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부 위장관질환 업데이트 : GERD

 

GERD 유병률, 얼마까지 높아졌나
국내 GERD 유병률도 세계화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서울의대 이동호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팀은 올해 초 발표한 연구를 통해(Korean Journal of Helicobacter and Upper Gastrointestinal Research, 2014;14:91) 국내 GERD 유병률 증가현황을 정리한 바 있다. 연구에서는 일대일 면접으로 평가한 지역사회 연구에서 유병률은 3.5%, 국내 40개 건강검진센터에서 2만5536명을 대상으로 평가한 연구에서는 역류성식도염(ERD) 유병률은 8%, 비미란성 역류질환(NERD) 유병률은 4%라고 밝히며 국내 GERD 증가에 대한 심각성을 강조했다.

연세의대 이혁 교수(세브란스 소화기내과)도 올해 초 진행된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개원의 심포지엄에서 “미국의 경우 전체인구의 10~30%가 매주 1회 이상의 중증 GERD 증상을 겪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 교수는 “미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유병률이 2.5~7.1%로 비교적 낮게 나타나고 있지만, 식생활의 서구화, 고지방식·고열량식의섭취 증가, 고령인구의 증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률 감소 등으로 인해 유병률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경각심을 높였다.

난치성 GERD의 관리전략
유병률이 당분간 증가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과제로 부각된 내용은 PPI 표준용량에 효과가 없는 환자들의 관리전략이다. 성균관의대 이준행 교수(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는 올해 초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개원의 심포지엄에서 “당분간 GERD 유병률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PPI가 1차 치료전략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 또한 완벽한 약물은 아니다”며 PPI 표준 치료전략 외 관리가 필요한 난치성 GERD 환자들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난치성 GERD를 PPI 표준용량을 8주간 투여했음에도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로 분류하고, 이의 원인을 환자 관련 요소들과 치료 관련 요인으로 구분했다. 환자 관련 요소로는 복약 순응도, 운동성 장애, 호산구성 식도염, 비산역류, 정신건강학적 동반질환 등을 꼽았다. 치료 관련 요소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치료, 야간 산 분비, 빠른 PPI 대사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전략은 기본적으로 약물순응도 확인, 생활습관개선을 시행토록 하고 PPI 증량이나 다른 종류의 PPI로 대체, H2 수용체 길항체, 일과성 하부식도조임근 이완(TLESR) 억제제, 소화관운동촉진제 등의 병용을 시행할 수 있고 내장통증 조절을 위해 삼환계 항우울제 또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관련해 이 교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조사결과 PPI 초치료전략이 실패했을 경우 대부분 PPI 용량을 2배 이상 증량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PPI와 다른 약물의 병용요법이 그 뒤를 이었으며 항우울제 병용요법도 비교적 높았다”고 부연했다. 다른 약물과의 병용요법에서는 위장운동촉진제를 사용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고 이후 점막보호제, H2 수용체 길항제 순으로 나타났다.

