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등 정부 지원 연수교육, 카자흐스탄 국립병원장 10명 방문

“환자 중심의 병원 시설, 잘 갖춰진 인프라 등 한국 병원과 의료시스템을 둘러보니 배울 점이 많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류 협력을 기대한다.”
지난달 30일부터 일주일간 카자흐스탄 병원장 일행이 한국 에이전시 유니컴퍼스 초청으로 서울아산병원, 고대안암병원 등 한국 병원들을 둘러보고 의료시스템에 대한 연수교육을 받고 돌아갔다. 이들은 한국 의료에 대해 연신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연수교육 중에서는 아직 개념 정립이 되지 않은 생산성, 의료분쟁 등을 익히면서 현지에서도 교육 확대 필요성을 공유했다.

▲ 카자흐스탄 병원장 12명이 한국에서 연수교육을 받고 돌아갔다.


"암, 심장, 기형 치료 부족...외래병원 입찰 추진"
남카자흐스탄 보건복지부 차관 SHAIKHYBEKOVA GULZHAN

“가까운 아시아 문화권에서 의료시스템이 발전한 나라를 보고 싶었다. 많은 정보를 얻고 필요한 교육을 받고, 그 중 카자흐스탄에 적합한 모델을 배우고자 했다."

남카자흐스탄 보건부 SHAIKHYBEKOVA GULZHAN 차관은 이번 한국에서의 연수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현재 카자흐스탄은 외국 병원들의 투자 유치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한국 의료를 배울 것을 다짐했다. 

우선 그가 본 한국은 의료보험 시스템이 잘 갖춰져 국민들에 적절한 의료서비스 혜택이 제공된다. 병원들이 ‘환자 중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한국 경제에 있어 의료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종사자들이 한국 경제 전체의 커다란 축을 담당하는 것으로 보였다.

카자흐스탄 의료시스템 역시 굉장히 빠른 발전을 하고 있다. 장비, 인력, 의료진 연수 등 많은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으며, 이번 연수도 정부 지원으로 이뤄졌다.

그는 “카자흐스탄 병원들도 환자를 위한 노력이 보다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심장수술, 신생아 수술, 장기이식 등 일부 분야는 이미 성과를 내고 있지만, 다른 영역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며 ”암, 심장, 선천적 기형 등은 자국민이 해외에 나가서 치료받는 일이 많은데 향후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카자흐스탄 국립병원은 전액 정부 지원으로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일부 국민들은 개인보험을 따로 두고 있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 제대로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할 일이 많다고 보고 있다.

그는 “한국에 오기 전 많은 상황을 파악했고 외래 병원 설립을 위한 입찰을 고려 중에 있다”며 “앞으로 부족한 카자흐스탄의 의료 인프라를 채우기 위해 한국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비용·수익이 아닌 가치에 투자하라”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라는 피터 드러커의 명언이 있다. 병원에서도 그대로 적용 가능하며, 카자흐스탄 병원들에도 ‘생산성’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으로 권고됐다.  

생산성이란, 제품 생산이나 서비스 제공이 투입대비 산출이 얼마나 이뤄졌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효율성과 효과성을 함께 추구하게 된다. 효율성은 최소의 투입으로 최대 산출을 지향하는 양적 측면이며, 효과성은 원하는 목표에 얼마나 도달했는가라는 질적 측면이다.

 

생산성 교육을 맡은 C파트너스 오세현 대표는 “생산성은 산출량을 투입량으로 나누게 된다. 지속적인 성과를 통한 성장은 사람과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는 조직문화를 개발하는 것”이라며 “기업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인 ‘비전‘을 토대로 투입과 산출, 조직문화에 일련의 방향성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생산성의 가치”라고 설명했다. 

생산성의 핵심방향은 양적 성장이나 질적 성장, 비용 절감이나 가치 증대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비용 절감형은 동일가치, 동일량을 생산하기 위해 이전보다 적은 양을 투입하는 것을 말하며 산출 증가형은 동일 양의 투입으로 이전보다 더 많은 가치와 많은 양을 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향후 분명한 병원들의 목표로 자리잡을 '고부가가치'를 위해서는 보다 높은 가치를 추구하며 투입을 양적, 질적으로 증가시키게 된다.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차별화된 성과로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면 혁신을 이룰 수 있다. 

오 대표는 “병원장들은 낭비요소를 관리하고 목표와 시간을 관리하는 등 생산성 향상 방법을 익혀야 한다. 그렇다고 비용과 수익에서만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의 역량을 높여야 한다”며 “의료직 개인들의 생산성에 국한하지 말고 사회와 조직 전체 차원의 변화와 비전 등을 고려한 큰 그림 안에서 생산성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생산성에서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며, 가치를 만들어 전달하는 전 과정에서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생산성 향상이 매우 중요하다고 구성원들이 공감하되, 실질적 행동변화를 이끄는 조직문화적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분쟁 발생 시 이렇게 대처하세요”

카자흐스탄은 아직 의료분쟁, 의료사고라는 개념이 정립돼있지 않지만, 해가 갈수록 늘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보통 의료서비스 이용이 늘어나고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의료사고, 의료분쟁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치료받거나 외국인을 진료하다보면 더 쉽게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 이경철 변호사는 “카자흐스탄은 수많은 나라들과 국경이 인접해있고 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한국과도 협력관계를 넓혀나가고 있다. 공화국을 채택하고 있는 양국인 만큼, 법적인 문제해결도 한국을 롤모델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경우 의료분쟁은 2000년 1674건, 2008년 3115건, 2013년 5069건 등이 발생했다. 즉, 10여년 만에 3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의료행위가 늘어나면서 의료사고 건수도 늘어날 수 밖에 없었다.  한국의 외국인 환자 의료분쟁조정은 3년간 214건, 조정신청은 37건 등을 기록했다. 

의료분쟁 발생 시 1차 해결기관은 피해자와 병원이 합의를 하는 방법이다. 합의가 되지 않으면 제3의 기관에서 합의와 다른 해결방법을 구상해야 한다. 흔히 이뤄지는 것이 소송이다. 다음으로는 제3의 기관에 의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조정이 있다. 

이 변호사는 “소송은 법원에서 강제로 명령을 내리는 반면 조정은 일정한 금액이라도 조정안을 제시해 병원과 피해자가 동의하면 해결된다”며 “병원이 의료사고에 날 것에 대비해 보험을 가입하면, 보험회사가 피해자인 환자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형태로 제공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보험에 들게 되면 보험 가입자인 환자가 직접 의료기관과 협상할 일은 없으며, 보험회사와 병원이 협상하게 된다. 여기서도 합의가 잘 안되면 보험회사와  병원이 소송, 조정의 과정을 거칠 수도 있다.  

이 변호사는 "미국은 보통 국민소득이 높아서 병원, 보험회사가 제시하는  금액으로 합의가 잘 이뤄지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는 합의가 쉽게 이뤄진다"며 "카자흐스탄 역시 아직 의료분쟁이라는 개념이 떠오르지 않았지만, 정부 차원으로 조정신청기구를 만들거나 병원이 보험에 가입하게 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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