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대현 한양의대 류마티스내과 교수

최근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전략에서 맞춤치료에 대한 논의가 다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생물학적제제인 TNF-α 억제제의 등장을 계기로 가능성이 제시된 바 있지만, 새롭게 등장한 TNF-α 억제 외 기전의 제제들, 소위 'Beyond TNF-α 억제제'들의 등장으로 다시 부각되고 있는 것. 현재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에서 TNF-α 억제제가 주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모든 환자들이 TNF-α 억제제에 치료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고 치료효과가 떨어지는 환자들도 있는 가운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제시됐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Beyond TNF-α 억제제들은 임상시험을 통해 기존 TNF-α 억제제와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비열등성을 입증했지만, 실제 임상현장에서의 경험은 짧은 편이다. 또 기전이 다른 만큼 약물별로 장단점과 특징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본지는 한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유대현 교수에게 국내 류마티스관절염의 전반적인 치료 현황과 새로운 Beyond TNF-α 억제제의 임상적용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TNF-α 억제제 외 생물학적제제들이 대두된 배경이 궁금하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치료목표를 단기간에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생물학적제제인 TNF-α 억제제가 주목받았고, 현재 주요한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TNF-α 억제제로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들이 있다.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 중 TNF-α 억제제의 치료효과가 나타나는 이들은 70%, 메토트렉세이트를 복용한 병력이 있는 환자들에서는 60%로 나타나고 있다.

메토트렉세이트 단독요법이 30~40%의 환자에서 효과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TNF-α 억제제를 통해 추가적인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반면 여전히 새로운 치료전략이 필요한 환자들도 있다는 것이다. TNF-α 억제제에 치료반응이 없는 환자에 대해서는 다른 TNF-α 억제제로 교체하는 방법, 그리고 다른 기전을 가진 약물, Beyond TNF-α 억제제를 사용하는 전략이 제시되고 있다.

TNF-α 억제제로 3~4개월 치료를 받았음에도 CRP, ESR 수치 등 개선이 보이지 않는 경우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은 두 가지다. TNF-α 억제제로 치료가 되는 기전이 아니거나, 약물의 용량이 부족한 것이다. 용량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환자들은 증량을 통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비용에 대한 부담이 있고 임상현장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TNF-α 억제제의 양을 평가하지는 않기 때문에 다른 계열의 약물로 전환하라는 것이 요즘의 추세다. 6개월~1년까지 효과가 있었던 환자들은 TNF-α 억제제에 대한 항체 생성으로 인해 약물의 효과가 낮아지는 경우도 있어, TNF-α 억제제의 증량, 다른 TNF-α 억제제 또는 새로운 기전의 약물로 전환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환자에서 TNF-α 억제제를 투여했을 경우 치료반응은 50% 정도로 나타나고, 전반적으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는 3제요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Beyond TNF-α 억제제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Beyond TNF-α 억제제들은 기전이 각기 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임상적으로 제제들 간 어떤 특징을 보이는가?

국내에서 승인된 Beyond TNF-α 억제제는 세 가지로, 우선 인터루킨 6 수용체 길항제인 토실리주맙(제품명 악템라), T-Cell co-simulation(2차신호) 억제제인 아바타셉트(제품명 오렌시아), 선택적 B세포 유도체인  리툭시맙(제품명 맙테라)이 있다.

이 약물들은 전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환자군이 유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약물별로 각기 다른 특징을 보여 이를 고려하면 적용할 수 있는 환자군을 세부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

토실리주맙의 경우 메토트렉세이트 없이 단독요법으로 사용해도 효과가 나쁘지 않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 약제에 대한 항체 생성률이 5% 미만으로 내성 발생률이 낮다.

검사소견에서는 1~2회 투여로도 회복이 빠른 것으로 나타난다. 실제 임상에서 6개월째 평가했을 때 TNF-α 억제제보다 약효발현이 빠르지는 않지만, 부작용 측면에서 TNF-α 억제제가 부작용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메토트렉세이트를 사용하지 못하는 환자들에서는 안정적인 효과를 보여주기 때문에 타약물들보다 우선적으로 권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사소견에서 관절은 그대로 부어 있어 통증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반적인 감염률이 높다는 점도 조심해야 한다. 결핵감염률은 낮지만 바이러스성 감염률이 높은 편이다. 또 간기능부전에 대한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아바타셉트는 이전 약효발현이 느리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일부 헤드--헤드(head-to-head) 연구에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약물반응이 있는 환자에서는 굉장히 좋은 예후 개선을 보인다.

