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기침진료지침위원회 김휘정 위원장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는 기침진료지침(안)의 머리말을 통해 “심한 기침은 환자들이 병원을 방문하는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로 임상적으로 다양한 원인질환의 1차적인 발현증상이며 호흡기 감염을 전파시키는 주요한 기전이다”고 이번 진료지침 발표의 배경에 대해 밝히고 있다. 폭넓은 범위에서 증상이 발생하지만, 임상 진료에 있어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기침진료지침위원회 위원장인 원광의대 김휘정 교수(원광의대산본병원 호흡기내과)로부터 이번 진료지침의 배경과 특징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임상현장 진료지침 절실
김 교수는 기침진료지침의 특징을 언급하기 전 진료지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기침은 호흡기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서 가장 높은 빈도로 나타나는 질환으로 원인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 기침이 환자들의 일상생활, 사회경제적 활동에 악영항을 주고 궁극적으로 삶의 질 악화, 의료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에도 무게를 뒀다.

이에 “기침이 감기부터 폐암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해 정확한 치료를 시행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한 진료지침이 필요했다”고 정리했다. 또 기침 관리전략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 컨센서스가 마련된 가운데 국내 지침이 없다는 점도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가 기침진료지침을 마련하게 된 배경이다.

국내외 연구 종합해 근거 충실
김 교수는 이번 진료지침의 첫 번째 강점으로 근거에 충실했다는 점을 꼽았다. 기침 및 각 원인질환들에 관련된 국내 연구의 수는 적었지만 “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고려의대 김재형 교수를 필두로 위원들이 미국흉부내과학회(ACCP), 유럽호흡기학회(ERS), 영국흉부학회(BTS) 등 가이드라인에 대한 컨센서스를 기반으로 그간 발표된 가능한 많은 국내외 연구들을 검토했다”며 근거기반 진료지침이라는 점을 자신했다.

이와 함께 세부적인 알고리듬을 구성해 임상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김 교수는 “급성기(3주 이내)·아급성기(3~8주)·만성(8주 이상) 기침에 대해 별도의 알고리듬을 제시했고, 알고리듬에서 권고하고 있는 평가의 순서는 질환의 발생 빈도 및 중요성을 고려해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기침의 정도를 시기로 구분하는 방법은 대부분의 가이드라인에서 적용하고 있는 기준으로, “치료 후 일반적으로 호전이 보이는 기간으로 나눴고, 이에 대해서는 많은 근거들이 축적돼 있다”고 부연했다.

진단, 병력청취부터 시작
진료지침에서는 시기별로 각각 알고리듬을 제시하고 있지만, 김 교수는 시기에 상관없이 환자들의 병력청취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흡연,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복용 여부, 위식도역류질환(GERD) 여부, 환경·직업적 노출 등의 원인은 병력 청취로도 감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흉부 X-ray 검사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폐섬유화증이 있었지만, 몇 달간 감기로 처방받은 환자도 있었다”며, 흉부 X-ray를 통해 폐섬유화증, 결핵 등을 감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각 시기별 주요하게 나타나는 원인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2주 이상 기침증상이 나타날 때는 결핵, 흡연, 환경·직업적 노출, ACEI 복용 여부를, 3주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감염후증후군, 비염, 천식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근거확보는 앞으로의 과제
이번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진행된 기침진료지침 공청회에서 대부분의 내용들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즉 임상에서 적용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김 교수는 국내 관련 자료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예로 GERD로 인한 기침 치료에 프로톤펌프억제제(PPI)가 효과적인 것으로 권고했지만, 기실 이에 대한 근거는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내 기침 역학자료도 마찬가지다. 김 교수는 “진료지침에서 급성 기침은 9~64%, 만성기침은 10% 이상의 유병률로 제시했지만, 국내 유병률 자료는 거의 없는 편”이라며 이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심평원 자료를 기반으로 유병률 조사를 준비하고 있는 와중으로, “기관지염, 계절성 증상, 기침이형천식 등을 고려하면 기침의 유병률은 폭넓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김 교수는 “곧 ACCP의 기침 가이드라인이 개정될 예정으로, 발표되면 내용을 검토해 국내 진료지침에도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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