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8. 광주 태영21병원 양태영 원장

▲ 양태영 광주 태영21병원 원장
광주광역시의 젊은 의사가 내분비대사내과 진료 문화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카카오톡 PC버전(PC카톡) 애용자이고, 클래식 음악에 조예가 깊으며, 글쓰기에 일가견이 있는 그는 삼성서울병원 전임의, 미국 하버드병원 조슬린당뇨센터 교환교수, 세계 3대 인명사전(마르퀴즈 후즈후) 3년 연속 등재 등 화려한 이력을 가진 양태영 원장(태영21병원·광주)이다. 양 원장은 젊고 참신한 생각으로 환자와의 소통에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며, 2년째 광주종합버스터미널 인근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병원은 건강검진센터, 입원실(30병상), 카페, 당뇨교육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PC 카톡으로 환자와 친밀한 소통"

양 원장은 진료시간 틈틈이 카톡을 이용한다. 환자와의 대화를 위해서다. 다음 환자의 진료를 기다리는 짧은 순간에도 카톡을 통해 또 다른 환자와 소통하는 것이다. 카톡의 장점은 진단과 처방을 기록하기 위해 진료 내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병원 방문 후 집으로 돌아간 환자들 중 꾸준한 건강관리를 요하는 환자와의 소통에 카톡은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것. 양 원장은 카톡 사용으로 환자와의 거리가 더욱 가까워졌다고 한다.

"임신성 당뇨와 같은 경우 스트레스가 큽니다. 태아 때문에 별 것 아닌 일에도 스트레스를 받죠. 이런 분들은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관리를 합니다. 광주 시내가 아닌 섬에 사는 분들까지도 편하게 설명해 줄 수 있어 안심이 됩니다." 더불어 보충설명이 필요한 경우,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은 경우 등은 체크해 두었다가 진료 틈틈이 또는 진료 후 문자, 이메일, 전화 등 각종 수단을 동원해 다시 한 번 소통한다.

▲ 양태영 원장은 카카오톡으로 환자들의 궁금증을 바로바로 상담해준다.
"수능에 당뇨병 문제가 출제되면 좋겠다"

그가 환자에게 다가가는 방법은 오프라인에서 더욱 빛난다. 교육과 문화 나눔을 신선한 방식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양 원장은 '환자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갑상선 클리닉' 책을 출간하는 등 교육에 힘쓰고 있다. 특히 만성질환은 증상이 애매하고 개인차가 심해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 양 원장의 설명이다.

"당뇨병이나 갑상선 질환은 다른 질환에 비해 환자가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생활 습관 속에 관련된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당뇨·고혈압을 수능 문제에 내면 일반인들도 잘 알게 되지 않을까요. 만성질환은 수박겉핥기식이 아닌 정확한 지식을 필요로 합니다. 교육이 절실한 이유죠."

한번은 당뇨병 환자를 위한 이벤트를 선보였는데, 이것이 굉장한 주목을 받았다. 이벤트 명칭은 '당뇨 중식회-눈대중 칼로리 계산.' 일일이 칼로리를 계산해 식단 만들기가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당뇨식 체험 교육이다. 교육은 환자가 뷔페 음식을 평소 먹는 대로 담는 것으로 시작한다. 음식 담기가 끝나면 당뇨 영양사와 간호사에게 자신의 접시를 보여준다. 그러면 이들 전문가는 접시에 담긴 음식의 총칼로리를 계산한 후 권장 칼로리보다 얼마나 많은지 혹은 적은지를 알려준다. '밥을 빼는 게 어머니의 정량입니다', '야채를 추가해야 합니다', '고기를 이 정도 빼야 정량입니다'는 식으로. 양 원장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접했던 이 특별한 당뇨식 교육을 도입해 광주 지역 의료진과 주민의 뜨거운 호응을 끌어냈다.

"지난해 5월 시작해 지금까지 4차례 열었습니다. 호응이 굉장히 좋습니다. 정량 교육을 반복하다 보면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처음에는 뷔페를 준비하는 데 경제적 부담이 컸는데, 지금은 여러 곳에서 지원을 받아 부담도 덜 합니다."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병원

전공수업만 있으면 재미가 없을 텐데, 양 원장은 교양 수업도 탄탄히 준비했다. 자신의 관심사인 클래식 음악을 모두와 함께 나누기로 한 것이다. 병원은 두세 달에 한 번 클래식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7월 18일은 13번째 정기음악회가 있는 날이다. 양 원장은 음악회에서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기도 하고, 관련된 음악사 이야기로 100명이 넘는 청중을 사로잡는다.

"사실 음악회는 환자보다 직원과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큽니다. 직원과 함께 팸플릿 만들며 어울리고, 음악회에서 직원의 친구 또는 가족을 만날 수 있죠."

양 원장의 클래식 사랑은 오래됐다. 음악사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미국 하버드병원 연수 시절 하버드의대와 병원, 보스턴에 관한 소개를 음악가의 생애 그리고 죽음과 연관 지어 에세이를 작성한 바 있다. 이는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도 이어졌고, 어느덧 의학과 '짬뽕(?)'시켜 의학 정보를 소개하는 것은 그의 특기가 됐다. 클래식 사랑의 깊이도 깊다. 병원 로고에 삽입된 '높은음자리표'는 음악이 함께하는 병원으로 비치고 싶은 마음과 수준 높은 진료를 선보이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수업에는 '교과서'가 필요하다. 양 원장은 지난 3월 '갑상선클리닉'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갑상선 질환에 관해 자주 묻는 질문과 답으로 구성된 책이다. 환자뿐 아니라 의사들에게도 호응이 좋자 내친김에 당뇨 클리닉 집필도 고민 중이다. 그는 당뇨 클리닉을 만나보기 전에 음악 에세이를 모은 책을 먼저 만나볼 수 있다고 귀띔한다.

책 출간은 작은 일에 속한다. 내분비 전문병원을 꿈꾸는 양 원장은 할 일이 많아도 너무 많다. 그는 연구소 설립을 계획하고 있으며, 광주/전남 지역의 내분비내과 후배 양성 또한 그가 할 일이라 여긴다.

"당뇨 갑상선 부설 연구소를 추진하고 있어요. 그동안 해왔던 것을 체계화하고 공론화해 공공헬스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보급할 겁니다. 내분비내과를 조금 더 전문화시키는 겁니다. 그리고 후배 양성도 해야죠."

 
양태영 원장의 좌우명은?
해야 할 일은 미루지 말자 = "바쁘다는 이유로 먼저 진료한 환자의 문제를 확실히 해결하지 않고, 다음 환자를 보기 위해 빨리빨리 넘겨버리면 결국 둘 다 손해를 봅니다. 기다리는 것이 불편할 수 있으나, 실수를 번복하지 않으려면 그때그때 해결해야 합니다."

이영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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