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산업 2013년 448조→2017년 694조, 중국 가세

우리나라 병원들은 과도한 병상 확대와 한정된 보험재정에 묶이면서  성장세가 꺾이고, 대신 해외 시장에 대한 관심이 들끓고 있다. 너도나도 의료관광에 나서는가 하면 해외진출 계획도 적극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대규모 의료관광단지 설립를 예고하면서 중국에서 건너오던 성형외과, 검진센터 환자 등에 타격을 줄지 관건이다. 또한 외국병원과 기업 투자 우대, 의사면허 인정 완화 등 중국에 진출하는 기회로 고려해볼 수 있다. KOTRA 상하이무역관, 현지 정보 등을 통해 상세히 짚어본다.

 

의료관광산업 2013년 448조→2017년 694조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중동, 북아프리카지역 성장 견인  

 
의료관광산업 시장은 나날이 성장하면서 2017년에는 산업 규모가 6785억 달러(694조)에 이를 전망이다.

스탠포드국제연구소(SRI)에 따르면 2013년 전세계 의료관광산업 규모는 4386억 달러(448조)이며, 이는 관광산업 총규모의 14%를 차지한다. 향후 3년간 의료관광산업이 연평균 9.1%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세계 관광산업 평균 증가 속도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세계적으로 100여 개 국가에서 의료관광을 실시하고 있으며, 아시아권에서는 태국, 인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지가 의료관광지로 부상 중이다. SRI는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중동, 북아프리카지역이 성장의 절반 이상을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중국도 의료관광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리빈(李斌)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 주임은 "2020년에는 중국의 헬스케어산업 규모가 8조위안(1312조)에 달할 정도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중의학을 중심으로 중국에 의료관광을 찾는 고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기대했다.

현재 중국 내 여러 지역이 의료관광 계획을 세우고 의료관광단지를 설립하거나 운영 중에 있다. 대표적인 국제 의료산업단지로는 하이난 버아오러청의료관광 선행시범구, 베이징 국제의료서비스구, 상하이 국제의학센터, 선전 첸하이선강현대서비스종합합작구, 광저우 난사의료건강산업고신구 등이다.
 

상하이, 베이징, 선전 등 대대적인 투자
초진시간 최소 30분, 호텔+병원+집 콘셉트

푸동신구에 위치하는 상하이 국제의학센터는 병원과 호텔, 집을 결합한 것처럼 편안한 환경에 선진의료기술을 서비스한다는 콘셉트로 추진된다.

3년간의 공사 끝에 지난 3월 28일 시범 운영을 시작했으며, 오는 6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일반 전문의 40여명, 특진의사 60명으로 구성된다. 진찰을 받으려면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접수비가 300~1200위안(5만원~25만원)으로 고가이고, 초진과 재진시간은 15분 이상, 특히 초진시간은 최소 30분 이상을 설정했다.

베이징국제의료서비스구는 계획건설면적이 15㎢이고 2013년 초 1기 건설공사를 시작했으며, 앞으로 5년 내 건설을 마칠 계획이다. 베이징 국제종양센터, 타이허청국제병원 등 8개 국제 수준의 의료기관과 입주 MOU를 체결하고, 우리나라 분당서울대병원과도 협력 MOU를 체결했다.

퉁저우에 위치하며 1기 부지면적은 3.7㎢이다. 건축면적 중 240만㎡는 실버아파트, 헬스케어센터, 의약 및 의료기기 개발센터, 상업의료보험센터, 호텔 등으로 구성된다.

중국 국무원이 최초로 허가한 의료관광 시범단지인 하이난 버아오러청국제의료관광선행구는 올해 착공된다. 바아오러청국제의료선행구는 2012년 2월 28일 허가를 받은 이후 투자규모가 15억위안(2460억원)에 이르며 2016년 완공된다. 하이난성은 이 단지를 크게 다러청과 샤오러다오로 구분하고, 다러청에는 질병치료센터를, 샤오러다오에는 요양센터를 위주로 입주시킬 예정으로 알려졌다.

다러청에는 국제항암센터 등 3개 프로젝트가 계획 중이며, 국제항암센터는 올해 12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2017년부터 운영된다. 샤오러다오에 들어설 요양센터 투자규모는 3억위안으로(492억원) 2016년 완공된다. 주로 건강검진과 요양관리를 위주로 한다.


하이난, 투자우대·세수 혜택·외국 병원 설립 허용 등

특히 하이난 의료관광 단지가 가장 눈에 띈다. 투자 우대정책과 세수 혜택, 외국 병원설립 허용, 외국인 의사면허 인정 등을 내세웠다.

국무원은 하이난 버아오러청국제의료관광선행구에 한정돼 적용되는 의약, 토지, 융자, 대외개방 등 4대 분야 9개 우대정책을 지난해 4월 하이난성 관련 부처에 하달했다. 아직 구체적 내용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여기에 점진적으로 병원 설립에 대한 외자지분제한을 취소하고, 최종적으로 외국인 단독 병원설립을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관 기관, 기업은 연구개발과 병원투자 프로젝트 세수 우대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입주 유치활동이 본격화되면 우대조치도 보다 구체화할 방침인데, 현재 하이난성정부는 줄기세포 임상연구에 대해서 관심이 매우 높다. 

의사면허 인정 제한도 완화된다. 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외국의사의 취업기한을 1년으로 한정하고 1년이 지나면 연장하도록 하고 있다. 선행구는 외국 의사의 취업기한이 기존 1년에서 3년으로 늘어나게 된다. 선행구를 대상으로 의료기기와 의약품 수입 등록허가를 신속히 처리하고 일부 제품에는 수입관세를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인들, 현재는 의료관광에 의존하지만 앞으로는?

아직까지는 중국 내 의료서비스가 부족한 만큼 경제력을 갖춘 중국인들이 대거 해외 의료관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중국 의료관광단지에서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  

2013년 중국의 해외관광객은 9730만명으로 해외관광객이 가장 많은 국가다. 중국인 의료관광객의 90%는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는 고급 의료기관이 있어도 의료인력이 낙후돼 있으며 인구에 비해 의사수가 매우 적기 때문이다. 젊은층은 한국, 싱가포르, 인도 등지를 선호하며, 고가 상품 이용 고객들은 스위스, 미국, 북유럽 국가를 선호한다. 한국에서는 성형수술, 독일에서는 노화방지 서비스, 미국에 가서는 항암치료를 하는 것이 유행이다.

KOTRA 김명신 상하이무역관은 "일단 중국 의료관광단지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해외 선진설비와 의료기기, 의약품 수입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의료기기, 제약사들은 선행구 등 중국 내 의료관광단지 진행상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한 중국 의료계는 외국 전문의료인력을 도입해 의료서비스수준을 제고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며, 선행구가 설립되면 해외 의료인력의 중국 진출에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으로는 중국에서 오는 의료관광객의 숫자를 빼앗길 수도 있으며,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성형외과, 치과 등의 중국 진출도 신중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중국 진출 경험이 있는 한 의사는 "중국 진출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중화사상'이 그들 문화에 뿌리깊게 박힌 만큼 중국 현지에 대대적인 투자를 이어가면 한국 시장으로 건너오는 환자를 대거 유입할 것이다. 오히려 그들의 자본력으로 한국 의사들을 고용해 성형 등의 기술력도 금방 흡수할 수 있다. 우리에겐 시간이 얼마 없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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