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검진시스템 유용성 재고해봐야

[메디칼트리뷴 아시아판 10월15일]=`Twin Peaks`란 최근 아시아지역의 유방암 발생률이
폐경전·후 여성 모두에게서 급증하고 있는 현상을 말한다. 서양에서는 50대 이상에서만 유방
암 발생률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특성으로 인해 아시아에서는 최근 이 지역만의 독특한 유방암 위험인자 여부와 보건당
국의 대응방식을 놓고 열띤 논의가 진행중이다.

`트윈 픽스 현상`
 
아시아지역의 빈약한 유방암 대처시스템이, 최근 급증하고 있는 유병률과 맞물려 의료계로 하
여금 우려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서양에서 사용되고
있는 유방암 대처전략이 아시아지역에서도 동일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느냐?"는 것이다.

조영술 효과 회의적
 
아시아여성의 유방암 발병경향을 분석해 온 전문가들은 서양의 모든 방법이 적용 가능한 것
은 아니라고 주장할 것이다.
 
우선, 아시아지역 상당수 폐경전 여성에게서 유방암이 발생함에 따라 유방조영술에 의존하는
검진시스템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여타 양질의 검사법을 보편화 시키기에 앞서 유전적 요인이나 특정 위험인자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한가지 명확한 것은 어느 지역이든 효과적인 유방암 대처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육·훈련된
의료진·관련 의료서비스의 확대 등이 우선적으로 갖춰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상에 관한 다양
한 의견수렴을 위해 관련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 봤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인구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말레이계·중국계·인도계 3개 인종 간의 유방
암 발생률이 각각 30%대로 조사되는 등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으나 최근의 연구에서 말레이
계에서 더 많은 악성종양이 발견돼 문화적 차이와의 연관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유방 잃을까 병원치료 꺼려
 
푸트라자야병원 아즐리나 피르자 압둘라 아지즈 박사는 이에 대해 "말레이계 사람들이 유방절
제술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두려움을 갖는 경향이 있어 종양이 발견되더라도 의사들의 치료권
유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여성들이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해도 유방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의사를 찾
지 않고 전통요법을 고집하는 것은 물론, 빠르면 빠를수록 유방암 치유결과가 좋아질 수 있다
는 점 또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말레이계 뿐 아니라 전체 말레이시아 여
성을 계몽시키기 위해 유방암 및 유방암자가진단에 대한 공중교육프로그램이 무엇보다 중요
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공중교육프로그램 중요
 
그는 이와 관련 "지난해 말레이시아 보건부가 후원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게 유방
암 자가진단에 대한 많은 지식을 전달한 결과, 유방암으로 병원을 찾는 여성들이 늘었
다"며 "BCAM(International Breast Cancer Awareness Month, BCAM)과 같은 공공행
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국가유방암검진프로그램 등이 말레이시아 현지 상황에 적합치 않았음을 지적, 자국
의 특성을 근거로 한 공중교육프로그램이 큰 실효를 거둘 수 있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에서 20대의 젊은 유방암환자들도 상당수 발견되는 만큼, `어느 연령대에서 검진
을 시작해야 하는지`, `초음파·X선 등 어떠한 검사법을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 또한 우
선돼야 함을 역설했다.
 
아즐리나 박사는 폐경전 여성의 경우 유방조영술로는 효과적인 검진이 힘들다는 점을 들어,
이 연령대의 유방암 발생률이 늘고 있는 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는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푸트라자야병원에서는 유방암 고위험군에 속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매달 자가검진을 잊
지 말도록 교육하고 있다"며 "자가검진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면, 초기단계에서 치료할 수 있
는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자가검진…치료시기 앞당겨
 
말레이시아에서 유방암이 급증하는 이유를 밝히기 위해 각 인종 대상의 연구가 더 진행돼야
하며,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공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아즐리나 박사는 "모든 병원의 유방암환자에 대한 정보가 중앙암등록센터로 모아져 정보네트
워크를 실용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인종에 따라 서양과 아시아의 유방암 발생경향이 다르다는 주장과 함께 일부 전문가들
은 서양화된 생활습관이 최근 아시아지역 유방암 급증의 원인중 하나라는 의견을 내세우고 있
다.
 
