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약물 동시평가 임상 진행

최근 항암제 임상시험에 변화의 새 바람이 일고 있다. 이는 과학자와 제약기업이 협력을 통해 시장 진입까지 시간과 비용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취지다.

기존 임상시험이 단일 약물 평가에 집중했다면 도입된 연구는 여러 약물을 동시에 평가한다. 6일 발표된 혁신적 폐암 치료 연구에 따르면 영국 자선암연구소(CRUK)는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의 14개 약물에 대한 임상시험을 실시한다.

비소세포폐암 대상의 이번 연구는 체내 면역체계를 가속화시키는 2개 화합물을 포함, 아스트라제네카의 12개 실험약물이 사용된다. 더불어 화이자는 특정 희귀 폐암에 승인을 받은 크리조티닙(상품명 잘코리)과 유방암에 효과를 보인 실험약물 팔보시클립(palbociclib)을 제공한다.

각 약물은 초기 15~20명 환자에 투여돼 신속한 과정을 거쳐 대규모 시험으로 나아가며 이점이 없는 약물은 빠르게 제외된다.

주목할 점은 대개 특정 약물을 연구의 중심에 세우는 것과 차별화 됐다는 것이다. 제시된 연구는 유전자변이를 타깃으로 진행성 폐암에 작용하는 여러 약물 가운데 보다 적합한 약물을 신속하게 찾아내는 데 목표를 둔다.

일부 암에서 단일 유전자 돌연변이는 환자의 1~2% 미만에서 보고되는 등 지극히 드물어 한 번에 1개 약물만 평가하는 것은 효율적인 면에서 도전과도 같기 때문이다.

이에 새로운 경향은 다양한 유전자 결함을 가진 환자의 암 표본 프로토콜을 제시해 연구자들이 적합한 약물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서 언급된 2개 제약사와 4200만 달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CRUK 총 잭임자 Harpal Kumar는 "새로운 접근법은 임상시험과 관련된 고정관념의 판을 새로 짤 것"이라며 "환자에 적용되는 약물 선택에 있어 시험 설계의 주안점이 이동되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전역의 병원에서 7, 8월경 시작될 The National Lung Matrix 연구는 항암치료제 연구방식을 재편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다. 이 같은 노력은 환자 유전자 프로파일에 따라 조율해 가는 맞춤형 유전체 의학시대와 보조를 맞추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불어 전통적으로 약물시험의 표준지침이 치료약물 투여군과 위약 대조군을 비교해 왔지만 여기서 무작위 환자 선정 개념은 사라지고 있다. 이는 특정 치료가 유전자적으로 일부 환자에서만 효과를 나타낸다면 치료가 어려운 암환자의 무작위 선정 방법에 의문이 증폭되는 상황에 기인한다.

이러한 상황에 신속하고 규모가 작은 임상시험은 통상적인 약물 승인과정을 단축시킬 수 있다. 비용 절감은 물론이다.

이번 다중약물 임상에 참여한 아스트라제네카 혁신의약부 책임자인 Menelas Pangalos는 "아직 비용에 대해 언급하기는 이르지만 약물개발에 비용-효과적인 면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화이자 종양사업부 상무인 Mace Rothenberg는 "이번 연구가 효율적이라는 데 이의는 없지만 특정 환자군에 집중한 틈새시장 공략에 적절하다"고 밝혔다.

Kumar는 "새로운 약물이 연구 진행 중에 추가될 수 있으며 다른 제약기업도 적절한 시일 내 프로그램에 동참하기를 희망한다"면서 "이번 폐암 연구가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한다면 다른 유형의 종양에도 시도가 계속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제휴를 맺은 미국 암연구소는 지난 11월부터 5개 폐암 치료 실험약물을 평가하기 위해 이와 유사한 다약제-다중 임상시험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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