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여, 심혈관질환 불감증에서 깨어라

고 광 곤 가천의대 교수(본지 편집자문위원)
한 승 환 가천의대 교수

 2004년도 미국심장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ACC) 연례학술대회는 미
국 남동부에 위치한 재즈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는 뉴올리언즈에서 개최되었다. 학회장에 들어
서자마자 빨간 드레스를 입혀놓은 여성 인형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금번 ACC 학회
의 최대 관심은 `Go Red For Women` 즉, 여성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질환의 위험

대한 인식이 낮아 여성들에게 심질환에 대한 위험을 일깨워 위험요인을 감소시키고 적절한 진
단과 치료를 통하여 여성 심질환의 유병률과 사망률을 감소시키기 위한 캠페인이다. 이 캠페
인에서 여성들에게 일깨워 주고자 하는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미국 여성에서 사망의 제1원인은 인종에 관계없이 심장 질환이다. 미국 여성의 3분의 1은
심장질환으로 사망하며 중년 이후부터 허혈성 심질환의 위험이 상승된다. 하지만 미국 여성
의 단지 9%만이 심장질환이 가장 위협적인 질환임을 인식하고 있다. 만일 여성들이 심장질환
의 위험을 인식하고 건강한 생활 양식을 실천한다면 약 82% 가량 심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내용이다.
 회장 강연에서 최근 수 십년 간 남성에서는 심장 질환과 그 위험요인에 대한 인식의 증가와
적절한 예방, 치료로 허혈성 심질환에 의한 사망은 감소되는 추세를 보인 반면 여성에서는 오
히려 증가되고 있다. 그 이유로 여성들이 실제로는 허혈성 심질환의 위험에 상당히 노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허혈성 심질환은 단지 남성들의 질환으로 간주하며 또한 그 위험성을 제대
로 인식하거나 위험성을 감소시키려는 노력의 부족과 여성에게 맞는 적절한 치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에 대한 심질환의 위험 인식, 예방, 적절한 치료가 절실히 필요함을 강
조하였다. 이 강연에는 미국 영부인인 로라 부시가 예고 없이 참석하여 심장질환의 많은 위험
요인 중에서 여성에게 가장 위험한 요인은 무지(ignorance)임을 재차 강조하고 이 캠페인에
예산을 증액하여 실시할 것임을 강조하였다. 비록 미국에서의 캠페인이지만 우리나라도 비슷
한 실정임을 고려할 때 심장학회의 전폭적인 지원과 영부인까지 참여하는 국민 건강에 대한
대대적인 교육과 홍보가 이루어지는 선진국의 시스템을 우리도 하루 빨리 받아 들여야 겠다
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금번 학회에서 가장 관심을 끈 연구는 PROVE IT(Pravastatin or Atorvastatin
Evaluation and Infection Therapy)이었다. 급성 관동맥 증후군 환자에서 statin 치료시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음은 이미 증명되었다. 이 연구는 급성 관동맥 증후군이 발생되고 10
일 이내에 입원한 환자 4162명을 2군으로 나누어 현재 제시되고 있는 guideline(LDL 콜레
스테롤 100㎎/dl 이하)에 따른 pravastatin 40㎎을 투여한 군(표준치료: 2063명)과 훨씬
더 고용량인 atorvastatin 80㎎(집중치료: 2099명)을 투여한 군의 예후를 비교하여 고강도
의 statin 치료를 했을 경우 과연 표준용량의 statin 치료 경우보다 예후가 향상될까를 보고
자 한 연구이다. Pravastatin 40㎎을 투여한 군은 투여 30일에 LDL 콜레스테롤을 95㎎/dl
(약 21%감소) 시켰으나 atorvastatin 80㎎을 투여한 군은 투여 30일째에 LDL 콜레스테롤
을 62㎎/dl(49%)까지 감소시켰다.
 흥미로운 것은 2년 경과 이후에 atorvastatin 80㎎ 투여군(집중치료)은 모든 원인의 사
건 및 주요 심장 사건의 발생이 pravastatin 40㎎을 투여한 군(표준치료)에 비해 유의하게
16% 정도 더 감소시키는 결과를 보였다(p=0.005). 연구자는 고강도의 statin 치료를 통한
강력한 LDL 콜레스테롤 저하와 더불어 statin의 non-lipid 효과(pleiotropic effect)가 중요
한 기전으로 작용했을 것이라 보고하였으며, 향후 급성 관동맥 증후군 환자에서 현재 제시되
고 있는 치료 목표인 LDL 콜레스테롤 100㎎/dl 이하 보다 더 낮은 치료 목표를 설정해야 할
것임을 제시하는 중요한 연구였다.
 최근에 자기 재생 능력이 있는 stem cell 치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번 학회에
서 stem cell 치료의 전망에 대하여 하버드 대학의 Victor J. Dzau 박사는 급성 관동맥 증후