싱가포르국립대병원 혈액종양학과 리 수 친 박사는 자국 및 서양여성의 일부 유방암 위험인자
가 동일하게 나타나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경제적 위치와 유방암 간에 상호연관이 있고, 생활
습관이 서양화 될수록 유병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는 조기월경, 늦은 폐경, 늦은 출산, 출산 및 수유 무경험 등 체내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는
어떠한 것도 유방암 위험과 관련이 된다는 점과 더불어, 일부 유전 및 생식 관련 위험인자가
아시아와 서양여성 사이에 동일하게 발견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싱가포르에서는 매년 대략 1000명의 환자가 유방암 판정을 받고 있다. 그는 "범국가적 유방
암검진프로그램이 합리적으로 수행되고 있어 싱가포르의 유방암 발생률이 아시아인중에서는
높으나 미국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아직은 서양보다 낮은 수치"라고 전했다. 하지만, 젊은 여
성그룹이 정부보조 검진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는 점을 향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치료·예방에 역학자료 큰 몫
고위험군 환자 분류해 자가검진 교육
英로얄마스덴병원 암연구소
[www.atmedica.com]=역학적 자료를 통해 유방암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고 영국 연구원들
이 주장했다.
 
英 로얄마스덴병원 암연구소의 수잔 클레터 박사팀은 최근 열린 유방암회의(Breast Cancer
Congress)에서 "역학자료가 유방암의 원인파악은 물론 검진프로그램 및 예방전략의 수립
및 평가에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에 의하면 역학자료는 조기진단, 생활습관 개선, 적극적 예방조치 등 3가지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클레터 박사는 "조기검진이 소규모 치료로도 더 좋은 치유결과를 가져온
다"며 "역학자료를 통한 고위험군 환자의 분류와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자가검진교육을 통해
조기검진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건강한 식이요법·적정한 알코올섭취·모유수유 등 생활습관 변화의 중요성도 유방암
고위험군 여성에게 적극 권고돼야 한다"며 적극적 예방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클레터 박사는 "효과적인 치료법이나 의료서비스 제공전략을 마련하는데도 역학자료가 유용
하게 쓰일 것"이라며 "각 질병의 고위험군 그룹만 명확히 가려낼 수 있다면, 치유율은 물론 비
용효과면에서도 큰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맞춤치료법 개발 한창
말레이시아 빠른 시일내 적용가능 전망
[www.atmedica.com]=분자생물학을 이용한 유방암 맞춤치료법 개발노력이 한창이다.

말레이시아유방암학회 학술위원회 위원장 겸 종양학·방사선과 고문 전문의 아마드 카말 모하
메드 박사는 최근 메디칼트리뷴(아시아판)과의 인터뷰에서 중합효소연쇄반응(PCR)이나
DNA미세배열(DNA Microarrays) 등 종양미세분석기술을 통해 유방암 맞춤치료법 개발의 기
초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각각의 종양이 자체의 분자지문을 갖고 있어 이들의 분자적 특성만 명확
히 파악할 수 있다면 개별환자를 위한 디자이너약물의 개발이 가능하다. 하지만, 환자의 예후
에 따른 맞춤치료법은 아직 현실화되기에 이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아마드 박사는 맞춤
암치료의 현실화를 위해 최근의 연구결과들을 종합분석하고 진일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와 관련, 임상종양학자 마틴 멜러 압둘라 박사는 분자유전학·단백질체학·유전체학 등의 출현
과 이 분야로부터 파생된 학술적 결과물들이 임상에 실용화 되면 빠른 시일에 암 맞춤치료가
가능해 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 등이 이미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고 외과적치료에 있어
서도 새로운 발전이 없었던 점을 지적, 암 치료의 중대한 전환을 바라는 전문가들이 분자생물
학 분야에 더욱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