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J 잇단 평론 사설 게재

▲ 프라닥사
베링거인겔하임이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들에게 혈액 모니터링 없이 다비가트란(제품명 프라닥사)을 사용하면 그렇지 않은 것보다 안전성 문제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데이터를 규제당국에 공개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나 파장이 일고 있다.

그동안 다비가트란의 핵심 메시지였던 "모니터링 필요없음", "용량조절 필요없음"에 치명타를 입게 된 것은 물론 기업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게 됐다.

이와 관련 BMJ는 7월 23일자 온라인을 통해 새롭게 공개된 다비가트란 데이터를 토대로 전문가들의 평론과 사설을 잇따라 실으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동시에 지금까지 제기돼왔던 다비가트란을 재조명하고 있다.

새로운 데이터는 미국 소송과정에서 나왔다. 베링거인겔하임은 다비가트란이 치명적인 출혈 부작용으로 500여명의 사망을 유발했다며 미국 환자와 가족들로부터 소송을 당했는데, 다행히 지난 5월 14일 6억5000만달러를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새로운 다비가트란 데이터가 공개됐는데 핵심은 모니터링을 통해 용량조절을 한 다비가트란 복용군이 고정 용량 다비가트란을 복용한 군보다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이 더 좋았고, 나아가 와파린 복용군과 비교해서도 더 좋은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새로운 데이터는 혈장 수치가 40~140ng/mL인 환자들에서 다비가트란 150mg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는 가설하에 진행된 치료 프로그램이다. 그 결과 45%의 환자들만 150mg 표준 용량으로 시작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26%는 75mg으로 감량이 필요하며 30%는 110mg이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출혈도 150mg을 투여할 경우 허혈성 뇌졸중과 중증 혈전증에 대한 통계적으로 유의한 증가없이 20%가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용량을 조절했을 때와 비교했을 때보다는 조금 높았다. 이 결과들은 환자별로 용량을 조절했을 때 최적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정보를 애초부터 규제기관에 제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탄을 받고 있다. BMJ가 문제를 제기하자 베링거인겔하임 측은 "출혈 위험에 대한 정보는 환자 예후에 신뢰할만한 예측 정보가 아니라고 판단해 규제기관과 서로 공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해명이 있었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데이터를 공개할 경우 모니터링 필요없다고 주장했던 신규 항응고제의 장점의 경쟁력을 잃어버릴 것을 우려한 조치로 보고 있다.

EMA 측은 "만일 해당 정보를 발견했다면 어떠한 필요한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면서 "또한 현재 권고내용도 바뀔 것이다"고 분개했다.

미국 약물안정성평가연구소(Institute for Safe Medication Practices)의 Thomas J Moore 수석연구원은 BMJ에 분석 자료를 내고 "현재 다비가트란의 안전성을 위해 베링거인겔하임, FDA, EMA는 치료범위, 혈장 수치 평가를 기반으로 한 초기 용량조절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다"면서 "특히 혈장 수치 평가는 현재 미국에서 적용되야 한다. 아울러 유럽,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처럼 고위험군에게 제시할 수 있도록 다비가트란 110mg도 승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규제기관들은 모든 새로운 환자들의 혈장 수치를 평가할 것을 권고해야 한다. 그리고 다비가트란이 주기적인 항응고 평가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권고사항도 제외시켜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런 가운데 BMJ는 캘리포니아의대 Blake Charlton (medical resident)와 Rita Redberg 교수의 사설을 통해 "환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위험성과 혈액검사를 통한 모니터링, 용량 보정, 뇌졸중 위험에 대해 충분히 설명한 후 결정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CHADS-Vasc 스코어를 배제하고 뇌졸중 위험도를 정량화 하는 것과 HASBLED 스코어를 이용해 와파린의 출혈 발생 위험을 평가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다비가트란의 출혈 위험을 정량화할만한 검증된 도구가 없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은 위험에 대해 관대한 태도가 필요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잦은 모니터링을 원치 않는 환자일수록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항응고제는 종류마다 차이가 있을뿐 어느 정도의 모니터링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이런 가운데 FDA와 EMA는 항응고 신약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권고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 어떤 결론을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