GERD 유지요법
난치성 GERD와 함께 지속적인 GERD의 관리도 재차 강조됐다. 이준행 교수는 GERD가 완치보다는 증상의 조절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광의대 최석채 교수(원광대병원 소화기내과)도 “GERD의 치료는 초기의 점막 치유 및 증상의 호전을 평생 동안 조절해야 하는 질환”이라며 “성공적인 초치료 이후에도 약물투여 중단 시 40~70%의 환자에서 재발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코크란 분석연구를 근거로 GERD 재발 방지를 위해 표준용량으로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지만 “식도염은 내시경 소견에서 중증일수록 재발 위험도가 높고 표준용량 이상으로 PPI를 투여해도 재발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환자의 특성을 고려해 치료전략을 개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 비미란성 역류질환에서는 필요한 경우에 투여하는 전략이 지속요법 대비 부작용 감소,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혜택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GERD 환자에서 장기적인 치료전략이 필요하지만 PPI 장기투여에 관련된 부작용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PPI 장기치료에 대한 부작용으로 고관절 및 척추 골절, 폐렴, 현미경적 장염,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장염, 세균 증식, 위저선용종의 증가, 항혈소판제 사용약물의 효과 감소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일부 PPI 제제의 장기치료 연구결과에서는 부작용 위험도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장기 유지치료가 정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란성 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란소프라졸 6년 연구와 GERD 환자 대상 오메프라졸 11년 연구에서 위점막의 염증, 암, 이형성·위축성 위염의 증가 등 합병증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판토프라졸 15년 연구에서도 안전성 관련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무증상 역류성 식도염, 국내 관리 동향은?
최근 무증상 역류성 식도염 진단율이 증가하고 있는 경향도 논제에 올랐다. 특히 서울의대 이동호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팀은 올해 초 무증상 역류성 식도염과 단분절 바렛식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Korean Journal of Helicobacter and Upper Gastrointestinal Research, 2014;14:91), 이를 진단·관리하기 위한 통일된 의견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가 2012년 GERD 임상진료지침을 통해 표준적인 사례에 대한 진단과 치료원칙은 전반적으로 정리했지만, 건강검진 등에서 시행되는 무증상 성인의 역류성 식도염에 대해서는 통일된 의견이 없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무증상 역류성 식도염은 아직 용어도 통일이 되지 않은 상태다. 이 교수는 “무증상 역류성 식도염은 증상이 없는 성인에서 내시경 검사결과 하부식도 미란, 궤양, 발적 등 점막상해 소견을 통칭한 것으로, 국내에서는 무증상 미란성 식도염과 혼용되고 있고 서구에서는 조용한 GERD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 평가 기준도 없다. 이 교수는 “일반적인 GERD는 증상의 조절로 치료전략을 증상 호전 여부로 판단하지만, 무증상 역류성 식도염의 경우 반응을 살필 기준이 없다”고 말했다. 또 점막상해만을 기준으로 치료를 시행할 경우에는 과잉치료의 위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연구팀은 1차 의료기관 의사들이 무증상 역류성 식도염에 접근하는 방향을 파악코자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2012년 10월부터 2013년 2월까지 585명을 대상으로 시행했다. 내시경 소견상 LA 분류 A와 분류 B의 점막상해가 있는 무증상 성인에 대한 치료전략을 평가한 결과 LA 분류 A의 경우 46.2%는 생활습관개선 등 비약물 요법, 33.8%는 PPI 처방, 17.3%는 H2 수용체 길항제를 처방한다고 답했다. 2.7%는 어떤 설명도 안한다고 답했다. PPI와 H2 수용체 길항제의 투약기간에 대해서는 3~4주가 45.2%로 가장 많았고, 1~2주투여는 28.1%, 8주는 24.1%였다.

LA 분류 B에서는 PPI 처방을 시행하는 비율이 51.5%로 가장 많았고, 생활습관개선은 27%, H2 수용체 길항제 투여는 20.6%였다. 투약기간에서 3~4주 투여가 40.3%로 가장 높은 비율이라는 점은 동일했지만 8주 투여가 38.2%, 1~2주 투여가 17.3%로 LA 분류 A보다 약물처방에 비중을 두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LA 분류 A와 B의 구분이 점막상해의 길이에 의한 것일 뿐이라는 점, 특히 3∼4mm인 경우와 5∼6mm인 경우의 구분이 매우 주관적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LA 분류 A에 비해 B에서 PPI 투여비율이 의미 있게 높다는 점은 주시할 만하다”고 평했다.

이에 “무증상 역류성 식도염에서 약물치료가 필요한가에 대한 논의와 함께, LA 분류 A와 B에 대하여 치료전략에 차이를 두어야 하는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투약기간이 3~4주가 가장 많은 비유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국민건강보험의 급여기준과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에서 함께 진행된 난치성 GERD 치료전략 선택 조사결과 PPI 종류 변경이 39.1%로 가장 높았고, 동일 PPI 용량 2배 증량은 21.5%, 위장운동촉진제 추가가 20.8%, H2 수용체 길항체 추가가 15.2%, 진정제 추가가 3.2%로 나타났다.

 

미국소화기학회GERD 가이드라인

미국소화기학회(ACG)는 지난해 GERD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했다. 진단이나 약물치료 전략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수술적 치료전략에 대한 권고사항에는 변화가 있었다. 내시경 치료가 현재의 약물치료 전략을 대체할 수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조건부로 권고했고, 중간 정도의 근거수준을 제시했다.
반면 GERD의 수술적 치료전략 전체에 대한 권고사항들은 높은 수준으로 권고했다. 수술적 치료전략과 함께 ACG에서 제시하고 있는 GERD 관리 권고사항을 정리했다.

