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비전수립추진위원회서 전격 발표...침체 분위기 속 동력 기대

“건국대병원이 신축개원 이래로  어려운 의료환경을 헤치며 지금까지 왔습니다. 이제 또 다른 10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건국대병원이 내년 신축개원 10주년을 맞이해 새로운 비전을 수립, 오는 14일 전격 공개하기로 했다. 발표는 한설희 원장과 비전수립 추진위원장인 정신건강의학과 하지현 교수가 맡았다

건국대병원은 개원 이래 '2015년 TOP 5'를 줄곧 내세워왔다. 끊임없는 명의 영입에 이어 일평균 외래 환자 3000명 돌파, 흑자전환 성공, 상급종합병원 진입 등 좋은 소식만으로 승승장구해왔다.

하지만, 상급종합병원으로 선정된 이후 2012년 말부터 2013년에는 악몽과 같았다. Top5 진입에 한 단계씩 가까워지다 오히려 멀어보일 정도다. 아직 공식 결산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환자수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학계의 반발에도 편들어주던 ‘카바수술’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의 행정적 제지는 막지 못했다. 한시적 비급여 고시가 폐지된데 이어 지난해 7월 수술에 쓰이는 '카바링' 치료재료에 대한 비급여가 삭제됐다. 한국에서 카바수술을 못하게 되면서 송 교수는 오는 17일까지 근무하고 사직을 선언, 중국 제1인민병원에 생긴 '국제카바센터'로 옮긴다고 밝혔다.

또 병원은 어깨수술특화센터를 검토하면서도 개원을 선택한 어깨수술의 대가 정형외과 박진영 교수마저 떠나보내야 했다.  산부인과 명의로 영입했던 이효표 교수는 순천향대병원으로, 위암과 간암 명의로 스카웃한 이건욱 교수는 명지병원 암치유센터장으로 이미 자리를 옮긴 상태다. 

일부 명의가 생각보다 제 역할을 못하면서 생긴 고민, 명의와 주니어 스태프 사이 중간층의 키워낼 교수가 부족하다는 지적, 소화기내과 특화병원이라는 외부의 비판과 함께 병원은 그야말로 침체 분위기를 탔다. 새병원 이전 민중병원 시절 스태프들과의 갈등도 여전히 남아있고, 심지어 재단에서도 총장 비리 사건부터 이사장 배임, 횡령 수사 등으로 어수선한 상태다.

일부 교수들은 건국대병원이 하루 아침에 '유망주'에서 '퇴락'의 길을 걷고 있다며 자신도 병원을 떠나고 싶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또한 지금 당장 분위기를 쇄신하지 않으면 영원히 재도약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에 비전수립 추진위원회에서는  젊고 성장하는 건국대병원의 이미지를 새롭게 다지고, 대장암, 유방암 등 잘하는 분야에 더 특화하기로 했다.

병원의 한 교수는 “지금 특단의 대책을 내려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이대로 내버려두다간 우수한 교수들을 추가로 떠나보내게 될 수도 있다. 대신 건국대병원은 그간 성장을 거듭해왔던 것처럼 '할 수 있다'는 동력이 아직 남아있다. 불씨가 꺼지기 전 다시 지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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