하였는데 이를 통한 국내 전파 가능성은 없나?
- 그렇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아프리카의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에서 발생하고 있다. 덕성여대 행사에 아프리카에서 입국한 학생 총 28명 중 에볼라 발생 국가에서 입국한 학생은 없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아프리카 참가자들의 인적사항 및 입국 항공편을 확인해 충분한 검역 절차를 거친 결과 아무 증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지속적으로 추적관리를 하고 있다.

⑥ 7월에 개최되었던 '경남 사천 세계 타악 축제' 행사에 에볼라출혈열 발생 국가 국민이 참여했다는데, 이로 인해 이미 국내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은 아닌가?
- 그렇지 않다. 이 행사에 참가했던 아프리카인(기니 국적자)들은 일본에서 1년 이상 거주했던 사람들로, 에볼라바이러스의 잠복기가 2~21일임을 감안했을 때 축제 기간 중에는 이미 잠복기가 훨씬 지났음에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현재는 출국 상태다. 또한 각 지역 관할 보건소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 발생 국가에서 입국하는 여행객을 파악해, 에볼라 바이러스의 최대 잠복기를 고려한 추적조사를 하는 등 능동적인 감시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