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근 병협회장

"건강보험은 1965년 제정된 후, 1989년 전국민 의료보험이 되면서 많은 발전을 가져왔다. 이 과정에서 고치고 개선하고 수정하면서 시행착오도 겪었다. 그러나 이제는 개보수는 안된다. 국민건강 100년 대계를 위해 건강보험의 재건축이 필요하다." 


박상근 대한병원협회 회장은 29일 취임기자회견을 갖고 "병원계 경영난이 심화돼 도산에 직면해 있고, 의료공급체계도 붕괴직전에 있다"며, 건강보험 체계의 대대적 개혁을 주장했다.

박 회장은 "저수가·저부담·저급여 건강보험이 30년 넘게 지속되고 규제일변도 정책으로 병원계가 위기에 처해 있다"고 전제한 뒤 "이러한 경영난은 최근 세월호 참사와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사고까지 일련의 사태에서 나타난 환자안전문제와 의료 질 향상을 담보하기 위한 인력충원이나 시설투자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박 회장에 따르면 환자안전은 이제 시대적 명제가 됐지만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병원으로서는 재투자할 여력이 없고 결국 정책적·재정적 뒷받침이 절실하다는 것.

특히 국민이 생명을 맡길 수 있는 건보, 행복해 질 수 있는 건보가 돼야 하며, 치료주역을 맡고 있는 의료인들이 전문성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적절한 대우와 사회적 위치를 갖는 공급기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건강보험의 재건축을 위해 정부·국민과 대화하면서 미력하나마 목소리를 내어 대통합의 큰 그림이 그려질 수 있는 신호탄을 쏘아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자리에 함께 한 민응기 보험위원장은 "의과대학 교수가 돈 얘기를 하면 창피하고 부끄러울 수 있지만 의료기관 경영, 의료봉사, 직원들의 안정적 생활을 위해선 부득이하게 수가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운을 뗐다.

그는 현재 수가협상은 말이 협상이지 일방적으로 공급자 측에서 수용하라는 것으로 진행된다고 토로했다. 특히 건보공단은 병원계가 건보재정에서 파이가 크고 급여비 증가율이 높은 것을 이유로 수가인상폭을 낮추려 하지만 이는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해서라고 지적했다.

이어 병원이 늘어나고 직원이 많아서 파이가 커진 것일 뿐 급여비 증가는 보장성 강화에 따른 것으로 병원 수입으로 이어지지 못하는게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비급여를 100으로 보았을 때 보장성 강화정책에 따라 절반의 수가를 적용하면 공단에선 재정이 50 증가하게 되고 병원은 수입이 50 줄어든 것으로 정부가 줄어든 부분을 인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박 회장도 "병원계의 안정적 경영이 전제돼야 앞으로 시행될 정부 정책도 순조롭게 진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의협과의 관계개선도 천명했다. 박 회장은 "의협과 이미 한차례 만났다"면서 "의협은 현재 많이 아파하고 있는 상태로 병협은 아픔을 함께할 것이고 의협 아픔에 치유가 된다면 병협이 앞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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