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종양학회(ESMO), 제16차 세계소화기암학술대회 이슈

 

 

유럽종양학회(ESMO)의 제16차 세계소화기암학술대회가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성료됐다. 이 자리에는 미국 국립암연구소(NCI)가 후원하고 있는 RTOG(Radiation Therapy Oncology Group) 연구 가운데 식도암의 항암화학방사선치료에서 세툭시맙의 추가 치료가 환자 생존율을 개선시키지 못했다는 대조군연구 결과가 발표돼 참가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논의된 최신 암치료 전략 중 이슈가 됐던 연구들을 정리했다.

 

 

△ 식도암 치료에 세툭시맙 추가 효과 개선에 이득 없어
일반적으로 식도암 환자의 비수술적 표준치료는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를 동시에 시행하는 것이다. 이에 RTOG 0436 연구는 항암화학요법에 항CD20 항체의약품인 세툭시맙의 추가 치료 효과를 평가했다.

종양의 T(종양크기), N(림프절 침범정도), M(원격전이 여부) 병기에 관계 없이 420명의 대상환자는 비수술적 치료로 파클리탁셀과 시스플라틴 병용 항암화학요법을 시행받았고, 무작위로 세툭시맙을 추가해 효과를 평가했다. 연구의 1차 종료점은 전체생존율(OS)이었다.

RTOG 0436 중간분석 결과 항암화학방사선 치료에 항체의약품을 추가하는 것은 효과 측면에서 큰 이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선암(adenocarcinoma) 환자에서 세툭시맙의 추가 투여는 혜택이 확인되지 않은 것. 더불어 새로 추가된 328명 환자 분석에서는 세툭시맙 추가 투약 여부에 생존율의 차이가 보고되지 않았으며, 임상적인 완전반응률은 세툭시맙 추가군 56%, 비투약군 59%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한편 치료에 반응을 보인 환자들은 생존율에서는 이점이 확인됐다. 전체 모집단에서 완전반응을 보인 환자는 시험 12개월차에 79%가 생존했고, 24개월 시점 58%로 집계됐다. 잔류종양을 가진 환자의 상대 비율은 시기별 각각 53%(12개월), 30%(24개월)로 나타났다(P<0.0001).

△ 치료 불응 전이성 대장암 환자, 'TAS-102' 투여 생존기간 연장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전이성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약물인 TAS-102를 투약했을 때 생존기간이 약 2개월 연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무진행생존율(PFS) 중간값은 0.3개월의 근소한 개선을 나타냈다. 아울러 질병조절 비율의 차이도 통계적으로 유의성을 입증했다. 이 약물은 활성성분의 저하를 방지하는 새로운 뉴클레오사이드인 트리플루리딘(trifluridine)과 티미딘(thymidine), 가인산분해효소(phosphorylase) 억제제인 티피라실염산염(tipiracil hydrochloride)으로 구성됐다.

이번 공개된 무작위대조군연구(RCT)인 3상임상에는 13개국 환자를 대상으로 TAS-102 또는 위약을 2:1 비율로 투약했다. 참여한 환자 모두는 연구기간동안 최고의 지지치료를 시행받았다. 1차 종료점은 OS, 2차 종료점은 PFS를 포함해 전체반응률, 질병조절비율, 안전성이었다.

결과에 따르면 TAS-102 투약군의 OS 중간값은 7.1개월로 위약군 5.3개월보다 길었고, 위험요소가 32% 감소했다(P<0.0001). 또 PFS 중간값은 위약군 1.7개월과 비교해 TAS-102 투약군은 2.0개월로 위험률을 48%까지 낮췄다(P<0.0001). 더욱이 TAS-102 투여 그룹은 질병조절비율(전체반응 + 안정적 질병상태)에서 위약군 16.3% 대비 44%로 유의한 치료적 혜택을 보고했다(P<0.0001).

하지만 두 그룹 사이에 치료반응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증상이 심한 3등급 이상의 이상반응은 호중구감소증(Neutropenia, 34.9%), 백혈구감소증(leukopenia, 12.8%), 빈혈(16.5%)이었다.

이에 연구를 주도한 일본 국립암센터 Takayuki Yoshino 박사는 "약 50%의 대장암 환자에서 다른 장기로의 원격전이가 진행되고, 결국 이들 대부분이 현재의 표준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며 "연구 결과 TAS-102가 위약대비 OS 개선의 효과를 입증했기에 향후 치료에 불응하는 전이성 대장암 환자에서 표준치료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 나노리포솜 제제 투여, 불응성 췌장암 환자 생존 연장
젬시타빈을 투약받는 불응성 췌장암 환자에 새로운 리포솜제제(liposomal formulation)인 이리노테칸(irinotecan)을 추가해 치료한 결과 OS 중간값이 약 2개월 연장됐다는 3상임상 연구도 공개됐다.

