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개정안 이후 5년만

▲ 국립암센터 박중원 박사(수석연구원)가 14일 대한간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5년 만에 나온 간암 치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있다.
간암의 치료와 진료를 담은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5년 만에 나왔다.

대한간암학회와 국립암센터는 14일 대한간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2014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국내 간암 관련 가이드라인은 2003년 처음 만들어졌는데, 2009년에 한 차례 개정된 이후 5년 만에 나온 것이다. 최근까지 발표된 517편의 논문을 검토하고 반영했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새로운 가이드라인은 12항목에 46개 사항으로 이뤄져 있으며(새로운 권고, 개정된 권고), 각 사항은 임상적 근거에 따라 3개의 근거수준(A, B, C)과 2개의 권고수준(강함, 약함)으로 분류돼 있다.

예방, 진단, 병기, 암성통증의 약물치료, 치료 후 반응평가 및 추적 항목이 새롭게 추가됐고, 절제술, 이식, 국소치료술, 색전술 및 기타 치료법, 체외 방사선 치료, 전신 항암요법, 선택적 항바이러스 치료 항목은 새로운 근거를 추가해 부분 개정됐다.

여러 가지 변화 중 핵심은 진단과 치료 영역으로, mUICC(2003년 일본 간암연구회에서 제안했던 제 5판 UICC 병기 수정한 것) 병기에 따른 베스트 옵션과 차선 옵션을 처음 제시했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

그 내용을 보면, 권고하고 있는 영상검사(역동적 조영증강 CT, 역동적 조영증강 MRI 또는 간세포특이조영제를 이용한 MRI)를 통해 2cm 이하인 단일 변병이고 VI(vascular 또는 bile duct invasion) 양성일 경우(mUICC 1단계) 베스트 옵션은 절제와 고주파 치료로 제시했으며, 색전술과 PEI(에탄올주입술), EBRT(체외 방사선치료)는 차선책으로 뒀다.

이는 변병이 2cm 초과인 경우(mUICC2 단계)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다만 RFA의 경우 3cm 미만인 경우만 하도록 했다.

병변이 2cm 이하이지만 VI 음성이지만 다중 병변인 경우(mUICC2 단계) 베스트 옵션을 DDLT(뇌사자 간이식 ), TACE, RFA로, 차선 옵션을 절제, LDLT(생체간이식), PEI로 제시했지만, 같은 기준에 VI가 양성이고 단일 병변인 경우(mUICC2 단계) TACE, EBRT, 소라페닙을 베스트 옵션으로, 절제술은 차선 옵션으로 둬 조금 차이가 있다.

2cm 초과인 병변이 있고 다중 병변인 VI 음성인 환자(mUICC3 단계)를 위한 베스트 옵션은 TACE, LT(간이식), RFA로 제시했고, 절제는 차선책이다.

또 단일병변이고 2cm 초과이며 VI양성인 경우(mUICC 3 단계), TACE, EBRT, 소라페닙이 베스트 옵션이며 절제술은 차선책이다. 다중 병변이 있지만 모두 2cm 이하인 경우(mUICC 3 단계) TACE와 소라페닙 치료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차선책은 제시하지 않았다.

사실상 수술이 불가능한 mUICC 4단계에 해당하는 환자들은 모두 소라페닙만 베스트 옵션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차선 옵션은 다중병변이 있는 경우 TACE만 제시한 반면 림프구 전이 또는 다른 분위 전이가 있는 환자는 EBRT와 TACE 모두 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개정된 항목 중 TACE 부분의 핵심은 약물미세방출구와 테크닉 부분이 들어간 점이다. 가이드라인은 TACE 시행시 간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가능한한 선택적으로 종양의 영양동맥에 시행돼야 한다고 명시함으로써 테크닉을 강조했다.

또 약물미세방출구 용어를 추가함으로서 약물미세방출구를 이용한 TACE는 고식적 TACE와 비교해 부작용은 적고 치료효과는 유사하다고 했다.

▲ 국립암센터 박중원 박사(수석연구원)가 간암 치료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발표한 국립암센터 박중원 박사(수석연구원)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번 가이드라인은 간세포암종이 의심되거나 처음 진단받은 환자를 위한 지침서"라면서 "잔존암, 재발암에 대해서도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최근까지 진행되고 있는 STORM 연구의 결과를 막판까지 기다렸으나 실패했기 때문에 추가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가이드라인은 가장 최근까지 나온 임상 연구와 문헌검색을 통해 나온 근거를 반영했고, 아울러 모든 내용을 망라하고 있어 간암을 진료하는 전문가, 전공의, 전임의들에게 실질적인 정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내용과 관련해서 그는 "진단 부분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간암에서 2cm 미만 병변크기에 따른 진단과 치료 논란은 아직도 진행 중이라서 신중하게 접근했다"면서 "그러나 1~2cm 의 병변은 영상장비만 우수하면 별 문제가 없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토를 많이 달았다. 외국도 1cm 이상은 허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1cm 이하는 아직도 논란이 많아 골치 아픈 영역이다"고 설명한 그는 "미국과 유럽은 허용을 하지 않고 있는 반면 아시안권에서는 허용하고 있다. 1cm 이하는 혈청 AFP가 정상범위 이상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영상검사에서 둘 이상의 암종 소견을 보이는 경우 확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2009년도 제시한 내용보다 신중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가이드라인은 영문판으로 번역돼 국제적 논문에 실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박사는 "간암 치료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가장 선도적이라고 할 수 있어 이번 가이드라인은 국내 적용에 한계를 두지 않고 아시아 지역까지 확대할 수 있다"면서 "영문으로 번역하고 올해 12월까지는 국제 논문에 실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덧붙여 "간암과 관련된 새로운 약제, 치료법이 나오고 유익하다고 판단되면 대한간학회와 국립암센터가 합심해 일부 또는 전제 재개정을 계획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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