◇ GERD 관리

- 체중감소는 과체중이거나 최근에 체중이 증가한 GERD 환자에게 권고할 수 있다(조건부 권고, 중간수준 근거).
- 야간성 GERD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 취침시간 2~3시간 전 식사를 금하도록 한다(조건부 권고, 낮은수준 근거).
- GERD 치료기간 중에 초콜릿, 카페인, 알코올, 산도가 높거나 매콤한 음식 등 역류를 야기할 수 있는 음식의 정기적인 복용은 피하도록 한다(조건부 권고, 낮은수준 근거).
- 증상완화와 미란성 식도염의 치료를 위해 PPI 8주 치료전략을 시행한다. PPI 약물 간 효과는 큰 차이가 없다(강한 권고, 높은수준 근거).
- 전형적인 서방형 PPI 제제는 식사 30~60분 전에 복용토록 한다(강한 권고, 중간수준 근거). 새로운 PPI 제제들은 식사시간 기준에서 투여시기에 대한 유동성을 가진다(조건부 권고, 중간수준 근거).
- PPI 치료는 1일 1회 식사 전에 투여한다(강한 권고, 중간수준 근거). 1일 1회 전략에 부분적으로 반응하는 환자 중 야간증상, 수면방해 등이 동반된 이들에게는 투여 시기 조정이나 1일 2회 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강한 권고, 낮은 수준 근거).
- PPI에 부분반응을 보이는 환자들은 1일 2회 전략을 시행하거나 다른 종류의 PPI로 전환한다(조건부 권고, 낮은수준 근거).
- PPI 유지치료는 PPI 투여 중단 후 지속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 미란성 식도염, 바렛식도 등 합병증이 있는 환자들에게 투여한다(강한 권고, 중간수준 근거). 장기간 PPI 치료가 필요할 경우 가장 낮은 용량을 투여한다(조건부 권고, 낮은수준 근거).
- H2 수용체 길항제 치료는 가슴쓰림 증상 완화를 경험한 환자 중 미란성 질환이 없는 이들에게 유지치료 전략으로 사용할 수 있다(조건부 권고, 중간수준 근거). PPI 전략에 취침시간의 H2 수용체 길항제 추가는 야간 역류증상 완화에 효과를 보이지만 수주간 투여할 경우 내성이 발생할 수 있다(조건부 권고, 낮은수준 근거).
- 위장관촉진치료 등 산억제 이외의 GERD 치료는 진단 후 시행하도록 한다(조건부 권고, 중간수준 근거).
- 임신부에게 PPI는 안전하다(조건부 권고, 중간수준 근거).

◇ GERD 수술적 치료

- 수술적 치료는 GERD 환자의 장기치료 전략으로 시행할 수 있다(강한 권고, 높은수준 근거).
- 수술적 치료는 PPI에 반응이 없는 환자에게 일반적으로 권고되지 않는다(강한 권고, 높은 수준 근거).
- 수술적 치료는 선택적인 수술경험이 있는 만성 GERD 환자에게 약물치료만큼 효과적일 수 있다(강한 권고, 중간수준 근거).
-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비만 GERD 환자에게 배리아트릭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위우회로술은 이 환자군에게 적합할 수 있다(조건부 권고, 중간수준 근거).

◇ 난치성 GERD 환자에 대한 PPI 치료
- 난치성 GERD 환자의 첫 번째 치료전략은 PPI 치료전략의 최적화다(강한 권고, 낮은수준 근거).
- 최적화된 PPI 치료에도 식도외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GERD 환자는 이비인후과, 호흡기, 알레르기 전문가들과 함게 논의해 원인을 찾아야 한다(강한 권고, 낮은수준 근거).
- 내시경 평가가 힘든 난치성 GERD 환자들은 활동 역류 관찰을 시행해야 한다(강한 권고, 낮은수준 근거).
- 지속적으로 역류가 발생한다는 근거가 있는 난치성 환자들에게는 원인을 고려해 수술적 치료, TLESR 억제제 등 추가적인 항역류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조건부 권고, 낮은수준 근거). 검사를 받기 힘들지만 GERD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는 이들의 경우 PPI 치료를 중단해야 한다(강한 권고, 낮은수준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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