플루오로우라실(5-FU)과 엽산제인 류코보린 병용요법에 나노리포솜(nanoliposome) 이리노테칸을 첨가한 MM-398을 추가하면 환자의 중간 생존율은 4.2개월에서 6.1개월로 증가됐다. 더욱이 PFS 중간값은 위약군 1.5개월 대비 MM-398 병용군이 3.1개월로 2배 늘어났다고 연구의 주저자인 워싱턴대 Andrea Wang-Gillam 교수는 밝혔다.

전 세계 100개 기관에서 시행된 연구는 417명 환자를 5-FU + 류코보린, 5-FU  + 류코보린 +  MM-398, MM-398 단독투여군으로 구분했다. 연구의 1차 종료점은 OS였다. 특히  5-FU  + 류코보린에 MM-398을 추가한 그룹에서 OS 및 PFS, 치료실패 시간, 목표반응률이 대조군과 비교해 높게 나왔다.

또 MM-398 단독투여군은 대조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들 3개 그룹(MM-398 + 5-FU + 류코보린, MM-398 단독, 5-FU + 류코보린)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보고된 3등급 이상의 중증 이상반응은 호중구 감소가 각각 23.5%, 15.3%, 3%로 나타났고, 뒤이어 피로(13.7%, 6.1%, 3.7%), 설사(12.8%, 21.1%, 4.5%), 구토(11.1%, 13.6%, 3.0%)가 관찰됐다. 또 호중구 감소에 의한 열(Febrile neutropenia, 1.7%, 41%, 0%), 패혈증(3.4%, 2.0%, 0.7%)순으로 보고됐다.

이에 협회 대변인 Roberto Labianca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난치 상황에 놓인 환자를 대상으로 중요한 임상적 영향을 평가했기에 향후 약물의 유효성과 기전에 있어 표준치료로 고려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나노리포솜의 이리노테칸을 5-FU + 류코보린에 병용하는 요법은 전이성 췌장암에 2차치료제로 그 효과를 확인했고, 추후 이 조합이 1차치료제 및 국소적 진행성 췌장암 적응증까지 확대되려면 부가적인 연구를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KRAS-정상형 전이성 대장암, 세툭시맙·베바시주맙 모두 혜택
KRAS-정상형(wild type) 전이성 대장암 환자의 항암화학요법에 2개의 항체의약품을 병용한 결과 각각 생존율 개선에 유사한 효과를 입증했다.

이는 세툭시맙(상품명 얼비툭스) 또는 베바시주맙(상품명 아바스틴)을 병용 투약한 결과 전체생존율(OS) 중간값이 29~30개월로 확인돼 이 약제가 1차치료제로 적합하다고 캘리포니아산프란시스코대 Alan Venook 박사팀은 결론을 내렸다.

Venook 박사팀은 CALBG/SWOG 80405 임상시험에서 KRAS-정상형 전이성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2개의 단일클론항체의 효과를 비교했다. 모든 참가자들은 FOLFOX (옥살리플라틴, 플루오로우라실, 폴린산) 또는 FOLFIRI (폴린산, 플루오로우라실, 이리노테칸)와 함께 세툭시맙 혹은 베바시주맙을 무작위 투약을 받았다.

약물치료는 질환이 악화되거나 사망, 수용 불가한 독성반응, 수술을 요할 때까지 이어졌다. 1차종료점은 OS였다.연구에는 총 3058명이 참가했고 이 가운데 2334명이 KRAS-정상형 대장암 환자들이었다.

최종 분석은 1134명의 데이터를 이용했다. 10번째 중간분석에서 치료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가 확인되면서 연구는 종료됐다.

40개월 중간 추적관찰 결과 OS 중간값은 베바시주맙 29.04개월, 세툭시맙 29.93개월이었다. 무진행생존율(PFS) 또한 베바시주맙 10.54개월, 세툭시맙 10.45개월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추가적인 하위집단 분석에서도 두 약물 치료의 혜택이 확인됐다.

이에 연구의 주저자인 Venook 박사는 "2개 항체의약품 병용군 사이에 결과상 의미있는 차이가 없었다"면서 "두 그룹 모두에서 환자들은 30개월 가까이 생존했고, 약 10% 환자는 5년 이상의 생존율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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