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의 불안장애 주된 임상표현이 화병의 증상과 유사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통일부 하나원 정신건강의학과 전진용 교수는 16일 대한불안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북한 이탈주민의 불안 증상이 한국인에게만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으로 문화결함증후군(Culture Bound Syndrome)의 하나로 등재된 '화병'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전 교수에 따르면 이들에서 나타나는 증상에는 몸의 열기, 목과 가슴의 덩어리, 가슴 속의 치밀어 오름 등의 신체적 표현이 많고 우울장애, 불안장애, 신체화 장애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화병 역시 우울감, 식욕 저하, 불면 등의 우울 증상 외에도, 호흡 곤란이나 심계항진, 몸 전체의 통증 또는 명치에 뭔가 걸려 있는 느낌 등의 신체 증상이 동반되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한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끼기도 하며, 소화가 잘 안 되거나 명치에 뭔가 걸려 있는 듯 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우울감이 심해지면 자살에 대한 생각이 증가해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게 될 위험 역시 증가할 수 있다.

전 교수는 "북한이탈주민의 불안은 북한의 사회 및 문화와 밀접한 영향이 있으며, 한 민족 고유의 특성과도 연관이 있다"며 "치료에 앞서 사회문화정신의학과 민족정신의학의 관점에서의 통합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북한의 정신건강의학과는 조현병, 양극성 장애, 치매 중심으로 진료가 이뤄지고 있는데 수용 중심의 치료가 대부분이다. 또 불안 장애의 유병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음에도 질환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가 미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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