이 약물의 최고 장점은 안전성이다. 다른 생물학적제제 대비 감염발생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감염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단 생물학적제제기 때문에 안전성 문제가 완전히 없지는 않다는 점, 직접적으로 사이토카인에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T-Cell에 작용하는 기전이기 때문에 느린 약효발현에 대한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

리툭시맙의 장점은 자주 치료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효과가 있는 환자에서는 평균 30주 이상 효과가 나타나고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경우 2년까지도 유지된다. 이는 환자의 투여횟수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혜택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효과가 빨리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리툭시맙 투여 2주 후 평가에서 B세포는 90%의 환자에서 0%로 나타나지만, 임상적 효과는 3~4개월이 지나야 나타난다. 이에 4개월째 효과에 대한 평가를 통해 다음 사이클 시행여부를 결정한다.

국내에서는 효과가 없을 경우 추가 투여에 대한 승인이 없지만, 외국의 경우 첫 번째 사이클에서 효과가 없어도 두 번째 사이클에 투여하면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또 치료반응이 있는 환자에서는 투여횟수가 거듭될수록 치료효과가 점점 좋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 최근 5년 이내에 암이 있었던 환자에서도 혜택을 보인다는 점 역시 리툭시맙의 강점이다.

- Beyond TNF-α 억제제가 더해진 생물학적제제 치료전략을 통해 류마티스관절염 관리에서 기대할 수 있는 혜택은 무엇인지?

TNF-α 억제제, Beyond TNF-α 억제제 등 생물학적제제들이 기존 경구용 약물들보다 효과적이지만, 2년째에는 임상적으로 비슷한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 통념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생물학적제제 치료전략이 장기적으로 환자들의 임상적 예후 개선에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관련 연구는 2년째의 평가결과만 제시하고 있다. 이에 초반에 나타난 효과의 차이가 2년째에는 통계적으로 유의성은 없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X-ray 소견에서 생물학적제제는 상태가 유지되는 경향을 보이고, 경구용 약물의 경우는 질환이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나 생물학적제제의 혜택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환자가 개선되는 속도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생물학적제제는 회복 속도가 빠르고 경구용 약물은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직 세계적으로는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해 초기부터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배제하고 있다. 단 미국의 가이드라인은 '환자의 조건이 좋지 않을 경우'라는 단서를 달아 일부 허용할 수 있는 공간도 제시했다.

또 유럽 연구에서 적극적으로 조절하는 환자들의 경우 1~2년째 평가에서는 기존 치료전략과 비슷하게 나타나지만, 3년째부터는 혜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사회경제적 손실을 고려할 때 또 장기적인 관리 측면에서는 적극적으로 류마티스관절염을 관리할 수 있는 생물학적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X-ray 소견에서도 혜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비용적인 부분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 국내에서 Beyond TNF-α 억제제의 임상경험이 비교적 짧은 만큼 추가적인 근거가 필요한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Beyond TNF-α 억제제는 국내에서 1~2년 내에 승인된 약물로, 구체적인 국내 근거는 없다. 하지만 국내에서 승인될 때는 국내 기반 소규모 3상임상들이 근거가 됐다. 외국 자료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부분을 입증했고, 이를 통해 식약처에서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임상시험은 특정 환자군을 대상으로 설정한 것으로 실제 임상현장과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이에 국내에서 이들 약물의 효과 및 부작용에 대해 통계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대한류마티스학회에서는 생물학적제제를 새롭게 사용하는 환자들에 대한 등록사업인 KOBIO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전국 35개 이상 전문병원 및 대학병원에서 진행하고 있고, 지난 1년 동안 1000명 이상을 모집했고, 앞으로 점진적으로 4000~5000명 이상까지 모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실질적인 정보들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OBIO 연구를 비롯 국내 자료들이 모이게 되면 최근 발표한 대한류마티스학회 진료지침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 최근 류마티스관절염 생물학적제제에 대한 급여 기준이 개정됐다. 임상현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생물학적제제가 국내에 도입됐을 때 C-반응성 단백질(CRP), 적혈구침강속도(ESR) 등에 대한 기준을 엄격하게 제시했었다. 이에 관절상태가 좋지 않아도 CRP, ESR 수치가 기준에 맞지 않아 생물학적제제가 국내에는 맞지 않는 기준이었는데, 이번 개정을 통해 약물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못쓰는 경우는 많이 개선됐다. 즉 생물학적제제 처방이 용이해졌다고 말할 수 있다.

현재 생물학적제제의 사용률은 6~10%로 보고 있는데, 증가는 하겠지만 급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필요한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환경이 마련됐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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