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TNF-α 억제제] 한림의대 김현아 교수

류마티스관절염(RA) 환자에서는 혈청 지질 농도의 변화가 특이적으로 관찰된다. 일반적으로 질환이 활성화된 상태에서의 RA환자에서는 HDL-C와 LDL-C가 감소된 상태지만 약물치료가 시작되면 이 수치들이 상승하게 된다.

▲ 한림의대 김현아 교수(평촌성심병원)

더불어 RA 환자에서 심혈관질환이 유의하게 증가한다는 대표적인 연구도 나와 있다. 작년 시행된 메타분석 결과 RA 환자는 정상인구 대비 관상동맥 질환의 빈도가 1.5~2배 증가하고 과거 심근경색증을 경험한 비율이 3배까지 높았다.

여기서 RA의 심혈관질환은 통상적인 심혈관 위험인자와 연관성이 낮다는 특징을 갖는다. 때문에 유전적 또는 환경적인 병인이나 사이토카인, 면역복합체, 보체인자, 급성 반응물질 등에 의한 만성 염증반응이 RA에서 심혈관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RA의 주요 염증성 세포신호인자인 IL-6가 세포 표면의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억제해 염증반응과 관절손상을 감소시키는 기전을 가진 토실리주맙이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지질입자 크기와 혈청 수치 변화)에 미치는 효과를 평가한 위약 대조군 임상시험이 공개됐다.

이에 본지는 Beyond TNF-α 억제제 기획 세 번째로 한림의대 김현아 교수(한림대 평촌성심병원 류마티스내과)를 통해 토실리주맙과 심혈관질환 위험인자의 상관관계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 먼저 TNF-α 억제제와 토실리주맙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RA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생물학적 제제인 종양괴사인자(TNF)-α 억제제는 현재 처방에 주요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치료반응률이 60~70%로 완벽하지 않고 치료 효과 역시 만족스럽지 못한 실정이다. 이에 더해 감염기회가 증가돼 결핵이나 진균감염의 위험이 높아지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치료반응률을 높이는  다른 작용기전의 약제 선택이 시도되는데 이 중 IL-6 수용체에 대한 길항작용을 통해 RA의 만성염증반응을 조절하는 약제가 토실리주맙이다.

국내 임상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토실리주맙은 메토트렉세이트(MTX)와 병용하지 않고 단독요법으로도 효과가 우수하며 약제에 대한 항체 생성률이 5% 미만으로 내성 발생률이 낮았다.

이에 이상반응 등으로 MTX를 사용할 수 없는 환자에서 토실리주맙 투여를 고려할 수 있지만 실제 임상현장에서 환자마다 반응과 유효성, 안전성에서는 차이를 보일 수 있다. 때문에 국내에서 토실리주맙의 효과 및 이상반응에 대한 보다 폭넓은 장기적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 대표적 만성 염증성 질환인 RA에서 심혈관질환이 동반되는 원인은 무엇인가?
RA의 다양한 염증 발생 경로가 심혈관질환을 유발한다. 여기서 T 림프구의 역할이 중요하게 대두되는데 RA 환자의 염증 조직에서 분리한 T 림프구는 심혈관질환 환자의 혈관에서 분리한 T 림프구와 유사한 사이토카인 프로파일(인터페론 감마 및 IL-17 증가)을 나타낸다.

또한 다양한 사이토카인의 역할이 제시됐는데 특히 IL-6의 혈청 농도 증가 시 심근경색, 뇌혈관질환 등의 심혈관 위험도가 증가된다. 

이와 관련 유전대립형질 중 인간백혈구항원 HLA-DRB1 0401과 HLA-DRB1 0404의 존재여부, 만성적으로 지속된 염증반응 등이 RA에서 심혈관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umatol Clin 2009;5:95-7).

- IL-6 길항제가 RA 환자의 지질 수치에 어떤 변화를 야기시키는가?
IL-6 수용체를 타깃으로 하는 토실리주맙을 RA 환자에 투여 시 LDL-C, HDL-C, 중성지방을 증가시키는 경향을 보인다.

또 최근 RA 환자에서 토실리주맙 투여로 IL-6 수용체를 차단하는 경우 염증지표를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지질 및 지단백의 정량·정성적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즉 HDL의 세부 구성요소가 동맥경화 보호 방향으로 변화했고 lipoprotein(a)의 수치가 낮아졌다는 사실이다.

- 그렇다면 토실리주맙 투여로 LDL-C가 상승하는 기전을 설명해 달라.
IL-6 및 IL-6 수용체가 증가하면 LDL 수용체, 초저밀도지단백(VLDL) 수용체 증가로 인한 VLDL 및 LDL의 세포 유입이 증가돼 콜레스테롤의 세포내 함입과 조직 잔류가 증가된다고 알려져 있다. 또 IL-6의 발현으로 증가한 분비성 phospholipase A2-IIA가 LDL의 인지질 가수분해를 촉진시켜 LDL 혈중 농도를 낮추게 되고 scavenger receptor의 조직 표면 밀도 증가는 지단백 분해를 촉진시킨다.

더욱이 토실리주맙 연구결과 IL-6 신호 억제는 여러 수용체의 표면 발현 수치를 감소시키고 분비성 phospholipaseA2-IIA 수치를 감소시켜 LDL 및 VLDL의 조직 내 흡수를 저하시키며 혈청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결과를 보였다.

-토실리주맙이 RA 환자서 동맥경화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근거가 있는가?
아직 심혈관질환에서 토실리주맙의 유효성을 관찰한 연구 결과가 없어 근거로는 부족하다. 다만 심혈관 위험도의 지표인 혈청 피브리노겐 및 D-dimer의 수치가 감소한다는 사실을 통해 동맥경화 위험도의 감소를 추론할 수는 있다<그림>.

 

더불어 심혈관질환 위험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lipoprotein(a) 수치의 감소도 동맥경화 보호 효과를 시사하는 소견이 된다. 하지만 동일 연구에서 맥압 속도(pulse wave velocity)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지난해 미국류마티스학회에서 발표된 초록에 따르면 토실리주맙을 투여한 31명 환자에서 24주 후 좌심실양지표(LV mass index), 심박출량이 투여 전과 비교해 모두 유의하게 향상됨이 관찰됐다. 그러나 토실리주맙의 심혈관질환에 대한 영향에 대한 근거는 추후 다수의 환자에서 전향적인 연구 결과가 나온 후에야 가능할 것이다.

이와 비교해 TNF-α 억제제의 심혈관질환의 효과를 살펴보면, 1만명 환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는 비생물학적 제제로 치료하는 환자 대비 70% 감소효과가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혈중 지질 농도의 유의한 변화 없이 관찰되는 소견이기에 지질 농도와 독립적인 기전에 의해 매개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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