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는 수능이 아니다

SAT(Scholastic Aptitude Test)는 미국의 비영리 회사인 칼리지보드(College Board, 대학위원회)가 감독하고 ETS (Educational Testing Service)에서 개발, 편찬, 채점한다. 이 SAT는 논리력 시험(Reasoning Test)과 개별과목 시험(Subject Test)으로 구분되며 논리력 시험은 Critical Reading, Math, Writing의 세 가지 파트로 구성된다. Writing 시험이 정식으로 논리력 시험에 들어온 것은 불과 5년 전 일이다. 그 전에는 언어(verbal)와 수학(math) 영역 시험만 봤다. 과목별 만점은 800점으로 총점은 2400점이다.

논리력 시험 외에 개별과목 시험이 있다. 이것은 SAT Subject Test라고 한다. 이 시험은 영어(문학), 역사와 사회, 수학, 과학, 언어 등 개별과목으로 치러진다. 개별과목의 만점 역시 800점이며 최하점은 200점이다. SAT는 채점과정에서 오답을 내면 0.25점이 감점된다. 따라서 아는 것만 체크해야 하며 오답을 내면 안된다.

SAT는 1년에 총 7회 실시된다. 1, 3, 5, 6, 10, 11, 12월이다. 1월은 셋째 주 토요일에 치러지며 다른 달에는 첫 번째 토요일에 치러진다. 단 3월은 미국에서만 시행되고 개별과목 시험은 치러지지 않는다. 최근 한국에서는 SAT 문제 유출 이후 칼리지보드의 제제를 받아 시험 횟수가 줄었다. 한국에서는 5, 6, 10, 12월 네 번만 SAT 논리력 시험을 볼 수 있고 개별과목 시험은 5, 11월 두 번밖에 볼 수 없다. 향후 어떻게 바뀔지 모르나 한국학생들에게는 매우 불리하다.

이런 SAT에 대해 아직도 한국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잘못 이해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한국의 수학능력시험과는 그 성격이 다름에도 여전히 이 시험을 잘 봐야 미국대학에 합격하는 줄 알고 있다. 한국에서는 수능이 대학시험에 있어 절대적이지만 미국은 여러 차례 시험을 봐 좋은 점수를 내도록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럽다.

이번 회에서는 SAT에 대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오해하고 있는 내용을 정리해 본다.

1. SAT는 미국 교육부가 시행한다?
앞서 설명한 대로 SAT는 미국 비영리 대학교육협회인 칼리지보드와 ETS가 공동 주관하는 시험이다. 다른 표준화시험(standarized test)으로 ACT (American College Test)도 있다. 즉 이 시험은 미국 교육부가 시행하는 시험이 아니다.
한국의 수능은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출제를 하고 시험을 주관한다. SAT는 순수 민간기구가 만들고 시험을 주관하고 있다.

2. SAT는 미국 유일의 대학입학시험?
미국대학이 표준화 점수로 활용하는 시험은 SAT와 함께 ACT도 있다. ACT는 SAT보다 역사가 짧고 인지도가 덜하지만 2007년부터 미국의 모든 4년제 대학에서 인정하는 시험이 되었다. 2011년에는 SAT 응시자보다 ACT 응시자가 많았다. SAT는 ACT와 더불어 미국 대학입학시험 중의 하나다. SAT는 논리력을 테스트하는 반면, ACT는 교과과정에 얼마나 충실했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3. SAT에 합격해야 미국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
이 시대 학부모들은 대부분 대학학력고사 세대다. 그 당시 학력고사는 대학 입학에 절대적이었다. 그래서인지 SAT를 자신들이 대학 입학할 때 치렀던 학력고사로 오해를 한다. SAT에는 합격이라는 말이 없다. 2400점 만점에 각 응시자의 점수가 나올 뿐이다. 해당 대학에서 그 점수를 비교해 학생들을 선발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SAT는 학력을 측정하는 도구일 뿐이다. 물론 ACT도 마찬가지다.

4. SAT는 고등학교 3학년생(12학년생)이 본다?
SAT는 어느 때나 볼 수 있다. 고등학교 1학년(10학년)부터 보는 학생도 있다. 실력이 충분히 갖춰졌을 때 치르면 된다. 미국대학들은 여름 캠프에 학생들을 선발할 때도 SAT 점수를 활용한다. 심지어 영재를 선발할 때도 이 점수를 활용한다.


5. SAT는 1년에 한 차례 치른다?
앞서 설명했듯이 SAT는 1년에 7번 치른다. 1, 3, 5, 6, 10, 11, 12월에 시험이 있다. 한국에서는 최근 시험문제 유출로 횟수가 대폭 줄었다. 3월 시험은 미국에서만 치르고 SATⅠ만 본다.

6. SAT는 한 번만 볼 수 있다?
여러 번 봐도 상관없다. 최근 대학들은 좋은 점수를 골라서 내도록 하는 점수선택제(score choice) 정책을 쓰고 있다. 다만 여러 번 본다고 점수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SAT 점수는 매우 안정적이어서 여러 번 본다고 점수가 계속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SAT 점수는 PSAT 점수를 보면 예측이 가능하다. PSAT 점수에 10을 곱하고 여기에 100점을 더하면 SAT 예상점수가 나온다. 이 예측은 매우 정확하다. 따라서 10, 11학년 10월에 보는 PSAT점수를 보고 SAT 전략을 세울 수 있다.

7. SAT 성적만 좋으면 대학입학은 떼놓은 당상?
SAT는 대학에서 학생을 평가할 때 이용하는 기준의 하나일 뿐이다. 심지어 내신 성적을 더 중시하는 대학도 많다. 사립대학은 holistic admissions 정책을 쓴다. 총체적 평가를 한다는 말이다. 미국대학들은 학교에서 난이도가 높은 공부를 했는가에 대한 평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두 번째로 GPA, 그리고 SAT, ACT 성적을 본다. SAT는 앞서 여러 차례 설명했지만 미국대학 진학에 필요한 요소지만 충분한 요소는 아니다. 명문 사립대학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SAT 점수는 거의 비슷하다. 따라서 SAT 점수만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다. 따라서 다른 요소, 즉 에세이나 추천서, 비교과 활동 등으로 평가한다. 다만 주립대학들은 SAT 비중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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