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료기기업계, '제1회 소통포럼' 개최

우리나라는 의료기기 규제가 심해 각종 기업들의 진입장벽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의료기기가 아닌 공산품으로 분리되는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전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는 어떨까?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의료기기심사부는 26일 서울 중구 소재 LW컨벤션에서 ‘제1회 의료기기소통포럼’을 열고,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의료기기 규제환경 변화에 따른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다.

 


이날 평가원과 지멘스, 메드트로닉 등이 발표한 전세계 시장 현황을 보면, 신기술과 첨단장비의 나라인 미국이 2013년 기준 1189억달러, 점유율 38.6%로 전세계 의료기기 시장 1위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의료 분야에만 12만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의료비 지출도 세계 1위다. 시장 규모가 크다 보니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수입도 30%에 달한다. 2017년까지 연평균 5.6%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음으로 일본이 세계 2위 시장으로 324억달러, 점유율 10.5%의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보다 약 10배 큰 시장이며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성장을 해왔다. 2017년까지 연평균 0.3%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보다 성장궤도를 그리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는 단계다. 

시장 규모 3위는 독일이다. 연 231억달러(7.5%) 규모에 달하며, 우리나라보다 6.2배 큰 시장이다. 연평균 8.4%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큰 의료기기 수출입 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2012년 수출 비율이 60% 이상에 달한다. 2017년까지 6.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안전성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중국은 전세계 4위권이다. 아직 우리나라보다 3배 정도 큰 140달러(4.6%)를 차지하고 있지만, 약진이 기대되는 국가다. 최근 3년 간 성장률이 26.7%로 고공행진을 해왔다. 2017년에는 349.5억달러의 규모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음으로는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캐나다, 러시아, 브라질 등에 이어 우리나라의 위치는 세계 11위다. 49억달러, 1.6%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평가원 정희교 의료기기심사부장은 “유럽의 규제는 임상을 강화하고 미국은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다. 다소 까다로운 규제로 지적되던 일본은 규제를 완화하되 품질관리에 치중하고, 중국은 부족하던 안전성을 높이는 단계다”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규제가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규제 당국은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평가원 조양하 정형재활기기과장은 “심사부에서는 전문성을 강화하면서 제도의 틀을 만드는 단계다.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를 강화하고, 개발 단계에서부터 필요한 제도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대신 의료기기 제도에는 안전성이 매우 중요하다. 치료하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며, 어느 정도 안전성이 정착이 될 때까지 규제가 불가피하다“고 피력했다. 

실제 올해 7월 29일부터 품질책임자 의무고용, 2016년부터 고위험 의료기기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임상시험자료 제출 의무화 등이 통과되면서 업계의 반발을 산 바 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이진휴 이사는 "미국, 유럽의 시장 변화를 주목하는 이유는 비교를 위해서다. 우리나라도 규제가 변화되는 과정이고 오히려 더 잘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며 "우리나라 기술이나 시장은 선진국에 못미치는데 규제는 미국, 유럽 수준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세부적인 규제를 조율해 가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규제개혁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지만, 정부와의 입장차가 상당하다. 정부가 업계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현실성있는 규제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며 “앞으로 소통포럼을 통해 무조건적인 규제가 아닌, 합리적인 정책 마련을 위한 활발한 논의 창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의료기기 소통포럼은 정부와 산업계가 의료기기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었으며, 하반기 중 2회 포럼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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