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6월 25일부터 8월 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역사상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단행본으로 유명한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이를 뮤지컬로 풀어낸 브로드웨이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가 올 여름 한국 관객을 다시 찾는다. 이 작품은 브로드웨이에서 올려졌지만 정통 쇼 뮤지컬 화법보다는 되레 런던 웨스트엔드에 가까운 서사적인 구조와 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때문일까? 2012년 한국에 첫선을 보인 이후로 매해 한국 관객 특히 마니아층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찰스 디킨스 원작의 감동 그대로
"지금 이 순간 나는 내가 했던 그 어떤 일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나는 내가 아는 그 어떤 안식처보다 더 평온한 곳을 향해 갑니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이 문장은 작품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시드니가 죽음을 앞두고 단두대 위에서 읊조리는 마지막 대사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150년 전 쓰인 원작의 감동을 호소력 있게 관객에게 전달했다는 점이다.

삶의 이유도 애정도 없이 살던 변호사 시드니 칼튼은 아름다운 여인 루시를 만나고, 그녀의 작은 관심과 호의에 그는 처음으로 사랑을 알게 되지만 애석하게도 그 사랑을 이루지 못한다.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된 루시를 그리고 그녀의 행복을 보는 것만으로도 삶의 이유를 찾았던 시드니는 프랑스 혁명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죽음의 위협에 처한 루시의 남편을 살리기 위해 죽음을 선택한다.

구원에 가까운 이 메시지는 대문호의 소설에서 빛나지만 방대한 원작에서는 다소 어렵게 느껴진다. 하지만 뮤지컬에서 시드니의 사랑과 희생은 아름다운 선율과 대사들로 더 호소력 있게 전달된다. ‘Reflection’, ‘I can’t recall’ 등의 대표 넘버들은 아름다운 선율과 시처럼 아름답고 강렬한 가사를 통해 사랑이 사람을 바꾸고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원작의 거대한 메시지를 절절하게 전한다.

보기 드문 정통 뮤지컬
런던과 파리, 귀족과 평민의 삶은 브로드웨이에서 그대로 공수한 무대세트와 의상에서 그대로 재현된다. 프랑스 혁명 시민봉기를 다룬 장면이나 혁명 후 시민들의 재판 장면 등은 매씬마다 그림처럼 무대 위에 펼쳐진다. 전체 무대의 벽을 완전히 채운 별이나 단두대로 걸어가는 군상을 그림자처럼 처리한 장면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멎을 듯한 감동을 전해준다.
손꼽히는 난이도의 넘버들은 23인조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를 통해 감동을 배가한다. 극 시작의 서곡(오버추어)은 마치 음악회를 온 느낌이 들 정도로 멋지다. 기본에 충실한 작품이 드문 요즘 그래서 이 작품이 더 빛난다. 되레 이 작품에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현란한 특수효과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정통성 있는, 뮤지컬다운 뮤지컬이라는 평단과 관객의 호평이 쏟아진 이유는 이런 정통성과 깊이에 있다.

탄탄한 주·조연과 최고의 앙상블
최고의 메시지와 무대는 최고의 배우를 만나야 빛날 수 있다. 이 뮤지컬은 주조연배우는 물론 최고의 앙상블배우 캐스팅으로 유명하다. 남자배우 꿈의 배역 중 하나인 시드니 칼튼 역에는 최고의 뮤지컬 배우 서범석, 이건명, 한지상이, 프랑스 귀족이지만 귀족의 횡포에 환멸을 느껴 자신의 신분을 버리고 새로운 삶을 찾아 영국으로 건너가지만 결국 프랑스혁명의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운명을 거부하는 남자 찰스 다네이 역엔 부활의 전 보컬리스트 정동하와 뮤지컬계 최고 보컬 중 한 명인 박성환이 참여한다.

이 밖에도 최현주, 서영주, 홍경수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주조연으로 등장한다. 특히 최고의 앙상블 실력은 웅장한 합창과 군무에서 뮤지컬의 듣고 보는 재미를 더한다. 다소 어둡고 진지한 작품에도 지루함 없이 빠져드는 이유는 최고 배우들의 빛나는 연기와 노래 덕분이다.

재연부터 주인공 시드니 칼튼역으로 참여하고 있는 뮤지컬 배우 서범석은 “삶은 늘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존재하는 것이고, 우리는 늘 선택의 상황에 있다”면서 “가치 있는 선택이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할 만큼 감동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올 여름 정통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를 통해 대문호 찰스 디킨스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가족과 동료들과 함께 느껴보면 어떨까? 뮤지컬을 많이 접했던 관객은 물론 원작을 접하지 않았거나 정통소설이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관객에게도 추천한다. 중학생 이상 추천하고 일층 중앙블럭 5~15열 사이가 관람에 최적이다.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는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는 오는 6월 25일부터 국립극장에서 공연된다
(문의: 클립서비스 1577-3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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