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종양성형내분비외과학회 윤여규 회장

“우리나라의 갑상선암 치료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있습니다. 우수한 수술 실력을 바탕으로  미국, 일본같은 선진국과도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미국 출판사에서 직접 한국의 치료사례를 모아 쓴 교과서도 탄생했습니다.”

국제종양성형내분비외과학회(ISOPES) 윤여규 회장(서울의대 외과.국립중앙의료원장)은 최근 부산에서 열린 2차 학술대회에서 아시아는 물론 전세계를 선도하는 한국의 갑상선 치료 위상에 대해 소개했다. 

▲ 갑상선암 치료 세계 최고라고 자신하는 ISOPES 윤여규 회장

이전에는 위암, 간암 등 암을 치료하기 위해 미국, 일본으로 갔다.  미국이나 일본이 우리보다 훨씬 일찍 치료를 시작했지만, 현재는 우리나라 암 치료가 세계 최고이면서 연구도 가장 많이 한다. 이제는 그들과 동등하거나 오히려 우위에 있을 정도다.

이번 ISOPES 학술대회에서도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중국, 아랍, 독일, 미국 등 9개 국가에서 폭넓게 한국을 찾았다. 백화점처럼 모든 것을 배우는 학회가 아니라 갑상선 수술, 최소침습술을 배우기 위해 찾아온 이들이다. 

갑상선암 치료는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만큼, 내시경 수술, 로봇 수술 등 새로운 치료 방법이 모색되고 있다. 미국, 일본에서는 원로의사들이 치료방법을 보수적으로 접근해 새로운 치료 도입은 더디다. 반면 우리나라에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윤 회장은 “우리나라의 수술 기법이 여타 아시아와는 다르다. 흉터가 거의 없거나 보이지 않고 사이즈도 작게 수술한다”라며 “각종 장비가 발달하면서 기술이 발전하고 있고, 속도도 정확하고 빠르다. 수술 한 케이스에 20분 만에 끝나는 것을 보고 다른 나라 외과의사들이 놀라고 돌아간다”고 전했다.

특히 로봇수술은 미국의사들이 한국으로 수술경험을 배우러 올 정도다. 외과의사 재량에 따라 수술을 환자 중심으로 응용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4군데 구멍이 하나도 남지 않도록 한국 고유의 방식으로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양측 겨드랑이-유륜 접근수술법(Bilateral Axillo-Breast Approach, BABA)이라고 이름지은 이 수술법은 교과서에도 실렸다.

기존 현미경은 시야 확보가 2배 반 가량인데 비해 로봇은 15배까지 가능하면서 수술의 정교함도 높였다. 문제는 역시 높은 비용. 특허가 만료돼 독점 공급이 완화되고 소모품에 소요되는 비용 문제를 해결한다면 충분히 좋은 치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 회장은 로봇수술의 비판에 대해 "수술을 안 해봤으면서 쉽게 이야기한다. 복강경이 처음 나올 때 역시 논란이 분분했다"며 "해보고 난 다음에는 환자에게 주는 이점에 대해 무시하지 못한다. 목이 예민한 사람이 기존 절개가 아닌 로봇수술을 했을 때 조직유착 등의 불편을 해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갑상선암 치료를 놓고 과잉진단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갑상선암이 늘어난 이유로 그는 전국민 검진 확대와 영상 기술, 치료기술의 발달을 꼽았다. 외과에서는 그만큼 늘어난 갑상선암 치료로 인해 환자를 위한 연구를 더 많이 하고 의사들이 세계적인 대가가 되고 있다. 
 
윤 회장은 “사회적으로 갑상선암 과잉 치료가 이슈화되고 있는데, 과학적인 근거로 반박해야 한다. 문제되고 있다는 현상만 지적하고 구체적인 통계수치로 말하고 있지 않은데, 굳이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고 보고 있다”며 "미세한 암이라도 환자들이 받는 심리적인 고통이 따르며, 책임 소재를 놓고 의료소송의 위험도 크다"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의대에서는 가족력이 있으면 갑상선암이 10배 더 많이 생기는 단서에 착안, 유전자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한층 더 세계적인 갑상선 연구의 메카가 되기 위해서다.

그는 새로운 기술과 앞서가는 치료수준을 통해 외과의사가 가져야 하는 비전을 주문했다. 수술 실력은 기본이고 자기만의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것.

윤 회장은 “하루에 10케이스씩 수술하다 보면 매일 똑같은 일이 무한 반복된다. 30년간 매일 같은 수술을 할 수도 있다. 그만큼 수술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 외과의사가 돼야 하며, 그저 봉사정신만으로는 안된다”라며 “특히 본인의 수술실력을 함께 수술방에 모이는 마취과 의사, 전공의 등이 더 잘 아는 만큼 환자들에게 정직하면서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