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대한민국 의사들이 회원으로 있는 보건의료계의 핵심단체다. 그러나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겠다는 이 단체가 수렁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회장에 이어 정기대의원총회에서 2명의 상임이사까지 의협 역사상 처음으로 탄핵한 이후, 혼란스러움은 더 커져가고 있는 것이다.


의협이 수용한 의정합의 이행추진은 대표적인 예. 의협총회에서 새 비대위 구성을 인준하고 이 비대위에서 의정합의 사항 추가 논의를 이어간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집행부에서 불참하고 있다는 이유로 제자리만 맴돌고 있다.

세월호 사건으로 지난달 25일 열릴 예정이었던 2차 의정협상이 9일로 연기됐지만 8일 현재 의협 비대위는 어떠한 공식 입장도 전달하지 못했다. 회장 탄핵후 의협 대의원총회는 김경수 회장 직무대행을 선출했고 이 집행부가 현재로서는 의협을 대표하고 있지만 강력해진 대의원회로 인해 운신의 폭이 사실상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해도 복지부에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은 문제다.

여기에 의사들의 최대 관심사중 하나인 수가협상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협상단도 꾸리지 못했다. 하루하루 경영이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이들은 수가현실화를 갈망하지만 의협은 지금도 노환규 전 회장의 '가처분 신청' 결과에만 관심이 집중돼 있는 형국. 이러니 회원을 위해 의협이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을 런지, 그런 의협이 오늘은 없는 듯 하여 참으로 씁쓸하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