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와 가족 내에서 겪는 삶의 질 저하 문제 심각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중증 스트레스를 겪고 있고, 특히 사회와 가족 내에서 겪는 삶의 질 저하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유방암학회(이사장 송병주)는 전국 30개 대학병원 및 유방암 전문병원의 유방암 생존 환자 542명을 대상으로 디스트레스(distress)와 삶의 질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디스트레스란 원인과 정도에 관계없이 암환자가 겪는 정신적 고통을 통칭하는 것으로, 분석 결과 전체 응답자 542명 중 275명(50.7%)이 중증 스트레스로 분류되는 4점 이상의 디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환자의 평균 점수는 4.04점이었고, 8점 이상의 심각한 디스트레스를 느낀다고 응답한 환자가 69명(12.7%),10점이라고 답한 환자가 17명(3.1%)으로 유방암 환자에서 스트레스 노출 상태가 전반적으로 높았다. 

연령별로는 30세 미만 환자의 디스트레스 지수가 6점으로 가장 높았는데, 유방암 발병 이후 외모 변화나 치료 후 불임 우려 등에 대한 고민이 원인인 것으로 지적됐다.  

삶의 질은 △신체적 상태 △사회·가족적 상태 △정서적 상태 △기능적 상태 △유방암 특이적 상태의 5개 항목으로 나눠 평가했는데, 그 중 주변인과의 관계를 의미하는 사회·가족적 상태의 점수가 5.88점에 그쳐 가장 낮았다. 이는 유방암 치료 후 신체적, 기능적 상태보다 사회적인 영역에서 삶의 질하락이 더 심각함을 시사한다. 직업이 있는 군(6.8점)에서 없는 군(6.2점)에 비해 삶의 질 점수가 높은 것으로 확인돼 사회활동이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신혁재 교수(명지병원 외과)는 "유방암은 5년 생존율이 91%로 높고, 여성성 상실 등으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가 크다"면서 "암의 치료와 재발 예방 외에 심리·사회적 문제 해소를 위한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단국의대 민준원 교수(단국대병원 외과)는 "사회적 상태에서 느끼는 삶의 질 저하가 심각한 만큼 유방암 환자의 사회 복귀를 위한 지원과 일반인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도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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