군의 예방과 치료에 현재 진행중인 연구를 통하여 허혈성 심질환의 고위험군 환자에게 선제적
인 유전자치료를 통하여 장기간 미래의 심근허혈성 손상을 방지하고, 세포 및 분자 치료를 통
하여 심근경색 이후에 심근의 재구도(remodeling)와 이에 따른 심부전진행을 방지할 수 있
을 것임을 예견했으며 이와 관련된 많은 기초 연구가 발표됐다.
 중재시술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은 연구는 최근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서 direct PTCA를 시
행할 때 풍선 확장 혹은 스텐트 시술 시 발생할 수 있는 색전을 차단하는 원위부 색전 방지 장
치를 이용하는 것이 유용한가에 대한 대규모 연구가 발표되었다. 원위부 색전 방지 장치는 경
동맥 중재술과 정맥 이식편 협착 중재술시에 그 유용성이 이미 검증되어 급성 심근경색의 중
재시술 경우에도 원위부 색전 방지를 할 경우 심근경색 면적을 줄이고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
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EMERALD(Enhanced Myocardial Efficacy and Removal
by Aspiration of Liberated Debris) 연구결과는 중재 시술 30분 이후 ST 분절하강과 경
색 이후 5일째에 시행된 스캔 소견에서 심근경색 면적을 줄이는데 원위부 색전 방지장치를 이
용한 군과 이용하지 않은 군이 차이가 없음을 보고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원위부 색전 방지 장치이용에 대한 또 다른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하며 그 유용성에 대한 향후
검토가 필요하다고 발표하였다. 약물 용출성 스텐트 연구인 DIRECT 연구에서 현재 약물 용출
성 스텐트 시술 전에 권장되고 있는 풍선확장 없이 협착 병변에 바로 스텐트를 시행했을 때에
풍선 확장 이후에 스텐트를 시행하는 것과 결과에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아 필요시에는 풍
선확장 없이 바로 스텐트를 시술하는 것이 용이하다는 보고를 하였다.
그 외에 승모판 역류증에 경피적인 중재술을 통하여 clip을 이용하여 승모판막 repair를 성공
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와 대동맥판막 협착증에서 경피적으로 인공 대동맥 판막
을 장착한 연구 보고가 있어 향후 중재시술의 영역이 점차 확대 될 것임을 보여주었다.
 국내에서는 총 31편의 연제를 발표하여 순위에 있어서 그리스와 함께 9위에 해당하여 몇년
사이에 놀라운 발전을 하였다.
 그러나, 심포지엄, 특강 및 좌장 등에 있어서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적은 수의 연제를 발표
한 나라에 비해 초청된 강사가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향후 학문적인 연구노력 이외에 학회 차
원의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 및 홍보 등이 동시에 수반되어 향후 많은 국내 연자가 세계적인 학
회에 초청되어 자신의 연구결과를 발표하여 국위를 선양하기를 기대한다.
 가천의대 길병원 심장내과 연구팀은 저용량 에스트로겐 요법에 관한 연구가 featured
research poster로 선정되고 학회 일정 중 마지막 날에 진행된 하이라이트 심포지엄에서 주
목할 만한 연구로 선정되어 상세히 소개되었다. 이 연구는 폐경기 여성 환자에서 기존에 사용
되던 에스트로겐의 용량을 절반으로 줄여서 프로제스테론과 병합 요법시에 혈중 에스트라다
이올의 농도는 기존 용량 투여 시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여성호르몬 대체 요법으로 만족스
러우면서도 기존의 호르몬 대체 요법의 문제점 중의 하나로 지적되어온 C-반응 단백의 증가
를 유발시키지 않는 결과를 보였다. 또한, 혈전 생성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문제점이었는데 저
용량 요법인 경우 혈전 생성을 촉진시키지 않으면서 한편으로는 생성된 혈전을 용해시키는 혈
전용해 증진 효과는 그대로 유지시킴을 보고하였다. 본 연구팀의 연구 이외에 연세의대 심장
내과 팀의 급성심근경색 환자에서 direct PTCA 시행 이후 생존심근(viable myocardium)
을 예측하는데 MRI와 심근조영 심초음파의 유용성을 비교한 연구가 하이라이트 심포지엄에
서 소개되었다. 이외에 가천의대 길병원 연구팀은 콜레스테롤 저하제인 심바스타틴과 ACE 억
제제인 라미프릴 병합 요법시에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을 심바스타틴 단독 요법시에 비해 유의
하게 향상시킨다는 연구결과<그림 1> 등 총 3편의 연제를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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